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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울산과 포항의 전사들을 만나다자본, 위기마다 노동자 희생…“청년 학생 미래 위해 노학연대로 구조조정 분쇄하겠다”
박재영, 사진=변백선, 편집=신동준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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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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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순회 투쟁단’은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울산의 새벽을 가로지르며 울주군에 도착했다. 순회투쟁단과 울산지부, 삼성SDI 울산지회 간부들은 이른 아침 출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삼성 자본의 조폭식 노무관리에 금속노조로 단결해 맞서자고 호소했다.

삼성SDI는 금속노조와 한국노총이 있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하지만 삼성의 악랄한 노무관리 때문에 노동자들은 어느 노조에도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전 울산 삼성SDI 공장 남문 앞에서 출근하는 노동자들 대상으로 금속노조와 함께 노조 할 권리를 쟁취하자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울산=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전 울산 삼성SDI 공장 남문 앞에서 출근하는 노동자들 대상으로 금속노조와 함께 노조 할 권리를 쟁취하자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울산=변백선

노조 유인물을 읽다가 적발되면 낮은 인사고과점수를 받아 연봉이 1,000만 원까지 깎일 수 있다.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논의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고 강제전환배치를 일방 시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내일은 어디로 쫓겨날지 모른 채 그날의 노동을 해내고 있다.

노조 삼성SDI지회는 삼성 자본에 노동조합 인정과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 일방 전환배치,  하위고과제 폐지와 자동승격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용호 지회장은 출근하는 동료 노동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노동자 스스로 미래를 만들려면 금속노조로 오세요”라며 노조 가입을 권유했다.

민주노조 33년, 여덟 번째 구조조정 맞서는 고강알루미늄 노동자들

노조 울산지부 고강알루미늄지회는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불길 속에서 태어나 33년의 민주노조 역사를 자랑한다. 민주노조 이전까지 치면 노조 설립 38년째다. 회사는 일곱 번의 구조조정을 벌였다. 구조조정의 난리 굿판이 벌어질 때마다 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중심으로 뭉쳤다. 그렇게 노동자들은 일곱 번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었다.

알루코그룹 박도봉 회장은 2017년 자회사인 고강알루미늄이 경영 위기라며 임금 삭감과 후생 복지 폐지, 외주화 등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지회는 210일 동안 총파업을 벌인 끝에 단협 해지 통보 철회와 고용보장을 합의하고 현장에 복귀했다.

사측은 뒤통수를 쳤다. 물량이 없다며 노사합의 석 달만에 희망퇴직 공고를 냈다. 사측은 급기야 지난 5월 1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은 7월 8일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사측이 법원에 내려는 회사 회생안에 78명의 노동자 가운데 47명을 정리해고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박도봉은 베트남 공장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전 울산 고강알루미늄지회 공장을 찾아 구조조정 저지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울산=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전 울산 고강알루미늄지회 공장을 찾아 구조조정 저지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울산=변백선

순회투쟁단과 지회는 고강알루미늄 울산공장 안에서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병준 고강알루미늄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사측은 지회에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공문을 보내고 있다. 정리해고를 위한 명분 쌓기다. 우리는 이미 임금과 복지 등 많은 것을 양보했지만, 자본은 계속더 내놓으라고 한다”라고 분노했다.

서병준 지회장은 “정리해고를 당해 길거리로 쫓겨나 죽으나 싸우다 죽으나 마찬가지다. 고강알루미늄지회 투쟁의 역사는 단결과 투쟁만이 대안임을 말해준다”라며 생존권을 지키겠다고 결의했다.

청년가치팩토리의 정일지 청년 학생은 연대사에서 “희망퇴직은 누구에게 주어지는 희망인가”라고 사측을 향해 물었다. 정일지 동지는 “희망퇴직은 삶의 희망을 위협하는 고문이다”라며 구조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알루미늄 섀시 등이 잘나가던 시절 고강알루미늄에서 1,000여 명의 노동자가 일했다. 지금은 평균 연령 56세의 노동자 78명이 남았다. 평생을 일한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의 심정을 어떻게 가늠해 야 할지 막막하다.

“비정규직도, 정규직도 해고는 절대 안 된다”

서연씨앤에프 사측은 금속노조 순회투쟁단이 공장 안으로 들어온다고 하니 엘리베이터를 봉쇄하고 식당에 칸막이를 설치하며 부산떨었다. 코로나 19는 걱정 없다던 회사가 갑자기 코로나 핑계를 대며 순회투쟁단 진입을 반대했다. 지회는 사측과 한판 붙었고, 순회투쟁단은 아무 제지 없이 공장 안에서 중식 선전전을 힘차게 전개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사흘째인 7월 16일 오전 울산 서연씨앤에프지회 현장에서 중식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사 경영이 어렵다면서 비정규직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울산=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사흘째인 7월 16일 오전 울산 서연씨앤에프지회 현장에서 중식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사 경영이 어렵다면서 비정규직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울산=변백선

서연씨앤에프지회 사측은 코로나로 물량이 줄었다며 아산공장 부서통폐합과 인소싱을 일방 발표했다. 서연씨앤에프지회는 수 년 동안 회사를 위해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에 반대하며 투쟁하고 있다.

윤성만 지회장은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해고는 무조건 안 된다며 강력히 투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윤성만 지회장은 “서연씨앤프지회가 울주군 노동자들을 지키는 투쟁에도 선봉에 서겠다”라고 결의를 높였다.

