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2020년 금속 산별 최저임금으로 통상 시급 8천 600원을 제시했다. 2020년 법정 최저임금보다 10원 많고, 지난해 금속산업 최저임금보다 200원 오른 금액이다. 노조는 사측의 교섭 타결 의지가 부족하다며 비판했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는 7월 23일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11차 중앙교섭을 열었다. 이번 교섭은 6월 25일 결렬선언 이후 4주 만에 열었다.

사용자협의회는 이날 교섭에서 금속산업 최저임금으로 통상 시급 8천 600원(월 통상 임금 194만3천6백 원)을 내놨다. 내년 법정 최저임금 인상률 2.87%보다 낮은 2.4% 인상한 금액이다. 사용자협의회는 제시안을 설명하며 “금속 최저임금 산정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적용하고, 확대된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적용하면 9천 700원이다”라는 궤변을 펼쳤다.

▲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7월 23일 노조 회의실에서 11차 중앙교섭을 열고 있다. 신동준

사용자협의회는 원·하청 불공정거래 개선 요구와 관련해 하청·도급회사라는 용어는 받아들였지만, 하청·도급회사에 금속 노사 합의 사항이 아닌 노동법 수준 정도만 지키도록 하자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일터 괴롭힘 금지 요구에 관해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처럼 ‘일터’ 대신 ‘직장’이라는 용어로 통일해 사용하자”라고 주장했다.

박근형 사용자협의회장 직무대행은 “경제 상황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가운데 일본이 경제보복까지 하고 있다. 회원사 경쟁력 측면에서 올해 중앙교섭을 지난해처럼 합의하기 어렵다. 소정근로시간 변경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적용하면 금속 최저임금은 다시 고민해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7월 23일 11차 중앙교섭에서 사측의 경제가 어렵다는 식의 이데올로기 주장을 반박하며, “금속 노사관계를 다시 판단해야 할 시점이 오는 듯하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신동준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작년과 재작년은 법정 최저임금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커 금속산업 최저임금을 적게 올려도 받아들였다. 하지만 올해 법정 최저임금이 불과 240원 올랐다. 사측 설명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대통령이 적게 오른 법정 최저임금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했는데, 사측은 법정 최저임금보다 겨우 10원 많은 인상안을 내면서 지나치게 당당하다”라며 “금속 노사관계를 다시 판단해야 할 시점이 오는 듯하다”라고 경고했다.

두대선 노조 인천지부장과 홍지욱 경남지부장은 사측의 교섭 태도를 비판하며 “12차 교섭에서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와 의지로 임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오는 7월 30일 사측 주관으로 12차 교섭을 열기로 하고 교섭을 마쳤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