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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강요 전에 더 많은 공공보육시설을 만들어라[여성 노동자로 산다 05] 공공보육과 교육은 강화해야 한다. 쭉
엄미야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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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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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바쁜 엄마, 아빠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그래도 보육에 대한 큰 걱정 없이 키울 수 있었던 바탕은 오롯이 지역에 있는 어린이집이었다.

두 아이 모두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만 1세부터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꽉꽉 채워 다녔다. 두 아이 모두 ‘장기근속(?)’자에게만 준다는 감사장을 받았다. 그 덕에 나는 둘째 아이가 어린이집을 졸업할 때 학부모 대표로 인사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해에 지리산으로 귀농을 하신 원감 선생님 집으로 가족 모두 놀러 다녀오기도 했다. 큰아이는 선생님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지만, 작은 아이는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리고 작은 아이는 중학생이 되면 그 어린이집으로 봉사를 나가고 싶다고도 한다.

어린이집은 그만큼 아이들과 부모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고, 누구에게라도 소개해주고 싶은 어린이집이다. 우리 아이 둘은 기저귀를 어린이집에서 떼었고, 젓가락질도 어린이집에서 익혔고, 한글도 어린이집에서 배웠다.

   
▲ 정책은 현장에서 나온다. 가장 좋은 정치는 여성과 엄마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의회로 진출하는 정치다. 이런 면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한 진보정당 모든 여성 후보들을 힘껏 응원한다. 24개 인권·여성·복지 등 각 분야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은 3월 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보육 더하기 인권 함께하기’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육더하기인권’은 인권, 노동권, 돌봄권, 공공성이 실현되는 보육현장을 만들기 위하여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국제아동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정치하는 엄마들,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제안하여, 지난해 11월부터 5차례에 걸친 워크숍을 진행하며 출범을 준비해왔다.

나는 거의 매일 가장 늦게 아이를 찾아오는 엄마였다. 보조 양육자 한 명 없이 큰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었던 원인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어린이집 덕이었다. 근로복지공단 안산어린이집. 이 어린이집이 없었더라면 아이들을 어떻게 키웠을까. 일은 어떻게 다녔을까. 아,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당시에 사람들 인식이 지금과 조금 달라서 경제 조건이 된다면 국공립어린이집보다 사립어린이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던 근로복지공단 어린이집 근처에 삼성에서 운영하는 사립어린이집이 있었다. 원비가 두 배 이상이었지만 대기자가 줄을 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의 어린이집이 외국인 노동자 주거밀집지역이라 조선족, 베트남 등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많이 다닌다는 사실도 부모들이 다소 그 어린이집을 꺼리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이유는 온전히 어른들의 시각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이는 친구가 주말에 중국으로 할머니 집에 다녀온다는 사실을 즐거워했고, 자기 일인 양 자랑하기도 했다.

국공립어린이집은 저렴한 보육료와 좋은 프로그램과 교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요즘 말로 ‘가성비 최고’이다. 덧붙여 부모의 경제적 수준과 무관하게 어릴 적부터 다양한 계층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 내가 사는 안산의 경우 다문화 아이들과 사귈 기회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제 문제는 많은 이들이 “아이는 국가가 키워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수요가 늘어난 데 반해, 이 좋은 국공립어린이집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보육시설’에 대한 욕구는 높은데, 여전히 많은 맞벌이 부모들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 결국, 아파트 단지 안 영세한 개인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거나, 이 어린이집이 미덥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친정엄마, 시댁 부모님의 노동에 기대기도 한다.

다행히 서울시가 2011년 658개에 불과했던 국공립어린이집을 2018년 1,954개로 늘리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정도만 늘어도 2020년까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 중 두 명에 한 명은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다고 한다. 말로만 들었을 뿐인데 묵은 체증이 확 내려가는 것 같다. 하지만 부럽기도 하다. 다른 지자체들도 서울시의 정책을 따라 배워야 한다.

정부와 시민은 “아이 많이 나면 애국자”라는 헛소리를 하기 전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는 이야기를 새겨들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 ‘무상교복, 무상교육 확대, 국공립어린이집 확보 등 보육과 교육의 공공성을 주장하는 공약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정책은 현장에서 나온다. 가장 좋은 정치는 여성과 엄마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의회로 진출하는 정치다. 이런 면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한 진보정당 모든 여성 후보들을 힘껏 응원한다. 힘내라.

그리고 우리 노동자는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이 될 수 있도록 현장과 지역에서 함께 힘써 활동해야 한다. 일하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공공보육과 교육은 강화해야 한다. 쭉.

엄미야 _ 금속노조 경기지부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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