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먹튀 외투자본’ 대만 이잉크사에 맞서 일자리를 되찾고 우리 기술을 지키기 위한 하이디스 노동자들의 투쟁이 1,000일을 넘었다. 

12월 25일로 정리해고 1,000일을 맞은 금속노조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지회장 이상목, 아래 지회)가 27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하이디스 정리해고 1000일, 연대의 날, 정의의 신발, 탐욕의 신발’ 행사를 열고 대만 이잉크 본사에 무분별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철회, 고용보장을 요구했다. 

▲ 12월 25일로 정리해고 1,000일을 맞은 금속노조 경기지부 하이디스지회가 27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하이디스 정리해고 1000일, 연대의 날, 정의의 신발, 탐욕의 신발’행사를 열고 대만 이잉크 본사에 무분별한 손해배상과 가압류 철회,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하이디스 사측은 2017년 1월, 집회 도중 경영진의 사진에 신발을 던졌다는 이유로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조합원들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하이디스는 앞서 2015년 하이디스 배재형 열사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열사의 죽음의 원인은 회사의 구조조정”이라는 발언을 문제 삼아 4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이디스는 지회 조합원들의 금속노조 조끼 착용과 노동절 집회 참석 등을 구실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노동사회단체들은 지회에 ‘연대의 신발 값’을 전달하며 응원했다.

▲ 12월 27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하이디스 정리해고 1000일, 연대의 날, 정의의 신발, 탐욕의 신발’행사에서 노동사회단체 회원들이 지회 조합원들에게 ‘연대의 신발 값’을 전달하며 손배가압류 폐지 투쟁에 함께한다는 뜻을 전하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백기완 선생은 이날 연대발언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대표시절 하이디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라고 촉구했다.

김수종 유성기업지회 해고 조합원은 “힘없는 노동자에게 때린 손배가압류는 가정까지 파탄시켰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노동자에게 바뀐 것은 없다”고 비판했다.

황미진 KEC지회 부지회장은 “자본은 용역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고도 고작 벌금 몇 푼으로 끝나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합법 파업을 해도 엄청난 액수의 손배가압류에 생계마저 막히고 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하이디스지회 조합원들이 12월 27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하이디스 정리해고 1000일, 연대의 날, 정의의 신발, 탐욕의 신발’행사에서 하이디스와 이잉크에 손배가압류 철회와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상징의식을 벌이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하이디스 정리해고 1000일, 연대의 날, 정의의 신발, 탐욕의 신발’ 행사에 참가한 노동자와 노동사회단체 회원들은 하이디스의 손배가압류를 풍자하는 신발 상징물에 신발모형을 붙이는 상징의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를 제조하는 하이디스는 2008년 대만 이잉크사에 매각됐다. 하이디스를 사들인 대만 이잉크사는 하이디스의 ‘광시야각 특허’로 매년 1천억 원이 넘는 특허 수익을 올리고 있다.

▲ 12월 27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연 ‘하이디스 정리해고 1000일, 연대의 날, 정의의 신발, 탐욕의 신발’ 행사에서 노동사회단체 회원들과 지회 조합원들이 손배가압류 폐지 투쟁을 결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동과 세계> 변백선

하이디스는 2014년 85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5년 3월, ‘긴박한 경영상 위기’라고 주장하며 260여 명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희망퇴직을 거부한 조합원 79명마저 해고했다. 정리해고 투쟁 과정에서 2015년 5월 배재형 열사가 세상을 떠났다. 지회는 정리해고 이후 대만 이잉크의 모기업인 영풍위그룹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다섯 차례 원정투쟁을 벌이는 등 강력히 투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년전 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시절 “하이디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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