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이 후퇴하고 있다며 사회의 관심과 공분을 모으기 위한 순회투쟁에 나섰다. 10월 10일부터 시작한 국정감사에서 재벌 세습과 일감 몰아주기 문제 등을 쟁점화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제대로 된 재벌개혁을 촉구한다는 목표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10월 10일 국회 앞에서 ‘국정감사 재벌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21세기 의병이라는 심정으로 재벌개혁 투쟁에 나선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3세, 4세 재벌승계 금지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사익추구 금지 ▲원·하청 불공정거래, 재벌 갑질 중단 ▲노조 할 권리 보장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했다.

▲ 재벌개혁 순회투쟁에 참가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0월 11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노조파괴, 산재 은폐 이재용 구속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순회투쟁 둘째 날인 10월 11일,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노조파괴, 산재 은폐 이재용 구속’을 촉구하는 투쟁을 벌였다. 순회투쟁에 참여한 금속노조 조합원들은 “삼성이 조직적으로 자행한 노조파괴 범죄와 산업재해 은폐 책임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있다”라며 구속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이용우 변호사는 투쟁사에서 “검찰은 삼성 재벌의 노조파괴는 그룹 본사가 주도한 ‘조직범죄’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이제 그룹 본사와 모든 계열사, 이에 부역한 검찰과 경찰, 노동부에 대해 전면 수사를 벌여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종란 반올림 상임활동가는 삼성의 산업재해 은폐에 관해 규탄을 이어갔다. 이종란 상임활동가는 “2014년 삼성 수원공장에 이어 지난달 기흥공장에서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일어나 노동자들이 죽고 다쳤다. 이산화탄소가 다량 유출됐지만, 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노동자들은 대피조차 할 수 없었다”라며 분노했다.

▲ 재벌개혁 순회투쟁에 참가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0월 11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노조파괴, 산재 은폐 이재용 구속 촉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이종란 활동가는 “무노조 경영으로 자정 능력이 없는 삼성에서 이런 참사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모든 계열사에 노조를 세워야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9월 4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소화용 이산화탄소 저장 탱크 배관이 터지면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노동자 두 명이 숨지고 한 명은 중태에 빠졌다. 색깔도 냄새도 없는 이산화탄소가 다량으로 유출됐지만, 경보기는 꺼져 있었다. 더 많은 인명 피해가 날 수 있었다. 게다가 삼성은 사망사고가 발생 한 시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으로 이동해 삼성 재벌에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의 노조파괴와 온갖 불법과 탈법을 동원한 재벌 세습에 대한 규탄 투쟁을 이어갔다.

▲ 재벌개혁 순회투쟁에 참가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10월 11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노조파괴, 불법 탈법 재벌 세습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민중 공동행동 재벌 체제 청산특별위원회 김태연 대표는 “재벌 총수가 자식에게 세습하려면 상속세를 50% 이상 내야 한다. 사실상 재벌 3세, 4세에게 경영을 세습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런데도 재벌들은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세습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태연 대표는 “재벌 세습은 비정규직 착취와 노조파괴 세습이다. 세습을 통한 정의선 가이드라인으로 노동자들의 임금 교섭을 무력화할 것이다”라며 “2011년 유성기업을 보라. 감히 원청의 가이드라인을 어기고 주간 연속2교대를 먼저 하려고 하니 그렇게 짓밟은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김경률 회계사는 투쟁사를 통해 “현대차 재벌은 재벌 세습 통로인 현대글로비스가 다른 현대 계열사 사이의 높은 거래 비중으로 문제가 되자 폐플라스틱업체와 거래한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만드는 등 막장 짓까지 하고 있다”라고 폭로했다.

▲ 도성대 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이 10월 11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 ‘현대자동차그룹 노조파괴, 불법 탈법 재벌 세습 규탄 대회’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 결과 교도소에 간 유시영 회장도, 우리 노동자도 불행했다. 뒤에서 뒷짐 지고 앉아 배를 불린 사람은 정몽구뿐이었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임연철

도성대 노조 충남지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유성기업 노조파괴 결과 교도소에 간 유시영 회장도, 우리 노동자도 불행했다. 뒤에서 뒷짐 지고 앉아 배를 불린 사람은 정몽구뿐이었다”라고 비판했다. 도성대 지회장은 “현대차는 국민 앞에 부품사 노조탄압부터 사과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벌개혁 순회투쟁단은 10월 12일 항공재벌인 금호아시아나와 대한항공 규탄 투쟁을 이어간다. 유통재벌인 롯데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규탄 투쟁을 벌이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앞에서 ‘간접고용 철폐, 재벌개혁 투쟁 문화제’를 끝으로 순회투쟁을 마무리한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