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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가입하니 전원 정규직 됐다”[사람과 현장] 대구지역지회 금복주분회…“민주노조 가입하고 발전했다는 말 듣겠다”
성민규 편집국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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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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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가 금속노조 식구가 됐으니,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소주 마실 때, 참소주 한 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대구 성서공단 한가운데 있는 금복주 공장에 금속노조 깃발이 올랐다. 금복주는 소주‘맛있는 참’과 ‘금복주’를 만드는 사업장이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의 지역 소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자기 지역의 소주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자도 소주 구입 강제 조항이 사라지며 금복주의 소주는 전국 곳곳에 유통되고 있다.

금복주의 이름은 신문의 경제면이나 기업면보다 사회면을 더 크게 장식하기도 했다. 여직원 성차별과 하청 비리가 알려지며 매출에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사내하청제도를 악용해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노동자에 대한 임금과 복지를 축소하기도 했다. 이런 불합리한 점들을 바꿔보자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금복주에 민주노조가 필요하다는 노동자들의 뜻이 모여 기어이 올해 5월 23일 금속노조 대구지부 대구지역지회 금복주분회를 세웠다.

금복주분회는 90여 명의 조합원이 있다. 한국노총 소속의 조합원 10여 명을 제외한 현장직 노동자 대부분이 분회에 가입했다. 금복주분회가 첫 깃발을 올렸을 때 조합원 대부분이 비정규직이었다. 조합원 중 정규직은 96명 중에 21명뿐이었다.

 

금속노조 가입하고,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화

김영만 대구지역지회 금복주분회장은 “조합을 만들고 사내하청 비정규직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업무시간 외 조회나 교육도 폐지했죠”라고 성과를 얘기했다. 분회를 만들고 1주일 만에 얻어낸 성과다.

분회는 가장 먼저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을 없애는 투쟁에 나섰다. 분회를 출범식을 열고 같은 날 대구서부지방고용노동청에 회사의 불법파견을 고발했다. 금복주에서 매년 300억 원의 이익이 나지만, 금복주는 법에 따라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며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 조합원들 모두 이런 회사의 행태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 5월 23일 창립총회를 마친 금속노조 대구지부 대구지역지회 금복주분회 조합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회 제공

금복주분회 창립총회를 열고 1주일 만에 금복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하청업체에서 일한 기간 그대로 근속을 인정받고, 임금 차액도 얻어내는 합의를 했다. 김영만 금복주분회장은 분회가 모범적인 정규직 전환을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분회를 만들 때 60여 명의 조합원이 함께하며 초반 조직화에 힘을 실어줬던 것이 회사의 태도 변화를 끌어낸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금속노조에 술을 만드는 사업장이 가입한 건 처음이다. 조합원들이 생산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공장 환경은 어떤지 궁금했다. 흔히 술의 병입부터 포장까지 자동화돼있고, 하얀 가운을 입은 노동자가 생산과정을 통제하는 식으로 상상하지만, 조합원들은 소주공장에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조합원이“공장 절반 이상이 공병을 재활용하기 위한 공정입니다. 공병의 위생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성소다로 병을 닦고 헹구고 뜨거운 증기로 다시 세척합니다. 공장 안에 냉방장치가 없고 스팀까지 나오니 더울 수밖에 없죠”라고 공장 안 환경을 설명했다.

“한 공정 끝나면 다른 공정으로 넘어가는데, 사람 손이 필요합니다. 기계가 일하긴 하지만 사실상 반자동이라고 보면 됩니다. 불량 검사는 사람의 눈으로 해야 하고요. 병 세척부터 출하까지 모두 사람이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만 분회장은 조합 전임활동을 하기 전에 완성된 제품을 보내는 출하업무를 맡았다. 김 분회장의 머릿속에 아직도 어느 지역으로 몇 대 분량의 소주가 올라가는지 남아있었다. 제품이 나가는 상황을 파악하면 회사의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금복주를 누구나 사랑받는 회사로 만들겠다

금복주 조합원들의 목표는 금복주를 다시 지역주민과 이웃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금복주에 대한 나쁜 뉴스가 나가면 상품 출고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현상을 누구보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잘 알고 있다.

김영만 분회장은 “예전엔 이 근처 식당가서 소주 달라고 하면 당연히 참소주를 갖다 줬는데, 요즘엔 어떤 소주를 원하는지 물어봅니다”라며 “참소주가 갑질 회사 제품인데, 왜 말도 없이 식탁에 올려놨냐고 항의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하더군요”라고 안타까워했다.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금복주의 매출과 이익은 몇 년째 꾸준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금복주의 여직원 성차별과 하청갑질 뉴스가 언론에 나오며 소비자들에게 나쁜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이 제 역할만 했어도 막았을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영만 분회장은 “비정규직 없는 회사가 됐으니, 이제 좋은 뉴스만 나오도록 해야죠. 국민이 찾고, 마시는 소주 회사가 돼야 노동자 고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금복주가 성서공단의 상징적인 사업장인 만큼, 민주노조를 잘 키우고 유지해 성서공단 노동자들과 동종업계 노동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만 금복주분회장은“금복주분회를 만들고 두 달 만에 전원 정규직화를 쟁취하고, 임금이 오르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노조는 만들기보다 지키는 게 더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라며“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민주노조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조직력을 다지고 연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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