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5월 14일 대구 테크노파크 벤처센터 대회의실에서 4차 중앙교섭을 열었다.

금속노조는 이날 사용자협의회가 제출한 유일 교섭단체 조항에 대한 개정안을 반려하고, 요구안에 대한 1차 제시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려는 노조의 노력에 사용자협의회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는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5월 14일 대구에서 4차 중앙교섭을 열고 있다. 대구=신동준

사용자협의회는 이날 교섭에서 노조에 요구안을 제시하는 구태를 보였다. 유일 교섭단체조항에 대한 개정안을 던졌다. 사용자협의회는 노조의 ▲금속산업 최저임금 1만 원 요구 ▲원·하청 불공정 거래 개선 요구안에 ‘제시안 없음’ ▲일터 괴롭힘 금지 요구안에 ‘정서적 괴롭힘을 뺀 일부 수용’이라는 제시안을 제출했다. 

박근형 사용자협의회장 직무대행은 제시안에 관해 설명하며 “올해 법정 최저임금이 얼마로 결정될지 안개 속이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속산업 최저임금 때문에 회원사들이 협의회를 탈퇴하고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라며 “금속산업 최저임금 때문에 사용자들의 고충이 크다”라고 주장했다. 박 직무대행은 “원·하청 불공정 거래 개선 요구에 대해 회원사 의견을 더 수렴하겠다”라고 덧붙였다.

▲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5월 14일 4차 중앙교섭에서 1차 제시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대구=신동준

박근형 직무대행은 “일터 괴롭힘 금지 규정은 금속 노사가 법률 보다 먼저 자율 합의한 의미 있는 내용이지만, 정서적 괴롭힘 추가 등에 관해 구체 내용은 확인이 더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사용자협의회 권오정 경기지역 교섭대표는 “법정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든 회원사들이 많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 때문에 연봉 6~7천만 원을 받아도 최저임금법 위반이 되는 상황에서 금속산업 최저임금만 올리는 게 적절한가”라며 노조 요구안을 비판했다.

황우찬 노조 사무처장은 “사용자협의회가 교섭을 어렵게 하고 있다. 사용자가 오늘 제출한 개정 요구안과 1차 제시안으로 도저히 대화 할 수 없다”라며 성의 있는 제시안 제출을 요구했다.

▲ 김호규 노조 위원장이 5월 14일 4차 중앙교섭에서 사용자협의회의 제시안을 비판하고, 성의있는 제시안을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대구=신동준

박근형 직무대행은 “회원사 의견을 더 모아 다시 안을 내겠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박 직무대행은 유일 단체교섭 조항 개정을 재차 거론하며 “근로조건을 저하하는 내용이 아닌데 왜 유일 단체교섭 조항 개정에 대한 사용자 요구는 배제하는가”라며 “이런 교섭 방향은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대꾸했다.

정일부 노조 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유일 교섭단체 개정 요구는 금속노조와 교섭하면서 금속노조 말고 다른 노조와 대화하겠다는 셈이다. 사전에 요구하지 않기로 한 요구를 왜 다시 꺼내 드느냐”라고 비판했다.

▲ 5월 14일 4차 중앙교섭을 참관한 노조 대구지부 교섭위원들과 노조 교섭위원들이 간담회를 마치며 노동법 개악 저지 투쟁을 결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대구=신동준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교섭을 마치며 “원·하청 불공정거래 개선 요구는 사용자협의회 회원사는 물론 그 아래 하청업체와 노동자들을 위한 요구안이다. 이 요구안은 한국 사회 근본 문제를 지적한 요구안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다음 교섭에서 회원사 의견을 더 수렴해 최저임금 인상안을 제출해 달라. 일터 괴롭힘 개선 요구에서 말하는 정서적 괴롭힘을 제외한 이유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라며 성의 있는 제시안 제출을 촉구했다.

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노조 주관으로 오는 5월 21일 포항에서 5차 중앙교섭을 열기로 하고 교섭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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