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지부장 박근태)가 사측의 기습·일방 구조조정 강행에 맞서 11일 넘게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임원들은 4월3일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벌이고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박근태 지부장은 이날 지부 사무실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11일째 단식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4월 3일 사무직 400명, 현장직 2천 명을 구조조정 한다는 공문을 지부에 전달하려다 실패한 뒤, 조합원을 상대로 희망퇴직 공작를 벌이고 있다. 지부는 회사가 내민 구조조정안을 정몽준 자본의 이윤 극대화와 3대 세습을 위해 노동조합을 약화하려는 무분별한 정리해고 안으로 규정하고 거부했다.

▲ 4월 12일 현대중공업 자본의 일방 구조조정에 맞서 열흘째 단식 투쟁 중인 박근태 지부장이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과 투쟁 방향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노조 대외협력실 제공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회사와 고용안정을 위해 순환휴직과 교육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합의했고 ▲현대중공업이 2016년 채권은행에 제출한 3조5천억 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률이 100.5%이고 ▲부채비율을 78%까지 낮춘 상황에서 더는 구조조정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회사가 자구안 이행률을 초과했는데도 공장 외주화를 밀어붙이기 위해 계속 인력구조조정을 강행한다고 지적했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 영업을 맡은 선박해양엽업본부가 최근 31척을 수주했으나, 현대중공업에 7척만 배정했다”라며 “회사 상황이 정말 어렵다면서 왜 회사 임원과 간부들은 교체하지 않고 자리를 꿰차고 있는지 해명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현재 건설기계 부분은 잔업과 특근으로 일손을 맞추기 부족한 상황인데,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라며 “일감이 없어 구조조정을 하는 게 아니라 공정 외주화로 이윤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4월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 발생 결의를 하고, 사측의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본격 투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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