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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를 위한 노동부는 없다[법은 창과 방패다 45] 삼성에 관리받고, 범죄 사실 인정 않는 노동부
박다혜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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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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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다스’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좀처럼 연결이 되지 않는 두 이름이 언론에 함께 거론되기 시작했다. 검찰이 2018년 4월 2일 삼성전자가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혐의로 삼성전자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파괴 문건 6,000여 건이 담긴 외장 하드를 발견했다는 소식이었다. 2013년 고소 제기 이후 검찰이 수년간 사실상 내버려 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당노동행위 사건의 수사가 비로소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차례의 압수수색, 소환조사, 구속기소 등을 거쳐 삼성의 노조파괴 계획과 실행행위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은 기업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조직을 꾸려 노조파괴 마스터플랜을 작성하고, 전국 지점과 협력업체에서 체계적으로 실행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무노조’ 경영방침의 본류(本流)인 삼성전자 주식회사(지회 조합원들의 원청은 삼성전자서비스 주식회사이다), ▲염호석 열사 장례식장뿐 아니라 지회가 가는 곳에는 비정상적으로 병력을 집중하던 경찰,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치명적인 타이밍에 투쟁의 흐름을 끊어놓는 처분을 해온 고용노동부, ▲삼성의 인사 노무 부서처럼 적극적으로 기능해온 경총 등 삼성의 노조파괴 전략에 이 모든 등장인물이 각자의 임무를 띠고 적재적소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확보한 노조파괴 문건에 “노동청 근로감독관과 수시로 접촉해 공감대를 형성하라”라는 노동부 상시관리 지침이 포함돼 있었다.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파견 수시 근로감독 건에 “적법 도급으로 노동부의 판단을 유도한다”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최근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노동부가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에서 하청 근로자들을 실질적으로 지휘·명령한다”라는 2013년 불법파견 근로감독 결과를 감췄고,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뒤바뀐 결론을 발표하기 전 삼성, 경총과 수시로 부적절한 접촉을 해왔다고 발표했다.

   
▲ 2013년의 근로감독이 통상적인 업무라고 억지를 부리는 고용노동부의 모든 노동 행정은 의심받을 것이다. 삼성의 노조파괴 마스터플랜의 한 페이지를 차지한 채 ‘상시관리’를 받고도 한 줌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에게 거부당할 것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경험하고 의심해왔지만, 이제는 문건으로도 확인했다. 노동자를 위한 노동부는 없다. 삼성노동자들이 7월 14일 서울 강남대로에서 ‘재벌 적폐 청산, 단체협약 체결, 직접고용 합의이행 삼성노동자 결의대회’를 여는 삼성본관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신동준

당시 고용노동부 차관을 비롯한 실장, 국장, 지방청장들이 감독대상자인 삼성전자서비스와 삼성전자, 경총, 전직 고용노동부 공무원과 공모해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고, 근로감독관들의 정상 감독을 방해했다. 이들은 근로감독 기간 수시로 피감독자 측에게 수시 근로감독을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될 진행내용을 구체적으로 공유했다. 조사를 받는 기업에 조사 내용을 알려주고 조사 가이드라인까지 전해줬다. 또 근로감독관의 근로감독 종결을 저지하고, 그 결과를 바꾸도록 종용해 근로감독관의 독립적 지위를 침해했다.

노동부의 수시 근로감독은 본래 2013년 8월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한 달 연장했고, 감독을 마무리한 이후 결과 발표를 미루다가 추석을 목전에 둔 9월 16일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당시 노동부는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해 위장도급으로 볼 수 없다”라는 명확하지 않은 결론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다. 삼성은 노동부 발표 직후 전국에서 지회 조합원들을 표적으로 표적감사를 일제히 벌였고,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노동부의 발표에 좌절한 현장 노동자들은 원청의 표적감사로 직격탄을 맞아 조직률이 급감했다.

노동부 고위관료들의 조직적인 행위는 단순 비위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노동부가 ‘근로감독권’이라는 국가의 주요한 권한과 기능을 스스로 내다 버린 것이다. 국가 법익에 관한 범죄행위이다. 노동부는 스스로 국가의 감독권에 대한 신뢰와 권위를 완전히 훼손했다.

무엇보다 노동부가 그르친 업무는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 삼권과 평등권을 대가로 교환한 것이다. 노동부는 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와, 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 서비스 기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회복하기는커녕, 힘써 이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노력을 했다. 노동부가 ‘무노조’ 경영이라는 목표를 삼성과 공유하고 이를 위해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보인다.

더 심각한 문제는 노동부의 범죄행위가 2013년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동부는 2018년에 벌인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조사를 적극적으로 방해했다. 자료접근을 막고, 거짓 진술을 하고, 주요 혐의자의 PC를 교체했다. 2018년의 노동부가 2013년의 노동부와 분리되지 않은 것이다. 남아있는 증거를 인멸하고 증인을 회유하는 일은 계속되고 있고, 이제 ‘전직 공무원’이 된 당시 고위공무원들은 현재의 ‘현직 공무원’과 유착해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불행히 지금 이 순간까지 고용노동부는 조금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근로감독관들의 감독 보고를 뭉개고, 삼성 측에 감독내용을 누설하며 긴밀히 소통한 행위가 통상적인 업무수행이었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노동부 전체가 똘똘 뭉쳐 자료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고위공무원들의 부당행위에 대한 유감 표명, ▲검찰수사 촉구, ▲관련자 징계와 피해자 명예회복 조치 등을 이행할 계획이나 의지도 전혀 없는 듯하다.

2013년의 근로감독이 통상적인 업무라고 억지를 부리는 고용노동부의 모든 노동 행정은 의심받을 것이다. 삼성의 노조파괴 마스터플랜의 한 페이지를 차지한 채 ‘상시관리’를 받고도 한 줌의 부끄러움을 모르는 고용노동부는 노동자에게 거부당할 것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경험하고 의심해왔지만, 이제는 문건으로도 확인했다. 노동자를 위한 노동부는 없다.

박다혜 _ 금속법률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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