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의 정리해고를 끝내기 위한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 노사 교섭이 결국 깨졌다. 콜텍 자본은 끝까지 해고자 복직을 거부했다. 13년 전 내 논 해고 위로금이나 받으라며 해고 노동자들을 우롱했다.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와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월 18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사과, 명예로운 복직, 13년 해고 정당한 보상 요구 전국 항의 행동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회와 공대위는 “참담함 마음을 다잡고 눈물과 땀으로 맺어진 수많은 이들의 열정과 의지를 더욱 튼튼히 연결하며 오늘, 다시 장벽을 향한다”라며 항의 행동 시작을 선포했다.

▲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콜텍지회와 콜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월 18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사과, 명예로운 복직, 13년 해고 정당한 보상 요구 전국 항의 행동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임연철

노조 콜텍지회는 지난 1월 30일 광화문에서 등촌동 콜텍 본사 앞으로 농성장을 옮기고, 끝장 투쟁에 들어갔다. 지회는 콜텍 자본에 ▲정리해고 사과 ▲해고자 복직 ▲해고 기간 보상을 요구했다.

콜텍 자본의 수정안 요구에 지회는 국내공장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복직 6개월 뒤 명예로운 퇴직과 정리해고 기간 보상금을 낮춘 수정안을 제시했다. 13년의 긴 고통을 끝내기 위해 양보를 거듭한 최소한의 요구였다.

콜텍 자본은 해고자들이 내민 최소한의 요구마저 철저히 무시했다. 심지어 자신이 제시한 ‘당일 복직 당일 퇴직’조차 법 문제를 핑계로 철회했다. 25명 해고자에 대한 부당해고 보상금 5억 원을 제시하며 한 푼도 더 줄 수 없다며 억지를 부려댔다.

지난 2월 14일 7차 교섭에서 콜텍 자본은 해고자 복직은 절대 안 된다며, 13년 전 희망퇴직 위로금을 전제로 한 보상금 운운하며 10분 만에 결국 교섭을 파탄 냈다.

▲ 이인근 콜텍지회장이 2월 18일 콜텍 본사 앞 ‘정리해고 사과, 명예로운 복직, 13년 해고 정당한 보상 요구 전국 항의 행동 돌입 기자회견’에서 “지회의 교섭안은 양보에 양보를 거듭한 최소한의 요구다. 3월 초에 박영호 사장이 얼마나 진전된 안을 가지고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임연철

이승열 노조 부위원장은 교섭 보고에서 “콜텍 자본은 대법원에서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기 때문에 교섭에 나올 이유가 없지만, 얘기나 들어보자며 교섭에 나왔다”라며 분노했다. 이승열 부위원장은 “금속노조는 박영호 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오라고 다시 한번 요구한다. 끝까지 노동자 요구를 외면하면 모든 수단을 다해 투쟁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이인근 콜텍지회장과 조합원들은 기자회견 전에 박영호 사장에게 직접 교섭을 요구하기 위해 본사에 들어갔다. 때마침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박영호 사장이 사장실에 있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노사 교섭이 결렬된 이유를 설명하고 사장이 직접 교섭에 나와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박영호 사장은 마지못해 3월 초 사측 수정안을 들고 교섭에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인근 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지회의 교섭안은 양보에 양보를 거듭한 최소한의 요구다. 3월 초에 박영호 사장이 얼마나 진전된 안을 가지고 나오는지 지켜보겠다”라고 경고했다. 이 지회장은 “지회 요구에 걸맞은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더는 신사답게 교섭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 노조 콜텍지회 조합원들이 2월 18일 콜텍 본사 앞 ‘정리해고 사과, 명예로운 복직, 13년 해고 정당한 보상 요구 전국 항의 행동 돌입 기자회견’에 앞서 박영호 사장을 찾아가 직접 교섭에 나오라고 요구하고 있다. 임연철

콜텍 공대위는 2월 19일부터 열흘 동안 전국 67개 매장에서 콜텍 정리해고 사태를 알리는 1인시위를 전개한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참여하는 항의 전화 활동을 벌이고, 시민들과 직접행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회와 공대위는 국제 선전 활동도 벌인다. 콜트 기타를 소개하는 여러 언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콜텍 정리해고 사태를 알리는 메시지를 게시할 예정이다.

오는 2월 25일과 26일에 세 명의 콜텍 해고 노동자 ‘김경봉, 임재춘, 이인근’ 이름을 딴 ‘봉춘근 예술제’를 연다. 해고자들은 13년 동안 꿈꿔온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작품을 공연한다. 이들은 콜텍 해외공장이 있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거리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