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이 '근로기준법 개악 중단, 한상균 위원장 등 구속노동자 석방, 정치수배 해제' 등을 요구하며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당대표실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지 5일째가 됐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바닥 깔개도 없이 수돗물과 소금 30g만으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21일), 민주노총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긴급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제9기 임원 선거 결선 후보, 시민사회단체 등 200여 명이 긴급 결의대회에 참석한 가운데 '근로기준법 개악, 자의적 구금, 정치수배' 라고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민주당이 경찰을 동원해 출입문을 막고 이영주 사무총장의 격려지지방문을 위해 찾은 동료들을 통제하는 것을 규탄하며 당사로 진입 시도를 하기도 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여는 말을 통해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를 한 이유는 노동개악 저지하고, 노동자 민중의 삶을 위해 싸웠다. 민주노총은 무너진 민주주의와 인권을 회복시키는 계기를 만들었고, 박근혜 퇴진의 밑불이었다"며 "민중총궐기에서 숨진 백남기 농민 모교 중앙대에서 명예졸업상을 수여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우리의 투쟁이 정당했기에 마지막 결과도 핍박받고 구속 등 억울한 일이 원상회복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소한의 격려지지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반민주주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규탄하고, 민주당을 향해 최소한의 편의 제공 할 것을 촉구했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집권여당 민주당은 지난 주말까지도 근기법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오늘 아침에도 여야 간사단은 합의안을 만들려고 하다가 결렬됐다. 이러한 민주당 당대표실에서 단식농성이 과한 행동인가”라며 “촛불광장을 만들었던 우리 모두는 헌법의 정신에 따라 적폐를 청산할 것, 정의롭게 국정을 운영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 때에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근기법 개악 시도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박근혜 퇴진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이루어낸 것이 아니라 바로 광장의 수많은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게 역할을 위임했다”며 “지금부터 만들어갈 세상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독점해서는 안 된다. 광장의 정신으로 토론과 성찰의 장을 이끌고 수렴해야할 역사적 책무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미류 인권운동상랑방 활동가는 “한상균 위원장과 이영주 사무총장이 구속되고 수배된 이유는 거리에서 집회를 했다는 것이다. 집회를 불법이라고 하는 것이 두려워서, 우리가 집회하기를 포기하고 거리로 나서기를 주저했다면 과연 작년에 어떻게 박근혜를 끌어내릴 수 있었겠는가. 우리는 어떻게 광장에 모이고, 어떻게 거리로 나설 수 있었겠는가. 끊임없이 그것(집회)을 불법으로 만들어내는 권력에도 불구하고 광장에 모이고 거리로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박근혜를 끌어내릴 수 있었고, 조기대선을 치루면서 문재인이 당선됐다”며 “만약 자신이 촛불 대통령이라고 자임한다고 한다면 지금 당장 한상균을 석방하고 이영주의 수배를 해제해야 한다. 이것은 민주당의 책임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당이 되면 권력을 가지게 된다. 그 권력으로 노동자 민중의 목숨을 쥐고 흔들었던 것이 한국사회였고, 그것에 저항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섰다. 그 권력을 제대로 사용하라고 권력을 바꿔준 것”이라며 “그런데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 최장 노동시간 속에서 원래 나와 있는 근로기준법대로 하자며 제대로 된 행정지침 돌려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엄한 협상을 하고 있다. 일을 조금이라도 더 시키려는 사장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는 그 권력을 여당 당사에 들어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민주노총 동지들을 만나겠다고 하는데 그 출입문을 통제하는 권력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