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고용노동부에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이하 개혁위)가 벌인 조사 내용과 세부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권고사항을 이행하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9월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고용노동행정개혁위 권고사항 이행 촉구, 전체 자료 공개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노동부가 개혁위 권고사항을 한 달이 지나도록 뭉개고, 한마디 유감 표명조차 없다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 노조가 9월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고용노동행정개혁위 권고사항 이행 촉구, 전체 자료 공개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성민규

노조에 따르면 노동부는 개혁위가 권고한 38개 주요 권고사항 중 ‘전교조 노조 아님 통보 직권취소’는 즉각 거부했고, 나머지 37건은 이행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노조는 ▲개혁위 권고사항 즉시 이행 ▲추가 진상조사 실시 ▲조사결과 등 모든 정보 완전 공개 ▲적폐 인사 청산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개혁위가 작성한 세부 조사보고서와 조사 내용 등에 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노조는 노동부가 정보공개를 거부하면 소송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 정민기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장이 9월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연 ‘고용노동행정개혁위 권고사항 이행 촉구, 전체 자료 공개 요구 기자회견’에서 불법파견에 대한 노동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지적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성민규

 

▲ 곽형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수석부지회장이 노조가 9월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연 ‘고용노동행정개혁위 권고사항 이행 촉구, 전체 자료 공개 요구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노동부를 등에 엎고 노조파괴와 교섭해태를 벌이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성민규

노조는 지난달에 9월 3일까지 노동부에 개혁위 권고사항 이행계획과 세부 조사보고서, 조사 내용 등 모든 자료를 피해 당사자인 금속노조에 공개하라고 공식 요구했다. 노동부는 이행계획과 자료 공개는커녕 아무 답변도 보내지 않았다.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부는 완전한 정보공개와 이에 따른 법적 책임,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태욱 법률원장은 “정보공개는 모든 적폐청산 절차의 기본이고 이에 따른 인적 청산을 해야 한다. 노조파괴에 관여한 노동부 관료들을 징계하지 않으면 똑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김태욱 원장은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면 강제수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더불어 법률가 등 전문가 집단이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할 경우 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장이 노조가 9월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연 ‘고용노동행정개혁위 권고사항 이행 촉구, 전체 자료 공개 요구 기자회견’에서 고용노동행정개혁위 권고사항 이행에 관한 자료 공개 요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성민규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파괴 피해 사업장들이 그동안 당한 부당노동행위 피해 사례를 고발했다. 이미옥 구미지부 KEC지회 수석부지회장은 “노조 할 권리를 위한 복수노조가 자본과 권력에 의해 노조 탄압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유성기업 아산지회,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도 자본과 권력이 결탁해 노조 파괴를 어떻게 자행했는지,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증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정부대학 개혁학과 노동부 학생 성적표’에 점수를 매기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 노조가 9월 4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연 ‘고용노동행정개혁위 권고사항 이행 촉구, 전체 자료 공개 요구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노동부의 개혁이행을 분야별로 평가하는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성민규

문재인 정부는 노동부 안 노동 적폐 청산을 위해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9개월에 걸쳐  노동부가 자본과 결탁해 자행한 각종 사건과 불합리한 제도, 관행들을 조사했다. 개혁위는 8월 1일 노조파괴와 불법 파견 문제 등 15개 주요 과제에 관한 결과를 발표하고 노동부에 유감 표명과 개혁안을 권고했다. 노동부는 한 달이 지나도록 이행 계획은 물론 아무런 견해를 내놓지 않고 있다. 그사이 노조파괴에 관여한 적폐 공무원들은 관련 증거를 없애고 자리를 옮겨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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