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설립은 기존 노동조합에서 조합원의 이탈을 기본으로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복수노조를 만들게 된 배경과 이유가 무엇인가가 중요하게 된다. 왜냐하면 복수노조가 없었다면 조합원들이 가입하고 있던 노동조합에서 이탈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수노조 설립의 배경과 탈퇴 이유를 보면 일정한 차이가 나타난다. 기존에 금속노조가 있는 사업장의 경우는 구조조정을 준비 중이거나, 민주노조를 약화・파괴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비해 금속노조가 노조를 설립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신규로 금속노조 지회를 설립 한 사업장의 경우는 아직 노동조합이 조직력이 약하기 때문에 금속노조에 대한 나쁜 여론 작업이 주요하게 작동한다. 금속노조가 만들어지면 회사가 어려워진다거나 망한다는 고용불안 공포를 확산시킨다. 그리고 회사 관리체계를 통해서 기업노조 가입원서를 집단적으로 받아내고, 거기에 반항하면 관리자 등의 면담과 징계로 조합원들이 회사에 저항하지 못하고 금속노조를 탈퇴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남으려면 회사로부터 쏟아지는 다양한 탄압과 공포를 이겨내고, 경제적 손실, 인사차별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속노조가 뿌리를 내리고 있던 사업장의 경우는 구조조정 시기를 최대한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회사가 어려워지는 과정에서 회사의 탈퇴 압박이 이어지기고 하고, 휴업 중에 불안심리를 최대한 활용하여 선별 복귀라는 카드로 조합원들에게 기업노조 가입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선별 복귀 방식은 발레오만도, 만도, 상신브레이크, 유성기업 등 파업유도와 공격적 직장폐쇄를 통한 기업노조 건설과 민주노조 무력화와 파괴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던 창조컨설팅이 만들어낸 전형적인 민주노조 파괴 프로그램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안재원 /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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