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그룹이 만든 수천 건의 ‘노조 와해 문건’이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계열 노동조합들이 삼성의 노조파괴와 무노조 경영에 맞서 공동투쟁에 나섰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지회, 서비스연맹 삼성에스원노조는 4월 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라는 이름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의 노조파괴 책동과 무노조 경영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삼성그룹 네 개 노조는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40년 전 만든 무노조 경영 방침은 시대를 거스르는 반헌법 경영”이라고 비판하고, “손자 이재용 부회장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삼성을 바로 세우라”라고 촉구했다.

▲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삼성지회, 삼성웰스토리지회, 서비스연맹 삼성에스원노조 등 삼성그룹 노동조합들이 4월 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라는 이름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의 노조파괴 책동과 무노조 경영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임연철

이들 네 개 노조는 “노동조합이 삼성을 감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대안임을 선언한다”라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노조파괴 책동에 공동으로 투쟁한다고 밝혔다.

이승열 노조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역대 정부의 특혜와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삼성은 기업이 마땅히 져야 할 사회 책무를 내버려 두는 것도 모자라 노동기본권마저 짓밟고 있다”라며 삼성의 노조파괴 범죄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라두식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투쟁사에서 “삼성 노동자는 ▲무노조경영 폐지 ▲간접고용 하청노동자 직접고용 ▲산재 피해노동자 사과와 보상 등 세 가지를 요구한다”라며 “가해 당사자가 결자해지 하라”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조합원들은 이재용 부회장 면담요청서를 삼성 측에 전달하려 했지만, 삼성은 삼성에스원 소속 경비를 동원해 막았다. 조합원들은 경비들과 충돌이 벌어지자 “같은 노동자끼리 싸울 수 없다”라며 면담요청서를 읽는 것으로 대신했다.

▲ 삼성 관련 노조 조합원들이 4월 3일 ‘이재용 부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라는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재용 부회장 면담요청서를 삼성 측에 전달하려하자 경비들이 막고 있다. 임연철

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는 삼성이 만든 ‘에버랜드노조’라는 어용노조 때문에 일곱 해째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회는 노동부 장관이 직권으로 어용노조를 해산 명령을 내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 경지지부 삼성웰스토리지회는 삼성이 교섭을 지연하며 조합원 원거리 발령, 퇴사 유도, 노조 간부 컴퓨터 원격 감시 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노조 와해 문건에 최종범, 염호석 열사에 관한 대응도 나와 있을 것”이라며 두 열사가 염원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 직접 고용 방안에 관한 폭넓은 논의를 제안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삼성에스원노조는 “회사는 노사협의회 유급 전임자만 활동을 인정하는 등 민주노조를 무력화하려 한다”라고 폭로하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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