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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패턴교섭으로 노동조건 표준화·임금 격차 축소”
독일, “노동의 재배치, 산업변화 산별교섭으로 대응”
[산별교섭 제도화 국제심포지엄 1]…“포르츠하임 협약, 산별노조 경영 개입력 높고, 대화상대로 인정해 가능”
성민규, 사진=신동준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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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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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가 캐나다와 독일의 산별교섭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의 산별노조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집단 토론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9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산별교섭 제도화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금속노조가 주최하고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후원했다. 제리 다이아즈 캐나다 유니포노조 위원장, 요르그 호프만 독일 금속노조 위원장, 비요른 뵈닝 독일 연방정부 노동사회부 차관이 참석해 캐나다와 독일의 산별교섭 현황과 효용성을 소개했다.

이어 노조와 노사정의 산별교섭 전문가들이 참석해 산별교섭의 유용성과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토론을 벌였다. 토론자들은 산별교섭이 소득 양극화 해소와 산업평화를 위한 바람직한 교섭형태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9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산별교섭 제도화 국제심포지엄’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신동준

1부 캐나다 산별교섭 사례 발표에서 캐나다 유니포노조는 연대와 희생으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길을 찾아가는 게 산별노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과정이 노동자 전체에게 이익이 되고 아래를 향한 경쟁을 멈추도록 작용한다고 전했다.

2부 독일 산별교섭 사례 발표에서 독일 금속노조는 오랜 전통을 기반으로 구축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산업 단체교섭 사례를 설명했다. 이 같은 제도의 기반은 노사정간의 사회 파트너쉽과 노조의 적극 개입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3부 종합토론에서 산별교섭 정착을 위한 조직 내 합의 조건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토론자들은 현장 조합원에게 산별노조 강화와 산별교섭이 고용 안정성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고 짚었다.

 

캐나다 유니포노조, 패턴교섭으로 산별교섭 효과 얻어, 산업 내 임금과 노동조건 표준화가 중요

제리 다이아즈 캐나다 유니포노조 위원장은 캐나다에 산별교섭에 관한 법 제도는 없지만, 유니포노조가 패턴교섭으로 산별교섭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포노조는 자동차산업, 병원산업, 임업 등 다양한 산업분과에서 패턴교섭을 벌이고 있다. 패턴교섭은 노동조합이 특정 기업과 모범적인 협약을 우선 체결하고 이 협약을 다른 사업장에 적용하는 교섭방식이다.

제리 다이아즈 위원장은 “전략적으로 자동차 회사 중 하나와 먼저 교섭에 들어간다. 거기서 정한 협약을 다른 사용자들에게 적용했다”라며 “GM이 노조가 제시한 협약을 거부했을 때, 노조는 경고파업을 벌여 GM이 협약을 받아들이도록 관철했다”라고 투쟁 사례를 전했다. 유니포노조는 캐나다에 공장을 두고 있는 포드, 지엠, 크라이슬러 등의 완성차회사들과 교섭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 제리 다이아즈 캐나다 유니포노조 위원장이 9월 10일 ‘산별교섭 제도화 국제심포지엄’에서 “전략적으로 자동차 회사 중 하나와 먼저 교섭에 들어간다. 거기서 정한 협약을 다른 사용자들에게 적용했다. GM이 노조가 제시한 협약을 거부했을 때, 노조는 경고파업을 벌여 GM이 협약을 받아들이도록 관철했다”라고 투쟁 사례를 전하고 있다. 신동준

제리 다이아즈 위원장은 “사용자들은 패턴교섭 형태를 바람직하게 여기고 있다. 일단 경쟁사와 임금 비용을 두고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같은 업종 안에서 임금 격차가 있으면 임금이 높은 쪽의 사업주가 정리해고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제리 다이아즈 위원장은 “산별교섭을 정부가 나서 법제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럴 수 없다면 단체협상의 형태를 통해 산별교섭과 비슷한 효과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제리 다이아즈 위원장은 단협을 통한 노동조건의 표준화와 임금 격차 축소가 노동자 전체에게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리 다이아즈 위원장은 한 산업 안에서 어느 기업에 고용됐는지에 따라 임금이 달라진다면 불만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리 다이아즈 위원장은 자동차산업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과 프레임을 유니포노조에 속한 사업장에서 조달하도록 강제하고, 산업 전체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표준화하는 작업을 항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의 이 같은 작업이 노동자와 사업장 간에 임금과 노동조건을 두고 아래를 향한 경쟁을 멈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아즈 위원장은 기업으로서도 임금과 노동조건의 표준화가 시시때때로 변하는 업황과 회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더불어 설명했다.

