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로 가는 마포대교 위에 노동자 권리를 선포하는 현수막 300장이 장엄하게 펼쳐졌다. 금속노조는 때아닌 4월 하순의 강풍을 뚫고, 모든 해고 금지와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요구하며 2020년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금속노조는 4월 22일 서울 마포대교 위에서 ‘코로나 위기 백신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을 벌였다. 노조는 이날 2020년 금속노조 투쟁을 선포하는 동시에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을 맞아 4.22 민주노총 공동행동에 참여했다.

▲ 금속노조가 4월 22일 서울 마포대교 위에서 2020년 금속노조 투쟁을 선포하는 ‘코로나 위기 백신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노동자 건강권 쟁취의 달을 맞아 4.22 민주노총 공동행동에 참여한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마포대교를 건너고 있다. 신동준

 

▲ 금속노조가 4월 22일 서울 마포대교 위에서 2020년 금속노조 투쟁을 선포하는 ‘코로나 위기 백신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을 벌이고 있다. 신동준

노조는 코로나 19 확산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안심하기에 이른 상황을 고려해 ‘현수막 투쟁’과 ‘실황 생중계’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날 집회를 기획했다. 권수정 노조 부위원장이 리포터로 나서 조합원 인터뷰 방식으로 집회를 진행하며, 노조 홈페이지, 인터넷신문,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노조 조합원들은 마포대교 양방향 인도 위에서 ‘구조조정 분쇄’와 ‘노조할 권리 쟁취’,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등을 적은 현수막을 펼쳐 들었다. 조합원들은 15시부터 15분 간격으로 부부젤라와 호루라기를 불며 시민들에게 고용과 생명안전 권리의 준엄함을 알렸다.

나현선 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집회 인터뷰에서 “1993년에 태국의 한 인형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80명이 넘는 노동자가 사망했다. 인형을 훔쳐 가지 못하게 밖에서 공장 문을 잠근 채 일을 하다 그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숨진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전 세계 노동자가 촛불을 들고 추모하기 시작한 날이 4월 28일이다”라며, 4.28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유래를 설명했다.

▲ 권수정 노조 부위원장이 리포터로 나서 조합원 인터뷰 방식으로 4월 22일 ‘코로나 위기 백신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투쟁은 노조 홈페이지, 인터넷신문,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했다. 신동준

 

▲ 금속노조가 4월 22일 서울 마포대교 위에서 벌인 ‘코로나 위기 백신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강풍에 맞서 현수막을 고정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신동준

“금속노조가 위험의 외주화 금지 위해 싸운다”

김유정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19로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구조조정 압박과 단체협약 개악을 시도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경영분석을 의뢰하는 지회가 많다고 걱정했다.

김유정 법률원장은 “자본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빌미로 명백히 노동자 고용과 노동조건을 공격할려고 한다. 노동자에게 고통을 전담하는 방식의 해결책과 사회 공공성과 연대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회를 재구조하는 방식의 해결책을 놓고 자본과 노동은 투쟁을 벌일 것이다”라며 이에 대해 금속노조가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은 새로운 투쟁 방식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다. 고미경 노조 광주전남지부 부지부장은 “새로 노조에 들어온 조합원이 투쟁에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오늘 같은 다양한 방식의 투쟁을 시도했으면 좋겠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 금속노조가 4월 22일 서울 마포대교 위에서 벌인 ‘코로나 위기 백신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15시부터 15분 간격으로 부부젤라와 호루라기를 불며 시민들에게 고용과 생명안전 권리의 준엄함을 알리고 있다. 신동준

 

▲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4월 22일 서울 마포대교 위에서 벌인 ‘코로나 위기 백신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노조할 권리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을 마치며 “30년 넘게 매년 2,5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하다 죽고 있다. 오늘도 무사히 퇴근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노동자들은 아침마다 일터로 향한다. 특히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목숨을 잃고 있다. 금속노조가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위해 싸우겠다”라고 결의를 밝히고 있다. 신동준

조합원들은 특근과 잔업이 줄어 생활이 어려운데 사측은 무급휴직과 임금 삭감을 시도하고 있다며, 금속노조가 단결해서 끝까지 싸우자는 결의를 밝혔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집회 마무리 발언에서 기업이 산재 사망사고에 책임을 지는 법을 만들어야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수 있다며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을 강조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30년 넘게 매년 2,5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하다 죽고 있다. 오늘도 무사히 퇴근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노동자들은 아침마다 일터로 향한다. 특히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은 목숨을 잃고 있다”라며 금속노조가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위해 싸우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민주노총, “2020년,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원년으로”

금속노조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에 앞서 민주노총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외주화 금지, 해고 금지-총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 민주노총이 4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외주화 금지, 해고 금지-총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금지 ▲코로나 노동법 제정 ▲해고 금지-생계소득 보장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신동준

 

▲ 민주노총이 4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외주화 금지, 해고 금지-총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16개 지역에서 ‘4.22 노동자 건강권 쟁취 공동행동’을 벌였다. 신동준

민주노총은 올해 1월부터 4월 15일까지 177명의 노동자가 생명을 잃었다며 “상·하수도 공사 현장 질식 사망사고가 수년째 반복되고, 10만 원짜리 안전난간이 없어 용광로에 떨어져 죽는 전 근대 산재 사망이 반복되는 이유는 산재 사망 기업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금지 ▲코로나 노동법 제정 ▲해고 금지-생계소득 보장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을 촉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를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원년으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 현장발언을 통해 “총선을 마친 정치권은 생계 절벽에 몰린 노동자를 모른 체하고 있다. 국회는 이제 함께 살자는 노동자들의 외침에 화답하라”라고 정치권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16개 지역에서 ‘4.22 노동자 건강권 쟁취 공동행동’을 벌였다. 금속노조의 마포대교 현수막 투쟁을 포함해 각 산별 연맹과 지역본부들은 도보와 자전거, 차량 행진, 약식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인증사진과 동영상을 공동행동 홈페이지(http://action-422.kctu.org)에 올리며 공동행동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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