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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간다운 삶과 국가경제의 바탕[법은 창과 방패다 39]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을 잊지 말자
노종화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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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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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060원(16.4%) 오른 7,530원이다. 지난 1월 1일부터 인상한 최저임금이 적용되자, 일부 언론은 날마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는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고용된 아르바이트 노동자, 대학 청소노동자, 아파트단지 경비원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고용축소, 간접고용 전환과 같은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보수언론은 오로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증가 부작용만 강조한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논쟁은 실제 인상분만큼의 비용증가가 발생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또는 비용증가가 발생하더라도 사업주에게 충분한 지급능력이 존재한다는 식으로 반박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제 발생하는 비용증가와 사업주의 지급능력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보수언론이나 재계가 주장하는 만큼의 비용부담이 발생하지 않음을 증명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다. 이러한 논쟁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옹호하는 편이 어쩔 수 없이 재계의 공격을 수세적으로 방어하는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특히 위와 같이 비용 중심으로 논쟁이 치우칠 경우, 노동력의 대가인 임금이 갖는 사회 경제적 의미를 비용항목 중 하나인 ‘인건비’로 축소할 위험성이 크다.

노동력의 대가인 임금은 결코 ‘인건비’라는 비용항목 중 하나로 인식하면 안 된다. 적정임금은 한 개인이 인간다운 삶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필요한 수단인 동시에, 소비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국가경제의 핵심 바탕이다. 적정한 임금수준을 보장해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이 가능하고, 소비활동이 활발해져 국가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10월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이 국세청이 제출한 ‘근로소득자 천 분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가 있다. 2015 귀속연도 기준 한국 전체 근로소득자는 1,733만 명이었고, 이중 소득수준이 중간인 50% 구간 노동자의 연 소득은 2,300만 원(50% 구간 노동자 17,333명이 3,985억 원의 소득을 얻음)이었다.

근로소득자의 절반인 866만 명이 연간 2,300만 원, 월 기준 192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소득수준 30% 이하 520만 명의 노동자는 월 117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얻고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저소득자를 충분히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는 한국 사회 현실에서 과연 월 소득 117만 원에서 192만 원으로 물질적·정신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한국 전체 인구는 5,100만 명이고, 이중 경제활동인구는 2,691만 명이다.

이 중에서 866만 명이 월 200만 원의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주장하는 소득주도-소비주도 경제성장은 허황한 꿈일 뿐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한국 사회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저임금-고효율이라는 이름 아래서 수많은 노동자의 고통으로 경제를 떠받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소득 계층과 임대-금융수익 등 지대소득계층 사이에서 부의 재분배 효과를 내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갈수록 악화하는 빈부격차, 사회양극화를 개선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요즘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앓는 소리가 높아지자, 자영업자를 괴롭히는 가장 큰 고통은 갈수록 오르는 임대료, 카드수수료 때문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에 대한 임금인상이 원인이 아니라는 분석이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대표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는 최근 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역풍에 ‘임대료 인하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보수 야당은 문재인 정부가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부담을 건물주에게 떠넘기려고 한다고 비판한다.

최저임금에 관한 보수진영의 우려와 지적은 오히려 환영해야 할 소식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기회로 지대소득의 불공정성을 사회 이슈로 부각해야 한다. 날이 갈수록 심화하는 한국 사회 양극화 문제 해결을 촉구해야 한다.

최저임금법 1조는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적정소득 확보를 통한 인간다운 삶 보장, 소득주도-소비주도의 건강한 경제발전, 사회양극화 개선을 제도의 힘으로 실행한다는 분명한 당위성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충분한 보호나 기본소득의 제도화를 이루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까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사업주 부담 증가’라는 논쟁에 지나치게 휘말려,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종화 _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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