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 홍보를 여러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안이나 퇴근길 버스 정류장에서 또는 공단 식당 앞에서 명함이나 전단을 나누는 것은 기본이고, 수첩이나 볼펜, 사탕을 나누기도 합니다.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에 2분짜리 상담소 광고를 찍어서 TV방송에 나오도록 해보기도 했고, 15분짜리 상담소 홍보 라디오 방송도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두어차례 했습니다. 큰 돈이 들지 않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많이 해 봅니다. 벼룩시장에 공익광고를 무료로 할 수 있는데, 거기도 꾸준히 합니다. 100페이지 가까운 신문에 손가락 두마디 정도의 광고지만, 그걸 보고 전화하는 이도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분기별 1회꼴로 무료노동법 시민강좌를 진행하는데, 시민강좌가 상담소 홍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시민강좌를 홍보하기 시작하면 상담이 30%가량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홍보 외에도 1인시위라던지 이벤트를 통해 언론지면에 알리는 것도 방법중 하나입니다. 지난해에는 부산지역 3개 노동청 지청 중 근로감독관들의 고압적이고 불친절한 자세로 유명했던 북부지청을 찍어서 일주일간 ‘부당민원 피해 신고센터’를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취하종용, 민원서류 접수 거부, 처리기일 지연 등 부당한 민원에 대해 피해를 접수하겠다며 노동청 앞에 책상을 깔고 하루 종일 진을 쳤습니다.

얼마 전에는 검찰청과 법원 앞에 검사 판사를 상대로 노조가입 권유를 하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은 박기준 부산지검검사장을 비롯 수십 수백명이 전문 브로커를 통해 성상납 인사청탁 등에 상시로 연루되었다는 것입니다. 최악 수준을 보여주는 이땅 소위 지도층의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분노와 절망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해서, 검찰청앞으로 피켓을 만들어 달려갔습니다. “검사에게 판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노동조합”이라 쓰고 “노동조합 설립상담은 국번없이 1577-2260”이라 붙였습니다.


공무원 사회의 관행과 부정부패를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문제를 개선한 것은 공무원노조가 설립되었기 때문입니다. 교육사회에 만연했던 촌지문제 등 각종 비리와 악습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설립되며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권리주장 외에도 상급자들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폭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상급검사가 비리를 저질러도 이를 어쩔 수 없이 묵인하고 범죄에 동조해야 했던 힘없는 하급 검사들은 노조의 설립으로 그에 대항할 수 있으며, 최근 신영철 대법관의 사례와 같이 선배 판사의 부당한 판결 압력에 후배 판사가 대항할 수 있는 것도 노동조합입니다. 부당한 요구와 부당한 인사에 대해 대처하는 것은 바로 노동조합의 본연 임무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에 프랑스 판사노조는 사르코지 정부의 공공부분 구조조정 중 하나였던 법원통폐합에 반대해 파업에 나섰다고 합니다. 작년 미국 LA 경찰 노동조합은 오바마 대통령이 경찰이 인종차별을 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자, 대통령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는 바로 사과했다고 하죠. 실지로 경찰노동조합이 생긴 이후로 과거와 같은 인종차별은 많이 사라지고 있으며, 경찰노조는 사회의료보험법 개정과 총기규재를 위한 노력들을 공식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노동조합이 많은 나라가 좋은 나라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나라들은 대개 노동조합이 많습니다. 배를 만드는 공장, 차를 만드는 공장, 법을 집행하는 공장, 범죄자를 체포하는 공장 모든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겠습니다.

양성민 / 민주노총 부산본부 법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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