법 위에서 군림하는 현대자동차그룹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대의 자동차 생산업체는 현대자동차그룹이다. 대기업인 현대자동차를 3천 65명의 기간제와 9천 968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가장 밑바닥에서 받치고 있다.

대법원은 이미 10년 전 불법 파견을 인정하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판결했다. 현대차그룹은 법위에 있는 존재인 듯 생산업무뿐 아니라 식당과 보안업무까지 비정규직을 확대했다.

법 위에서 군림하던 현대차가 법 뒤에 숨었다.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4월 22일 현대자동차에 ‘2020년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 보장 기본 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청했다. 현대차는 ‘당사는 관계 법령에 의해 단체교섭 당사자가 될 수 없다’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전날 내리던 비 대신 햇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순회투쟁단과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는 울산공장 앞에서 ‘현대차 원청 직접 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현대차가 진짜 사장이다. 원청 직접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투쟁단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10년 동안 불법파견 판결을 무시하고 있는 현대차 자본을 규탄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울산=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현대차가 진짜 사장이다. 원청 직접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투쟁단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10년 동안 불법파견 판결을 무시하고 있는 현대차 자본을 규탄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울산=변백선

김용화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현대차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분배해야 할 이윤을 가로채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용화 수석은 “법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사용자와 노동자가 단체교섭을 통해 단체협약을 맺을 수 있도록 정해 놨다”라며 “실제 사용자인 현대차는 보안지회 등을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즉시 교섭하라”라고 촉구했다.

박진현 현대자동차 보안지회장은 투쟁사에서 현대차에 이용당한 세월이 분하고 억울하다고 했다. 박진현 지회장은 “현대차는 노동자 사찰 등 온갖 불법을 지시했다. 지금은 보안업무 노동자를 원가 절감 대상으로 본다”라고 분노하며, 보안지회를 인정하고 교섭에 나오라고 촉구했다.

김현제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장(울산)은 “현대차는 사내하도급 인력 특별 채용을 통해 자신들이 지난 20년 동안 저지른 불법 파견 범죄를 부정하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김현제 지회장은 “현대차, 기아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18만 금속노조의 투쟁으로 정규직화를 쟁취하자”라고 호소했다.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민주노조 사수”

순회투쟁단은 곧바로 ‘제철보국 포스코’가 있는 포항으로 향했다. 포스코 정문 앞에서 이미 노조 포항지부와 포스코 원하청 조합원들이 출퇴근 선전전을 벌이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with 포스코는 대체 누구와 함께하느냐”라고 묻고 있었다.

포스코 노동자들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노조를 설립했지만, 노태우 정권의 민주노조 말살 정책과 회사의 탄압으로 6개월 만에 해산당했다. 그 뒤 30년이 지난 2018년 9월 포스코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설립을 선포하며, 1968년 창립 이후 무노조 50년의 철옹성 포스코에 파열구를 냈다.

포스코 자본은 민주노조 와해에 혈안이 됐다. 포스코는 노조 간부들을 해고하고 징계했다. 조합원들은 비조합원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탈퇴 협박을 받았다. 광양과 포항제철소의 하청업체들을 대상으로 노사상생협의회를 만들어 임금 결정을 통보해 노조 임금교섭 무력화를 시도했다.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후 포항시 포스코 본사앞에서 저녁 출퇴근 선전전과 ‘노조할 권리 쟁취, 차별철폐 문화제’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는 포스코가 지금 바뀌지 않으면 좀 더 수위 높은 투쟁을 전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변백선
   
▲ 금속노조 '함께 살자 2020 투쟁 승리 전국 순회 투쟁단'이 순회투쟁 사흘째인 7월 16일 오후 포항시 포스코 본사앞에서 저녁 출퇴근 선전전과 ‘노조할 권리 쟁취, 차별철폐 문화제’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는 포스코가 지금 바뀌지 않으면 좀 더 수위 높은 투쟁을 전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변백선

순회투쟁단은 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 포스코사내하청지회와 함께 ‘노조할 권리 쟁취, 차별 철폐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투쟁문화제에서 포스코 원청 노동자와 하청노동자는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했다. 원청 노동자는 하청노동자에게 했을지도 모를 갑질과 차별을 미안해했고, 하청 노동자는 원·하청 공동투쟁을 이야기했다.

전국학생행진의 정우빈 청년 학생은 문화제에서 “재벌들은 청년 학생의 미래를 빼앗아 자신의 배를 불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정우빈 동지는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나쁜 일자리만 늘어가는 현실에서 청년들은 서로 물어뜯고 비방해야 하는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꾸지 못하면 청년 학생의 미래는 없다. 우리는 노동자와 끝까지 연대투쟁 하겠다”라고 결의했다.

투쟁문화제 끝 무렵 박재우 노조 부양지부 대우버스지회장이 포스코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호소했다. 박재우 지회장은 “한때 국내 점유율 40%를 차지하던 대우버스가 백성학 영안 자본 인수 이후 나락으로 떨어졌다. 백성학은 투자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울산공장을 폐쇄하려 한다. 벌써 160명이 해고됐다”라며 “대우버스 노동자들은 경영상 무능을 이유로 백성학 회장을 해고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투쟁문화제는 순회투쟁단과 금속노조 몸짓 문선대의 공연 등으로 분위기를 올리고, 참가자 모두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마무리했다. 투쟁문화제를 마친 순회투쟁단은 구미지역의 투쟁 전선을 만들기 위해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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