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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어디서 자고, 무얼 먹든 통상임금 20% 내놔”[이주노동자]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에 앞장서는 한국 정부, 특히 노동부
<바지락> 2018년 01월호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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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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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2월, 고용노동부가 「외국인근로자 숙식 정보 제공 및 비용징수 관련 업무지침」을 발표했다.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숙식비를 임금에서 공제하기 쉽게 만들어준 지침이 주요 내용이다. 이 지침에 따르면, 사업주가 이주노동자의 통상임금에서 최대 20%까지 숙식비로 공제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인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할망정 최저임금조차 지키기 어렵게 만들었다.

월 통상임금이 160만 원이고 공장건물 2층에서 사는 이주노동자가 있다. 이 이주노동자는 기숙사와 식사를 무료로 받았지만, 사업주가 노동부 지침을 따르면 월 32만 원까지 숙식비를 떼어갈 수 있다. 식사 제공 없이 숙소만 받으면 1인당 월 최대 24만 원 뗄 수 있다. 한 방에 세 명이 함께 산다면 방 하나 값이 월 72만 원이 된다. 사업주는 공장 한쪽에 공간을 내어주고 고수익 임대사업을 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를 숙소로 인정해주고 비용을 받아도 된다고 했다. 명백한 불법 건축물이고, 주거시설의 최저기준도 갖추지 못해도 상관없다는 꼴이다. 이들 불법 건축물 숙소는 상하수도, 배수, 온수, 화장실과 샤워시설, 보안과 안전 문제, 특히 추위와 더위, 화재에 취약하다. 최근 컨테이너 숙소에서 불이 나 이주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다.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가 사는 숙소가 어떤 환경인지, 사람이 살 만한 곳인지, 불법시설은 아닌지, 사고 가능성은 없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게다가 숙소와 식사의 질과 수준에 상관없이 사업주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숙식비를 떼어갈 수 있도록 한 점이 문제다. 한 방에 같이 살아도 통상임금이 높은 이주노동자는 더 많은 숙식비를 낼 수도 있다.

한국의 근로기준법 43조 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숙식비 공제 관련 법령 규정이 없고,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가 거의 없으니 법 제도상 공제하면 안 된다. 고용노동부는 ‘숙식비 공제동의서’ 서식을 만들어 16개 언어로 번역해서 사업주에게 배포하고 있다. 벼룩의 간을 빼먹으라고 한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홍보하는 꼴이다.

이주노동자의 숙식을 소액 징수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던 사업주들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이 지침에 따라 숙식비를 큰 폭으로 올리려 한다. 사업주가 강압하며 들이미는 근로계약서와 공제동의서에 이주노동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서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노동조건의 최저 기준인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의 임금 강탈하는 숙식비 공제 지침을 바로 폐기하고, 이주노동자의 노동력 재생산이 가능한 주거시설을 확보하기 바란다.

김그루 /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조직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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