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대우조선해양 졸속 매각을 밀어붙여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에 피해를 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와 대우조선지회, 재벌 특혜 대우조선매각저지 전국대책위원회가 4월 1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대우조선 재벌 특혜 매각 이동걸 산업은행장 배임 혐의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을 제출했다.

▲ 4월 17일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재벌 특혜 대우조선매각저지전국대책위원회가 서울지방검찰청 앞에서 ‘대우조선 재벌특혜 매각 이동걸 산업은행장 배임 혐의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성민규

노조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의 출자기업인 대우조선의 기업실사를 경쟁 회사인 현대중공업이 벌이도록 허락해 대우조선의 주요 기업정보가 경쟁업체에 넘어가는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동걸 회장은 현대중공업에 적정한 대가를 받지 않고 대우조선의 주식을 현대중공업에 넘기는 계약을 진행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산업은행에 손해를 끼쳤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번 정몽준 특혜 매각은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중간 회사를 만들어 대우조선은 물론 현대중공업까지 하청기지화 하겠다는 재벌의 계획에 대우조선을 공짜로 넘겨주는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정몽준 위한 밀실 특혜 매각”

김호규 위원장은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매각은 거제, 울산과 경남권 조선산업 생태계를 위협하는 매각이다. 노조가 인내의 끝에 결국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배임으로 고발한다”라고 고발의 취지를 밝혔다.

김호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밀실에서 논의해 정몽준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그의 아들 정기선 3대 세습을 방조하는 구시대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당장 금속노조와 성실하고 책임 있는 교섭을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 4월 17일 김호규 노조 위원장이 ‘대우조선 재벌특혜 매각 이동걸 산업은행장 배임 혐의 고소고발 기자회견’에서 재벌에 특혜를 몰아주는 구시대 행태를 그만두고 노조와 조선산업 미래를 두고 책임감 있게 교섭하자고 문재인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성민규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거래는 법률상 대우조선과 산업은행 모두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 행위가 분명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종화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이번 거래는 산업은행의 최대 이익을 위한 거래가 아니다”라며 “대우조선은 조선산업 수주 회복에 따라 정상화하면서 지분 가치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이를 포기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노종화 변호사는 “이번 거래로 산업은행은 현금 1원도 받지 않고 5년 뒤 주식을 현금으로 상환받는 기회를 받을 뿐이다. 산업은행에 전혀 이익이 되지 않는 거래다”라며 “현대중공업이 지배주주가 되면 산은은 소수 주주로 물러앉아 한국GM 사례처럼 대우조선에 문제가 생기면 방조하고 책임회피에 급급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매각 계획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매각 대가로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받는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정몽준 재벌이 지배하는 중간 지주회사다.

“공적자금 7조 원 포기, 한 푼도 안 받고 넘겨”

산업은행은 이 회사의 주식을 받고, 5년이 지나서야 현금 1조 2500억 원이나 신설법인의 주식을 택해 받을 수 있다. 5년 동안 대우조선을 매각한 대금을 받지 못한다. 현대중공업에 무조건 유리한 외상거래인 셈이다.

▲ 4월 18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대표자들이 ‘대우조선 재벌특혜 매각 이동걸 산업은행장 배임 혐의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하고 있다. 성민규

신상기 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자가 피땀 흘려 정상화한 대우조선을 산업은행과 문재인 정부가 정몽준 재벌에 팔아치우려 한다. 현대중공업 인수는 거제 시민에게도 먹구름을 드리우는 소식이다”라고 비판했다.

신상기 지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매각 철회라는 노동자, 지역주민 의견을 무시한다면 대우조선 노동자는 경남도민과 함께 싸움을 준비하겠다. 지회는 이번 고소 외에 여러 법률 투쟁을 준비하는 등 모든 힘을 다해 싸우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상기 지회장은 “검찰이 출자기업인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의 이익은 내팽개치고, 현대중공업 재벌의 이익을 우선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엄벌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대우조선 매각 중단은 대우조선 노동자와 대우조선, 산업은행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7조 원이 넘게 공적자금을 투입한 대우조선을 1조 원에 불과한 헐값에, 그것도 외상으로 팔려는 산업은행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 계획을 밀어붙이는 이동걸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기 대우조선 지회장은 “검찰이 출자기업인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의 이익은 내팽개치고, 현대중공업 재벌의 이익을 우선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엄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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