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6월 4일 경남도청 안 진입로에서 ‘구조조정 분쇄, 노동자 생존권 사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결의대회’를 열었다. 경남도청 안에서 여는 첫 집회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50여 개 사업장 가운데 20여 개 사업장이 물량감소 등의 이유로 부분 휴업 등을 진행 중이며, 세 곳의 사업장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특히 지난 2월과 5월 일방 희망퇴직을 시행한 뒤 추가로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부당휴업을 강행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6월 4일 경남도청 안 진입로에서 ‘구조조정 분쇄, 노동자 생존권 사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경남도청 안에서 여는 첫 집회다. 경남=정영현

이성배 금속노조 경남지부 두산중공업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사측은 두 차례 희망퇴직으로 900여 명을 길거리로 쫓아냈고, 휴업을 강제하고 있다”라며 “사측은 공장을 지킨 노동자를 저성과자와 유휴인력이라 낙인찍었다. 경영을 망친 박정원, 박지원 일가야말로 저성과자이자 유휴인력”이라고 규탄했다.

STX조선 사측은 노동조합과 5월 31일 자로 2년 무급휴직을 종료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무급휴직 연장을 일방통보했다. STX조선지회는 6월 1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장섭 STX조선지회장은 투쟁사를 통해 “사측은 2년 전 무급휴직과 임금 40%를 삭감했다. 사측인 또 무급휴직을 강요한다”라며 “정부는 고용유지를 하며 일자리를 만들겠다는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있는 일자리를 없애며 정부 안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사천항공산업단지 노동자들은 코로나 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혀 생산 중단 직격탄을 맞았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휴업 등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있지만, 무노조 사업장 노동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항공 지상조업 등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선정했지만, 항공제조업은 대상에서 제외해 고용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6월 4일 경남도청 안 진입로에서 ‘구조조정 분쇄, 노동자 생존권 사수, 금속노조 경남지부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50여 개 사업장 가운데 20여 개 사업장이 물량감소 등의 이유로 부분 휴업 등을 진행 중이며, 세 곳의 사업장은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경남=정영현

최진영 아스트지회장은 “경남도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고 부르는 항공우주산업은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을 참고 견딘 노동자들의 기술력으로 성장했다”라며 “항공우주산업이 미래 먹을거리라고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20년 동안 쌓은 탑이 무너지고 말 것”이라며 우려를 전했다. 최진영 지회장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천항공산단의 항공제조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신속히 지정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일식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대회사에서 “STX조선 동지들은 2년 동안 뼈를 깎는 무급휴직을 감내했고, 생계의 어려움 속에서 정상화를 바라며 버텨왔다. 문재인 정부와 김경수 도지사, 산업은행은 무엇을 했냐”라고 분노했다. 김일식 수석부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이다. 있는 일자리를 지켜달라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용화 수석부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노동자의 무기는 파업이다. 8월 중순 9월 초에 대공장 사업장부터 작은 사업장까지 18만 금속노조가 쟁의권을 획득해 총파업으로 정부와 맞짱 뜰 것”이라 밝혔다. 김용화 수석은 “18만이 함께하는 투쟁으로 코로나 19 위기를 악용한 구조조정을 반드시 저지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투쟁에 노조가 앞장서겠다”라고 결의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STX조선지회 전체 조합원과 각 지회 확대간부, 지역 연대단체 등 1200여 명이 참석했다. 노동가수 이수진 동지와 경남지부 율동패 세모단이 문화공연으로 펼쳤다.

한편, STX조선지회는 6월 5일 경상남도와 노동조합 등이 함께 여는 ‘경남조선발전민관협의회’ 개최를 앞두고 대회가 끝난 뒤 도청에서 노숙농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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