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지회장 정병준)가 방위산업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법을 악용해, 지난해와 올해 교섭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한화그룹을 규탄하기 위해 상경투쟁을 벌였다.

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는 10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한화 재벌 부당 경영권 승계 규탄과 방산사업장 노조 할 권리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10월 3일은 개천절 공휴일이지만 지회 조합원 500명이 상경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가 10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한화 재벌 부당 경영권 승계 규탄과 방산사업장 노조 할 권리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10월 3일은 개천절 공휴일이지만 지회 조합원 500명이 상경했다. 임연철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을 넘겨받은 이후 복수노조를 세워 지회를 탄압하는 한편, 삼성테크윈을 다섯 개 법인으로 쪼개며 조합원들의 고용을 흔들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회와 합의 없이 정밀기계 공장의 창원 밖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회사와 2017년 임단협 교섭을 끝내지 못한 상황이다. 테크윈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둘러싼 현안이 산더미지만, 방위산업체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법이 조합원들의 손발을 묶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33조에 노동자의 노동 삼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지만, 헌법 33조 3항과 노조법 41조에 방위산업체 근무 노동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쓰여 있다.

▲ 정병준 삼성테크윈지회장이 10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한화 재벌 부당 경영권 승계 규탄과 방산사업장 노조 할 권리 쟁취 결의대회’에서 “회사가 10월, 11월 교섭창구 단일화 기간 뒤 기업노조를 악용해 개별교섭에 들어갈 우려가 있다. 더는 시간 끌지 말고 2017, 2018년 임단협 마무리 좀 하자”라고 호소하고 있다. 임연철

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한화그룹에 ▲회사 분할과 부당 지분거래를 통한 불법 경영권 승계 중단 ▲복수노조 제도와 방산사업 파업금지 조항을 악용한 교섭 지연과 노조 무력화 중단 ▲정밀기계 창원공장 강제 이전에 앞서 고용안정 확약 등을 요구했다.

정병준 삼성테크윈지회장은 “휴가 전 교섭 타결을 목표로 달려왔지만, 사측이 안을 내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이 방산업체의 파업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악용해 교섭에 적극적이지 않다”라고 규탄했다. 정병준 지회장은 “회사가 10월, 11월 교섭창구 단일화 기간 뒤 기업노조를 악용해 개별교섭에 들어갈 우려가 있다. 더는 시간 끌지 말고 2017, 2018년 임단협 마무리 좀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가 10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한화 재벌 부당 경영권 승계 규탄과 방산사업장 노조 할 권리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임연철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대회 격려사에서 “삼성테크윈지회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삼권을 방산업체라는 이유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이지만 노조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홍길동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김호규 위원장은 “노조 할 권리는 세계 어디에 살든, 무슨 일을 하든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게 ILO 국제노동기구 정신이다. 방위산업체라는 이유로 파업을 못 하는 막는 법은 부당하다”라며 “삼성테크윈지회가 지치지 않고 싸울 수 있도록 금속노조가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10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한화 재벌 부당 경영권 승계 규탄과 방산사업장 노조 할 권리 쟁취 결의대회’에서 “노조 할 권리는 세계 어디에 살든, 무슨 일을 하든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게 ILO 국제노동기구 정신이다. 방위산업체라는 이유로 파업을 못 하는 막는 법은 부당하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임연철

 

▲ 노조 경남지부 삼성테크윈지회 조합원들이 10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 ‘한화 재벌 부당 경영권 승계 규탄과 방산사업장 노조 할 권리 쟁취 결의대회’에서 요구안을 적은 현수막에 손도장을 찍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임연철

한화그룹의 노동탄압을 재벌 개혁 투쟁과 노동자 단결로 뛰어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대회에서 “삼성, LG, 현대, 한화 등 재벌그룹은 탈법 경영 승계하고, 사내하청 노동자 착취하면서 국민 혈세 870조 원을 금고에 채워 넣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기범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의장(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한화손해보험노조 위원장)은 “한화그룹이 탐욕을 위해 노동자의 자주권과 단결권, 교섭권까지 짓밟고 단체행동권까지 막고 있다”라며 “열한 개 계열사가 연대하는 한화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삼성테크윈지회의 투쟁을 끝까지 지지하고, 함께 싸우겠다”라고 응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해 “2018년 국정감사에서 꽉 막힌 노조 할 권리를 뚫고, 한화그룹의 편법승계를 밝혀내겠다”라고 조합원들에게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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