 

독일금속노조, 산별교섭으로 노조의 산업 개입력 올려, 일자리 임금 지켰다

독일은 제도상, 관행상 어느 나라보다 사회통합과 노사합의에 기반을 둔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다. 독일 금속노조는 제조업에서 일하는 240만 명의 조합원을 바탕으로 독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 금속노조는 법으로 규정한 단체협약을 맺을 권리를 이용해 임금, 노동시간, 휴가, 해고 사전통지 기간 등 사업장의 거의 모든 조건을 단체협약으로 강제한다. 노조의 단체협약은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고 사업장 협약을 통해 사업장별로 기준보다 상향한 조건을 쟁취한다.

   
▲ 요르그 호프만 위원장 독일 금속노조 위원장이 9월 10일 ‘산별교섭 제도화 국제심포지엄’에서 “산별노조는 필요하다. 노동의 재배치 과정에서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자 전체의 관점에서 산업변화에 개입하고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라도 산별교섭은 필수 불가결하다”라 강조하고 있다. 신동준

요르그 호프만 독일 금속노조 위원장은 “독일 금속노조는 노동쟁의와 투쟁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기업 안 공동결정제도를 강화했다”라고 노조의 역할을 평가했다.

비요른 뵈닝 독일 연방정부 노동사회부 차관은 “독일은 노사정 대화의 전통이 있다. 사용자와 노조가 노동현장의 모든 일을 협의해 결정하는 사회적 파트너쉽이 뿌리내려 법과 제도로 자리 잡았다”라며 “권리와 책임이 중요하다. 노조는 기술의 진보가 사회 전체의 진보가 되도록 해야 한다. 노동의 변화에 관한 관심을 두고 체계적인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비요른 뵈닝 차관은 “독일의 파업횟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편이다. 기업으로서 기뻐할 수밖에 없다. 산업 전체에 통용하는 단체협약이 있고 이 협약을 통용하는 기간에 계획 경영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호프만 위원장은 “고용형태가 바뀌고 있다. 더는 공장 안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완성차가 은행이나 금융, 보험업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무수히 새로운 고용 관계가 생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호프만 위원장은 “산별노조는 그러므로 필요하다. 노동의 재배치 과정에서 개별 노동자가 아니라 노동자 전체의 관점에서 산업변화에 개입하고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라도 산별교섭은 필수 불가결하다”라 강조했다.

호프만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일자리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호프만 위원장은 산업별 임금수준에 관한 노사의 인식 공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호프만 위원장은“임금 문제에 있어서 포르쉐와 부품사의 이윤율이 다르다. 그러기에 정치적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협상위원회를 통해 대기업 대표자들과 함께 협의한다”라며 “산업 전체에서 어느 정도로 임금을 올릴 것인지 틀을 만들어야 한다. 포괄 협상을 통해 임금의 틀을 정하고, 이외의 임금은 사업장 상황과 사업결과에 따라 성과급과 상여금 등으로 결정하게 한다”라고 소개했다.

   
▲ 비요른 뵈닝 독일 연방정부 노동사회부 차관이 9월 10일 ‘산별교섭 제도화 국제심포지엄’에서 “독일은 노사정 대화의 전통이 있다. 사용자와 노조가 노동현장의 모든 일을 협의해 결정하는 사회적 파트너쉽이 뿌리내려 법과 제도로 자리 잡았다. 권리와 책임이 중요하다. 노조는 기술의 진보가 사회 전체의 진보가 되도록 해야 한다. 노동의 변화에 관한 관심을 두고 체계적인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신동준

청중들은 산별노조 선진국인 독일의 산별교섭 사례에 대해 질문했다. 독일금속노조와 금속산업사용자단체가 2004년 독일 포르츠하임에서 맺은 포르츠하임 협약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한국에서 이 협약은 사업장별로 노동조건을 후퇴시키고 교섭을 분권화한 사례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독일 금속노조의 강력한 힘과 경영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협약이었다는 답변이 나왔다.

포르츠하임 협약은 경영상 어려움에 부닥친 기업이 산별협약에서 정한 조항을 피해갈 수 있도록 유예하는 일종의 유예 협약이다. 노동조건을 후퇴시킬 경우 독일 금속노조와 해당 사업장의 작업장평의회와 합의해야 한다. 기간도 무기한이 아닌 한시 유예다.

요르그 호프만 위원장은 “일자리를 지키고 기업이 투자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런 전제로 산별협약에서 예외를 규정해 한시적으로 임금을 줄인다거나 새 경영모델을 수립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라고 못 박았다.

독일금속노조는 이 같은 합의가 노조의 경영 개입력이 높고 산별노조가 노동의 인간화, 고숙련과 기술혁신에 관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산별노조를 배제하고 대화의 상대로 삼으려 하지 않는 한국과 다른 환경이기에 가능했던 합의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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