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여기는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라며 금속노조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여성 노동자들의 면담 요구를 폭력으로 짓밟았다.

노조 서울지부는 9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 적폐 온상 서울고용노동청 규탄 기자회견’과 ‘현장노동청 1호 사건, 레이테크코리아 엄중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연달아 열었다.

지부는 기자회견에서 “서울노동청은 여성 노동자들의 청장 면담 호소를 물리력으로 짓밟았다. 적폐를 청산한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폭력행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서울노동청 공식 사과와 책임 인정 ▲레이테크코리아 근로감독관 상주 ▲악질 사업주 임태수 처벌 등을 요구했다.

▲ 노조 서울지부가 9월 1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노동 적폐 온상 서울고용노동청 규탄 기자회견’과 ‘현장노동청 1호 사건, 레이테크코리아 엄중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연달아 열고 있다. 임연철

노조 서울지부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여성조합원들은 9월 18일 임태수 사장의 폭언과 바닥에서 포장업무를 하라는 부당한 업무지시를 바로잡고자 서울지방노동청을 방문했다. 근로감독관 안내에 따라 청장실이 있는 5층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하자 서울노동청 공무원들은 갑자기 입구를 막고 여성 노동자들을 밀쳐냈다.

이 과정에서 부서진 유리문 파편들이 넘어진 여성 노동자들 위로 쏟아졌다. 여성 노동자 여덟 명이 눈과 머리, 손등이 찢어지고 갈비뼈를 다쳐 인근 백병원으로 실려 갔다. 노동청 공무원들은 다친 여성 노동자들을 향해 “여기는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라며 모욕했다.

김도현 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기자회견에 이은 결의대회 대회사에서 “서울노동청은 레이테크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여덟 달째 수수방관하고 있다. 임태수 사장이 말을 안 들으니 노동청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다”라고 폭로했다.

▲ 김선희 레이테크 조합원이 9월 19일 ‘현장노동청 1호 사건, 레이테크코리아 엄중 처벌 촉구 결의대회’ 투쟁사에서 “임태수는 바닥에 앉아 포장업무를 하는 우리를 보고 ‘돈 잡아먹는 귀신’이라고 한다. 이런 현실을 호소하러 노동청에 갔을 뿐인데 노동청은 과잉반응하며 우리를 막았다”라고 당시 폭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임연철

김도현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청은 레이테크에 근로감독관을 상주시켜 업무환경을 개선하고, 특별대책반을 꾸려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해야 한다. 이번 폭력행위에 관해 공식으로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김선희 레이테크 조합원은 투쟁사를 시작하며 분을 참지 못해 울먹였다. 김선희 조합원은 “임태수는 바닥에 앉아 포장업무를 하는 우리를 보고 ‘돈 잡아먹는 귀신’이라고 한다. 이런 현실을 호소하러 노동청에 갔을 뿐인데 노동청은 과잉반응하며 우리를 막았다”라고 분노했다.

정주교 노조 부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이번 폭력행위자들을 엄중히 처벌하라. 금속노조가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8월 27일 레이테크가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여성 노동자들에게 내린 포장부에서 영업부로 강제 발령은 부당 배치전환이라고 판정했다. 지노위는 9월 3일 임태수 사장의 직장 안 성희롱 행위를 인정하고 ‘행위자’를 징계하라고 했다. 이른바 ‘셀프징계’를 명령했다.

▲ 노조 서울지부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조합원들이 9월 19일 ‘현장노동청 1호 사건, 레이테크코리아 엄중 처벌 촉구 결의대회’에서 바닥에서 포장작업을 하고 식사하는 사진을 들고 빠른 행정 조치를 호소하고 있다. 임연철

임태수 사장은 여성 노동자들에게 본사 바닥에서 포장업무를 하라고 지시했다. 정상 포장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돈 잡아먹는 귀신’이라며 모욕했다. 도저히 일할 수 없는 작업환경과 계속되는 폭언에 레이테크 여성 노동자들은 9월 18일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근로감독 시행을 촉구하며 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김영주 노동부 장관은 지난 6월 18일 현장노동청 1호 민원으로 레이테크 문제를 접수하고, 나영돈 서울노동청장에게 조속히 실태를 파악하고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서울노동청은 형식적인 근로감독과 압수수색만 한차례 진행했을 뿐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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