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또 산재 사망사고가 났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주 아무개 조합원(27세)이 12월 13일 14시 35분쯤 A열연압연공장 설비 정기보수작업 중 기계장치에 1차로 가슴 부위가 끼었다. 이 장치가 다시 움직여 주 조합원은 주저앉았다. 다른 작업자가 주 조합원의 의식을 확인하는 사이 장치가 다시 움직여 2차로 머리가 끼여 사망했다. 주 아무개 조합원은 지난 9월 24일 결혼했다. 유가족은 임신한 부인이다.

주 아무개 조합원 작업 시 기계 전원과 유압이 차단되지 않았다. 동료가 주 조합원 옆에 있었으나, 바로 설비를 멈출 수 있는 비상 스위치 등 안전장치가 없었다.

현대제철지회는 ▲전면 작업중지, 현존 위험 안전보건 조치 ▲안전작업 계획 마련 ▲주 아무개 조합원 죽음 철저 진상규명 ▲사업주의 책임 안전관리 의무 위반 사측 엄중 처벌 등을 요구했다.

▲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주 아무개 조합원(28세)이 12월 13일 14시 35분쯤 A열연압연공장 설비 정기보수작업 중 기계장치에 1차로 가슴 부위가 끼었다. 이 장치가 다시 움직여 주 조합원은 주저앉았다. 다른 작업자가 주 조합원의 의식을 확인하는 사이 장치가 다시 움직여 2차로 머리가 끼여 사망했다. 주 아무개 조합원 작업 시 기계 전원과 유압이 차단되지 않았다. 동료가 주 조합원 옆에 있었으나, 바로 설비를 멈출 수 있는 비상 스위치 등 안전장치가 없었다. <아이레이버> 자료사진

주 아무개 조합원이 정기보수작업을 하던 기계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192조에 따라 비상시 즉시 운전을 정지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유해위험 기계다. 법률이 규정한 최소한의 비상 멈춤 스위치만 있었으면 2차 머리 끼임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고, 사망에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여러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한 죽음의 공장이다. 2013년 다섯 명의 노동자가 아르곤 가스 누출로 사망했고, 최근 1년 사이 산업재해로 세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 안전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사망사고 발생 시 작업을 중지한 뒤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을 들어 안전 확보 여부를 확인하겠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재해는 한 사람의 노동자만이 아니라 가족과 동료, 지역공동체 삶까지 파괴하는 사회적 재난”이라며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제도와 장치를 불합리한 규제로 간주해 왔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노동부는 ‘중대 재해 발생 시 작업 중지 명령·해체 운영기준’ 지침을 수립해 문재인 대통령이 선언한 내용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부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즉각 모든 작업을 중지시키고 현장 노동자들이 “안전이 확보됐다”는 의견을 표명해야 작업 재개를 허락한다는 방침 세웠다. 또 현존하는 위험의 안전조치는 물론, 향후 안전작업계획까지 현장노동자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했다.

노동부 천안지청은 13일 사고당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정기근로감독 중이었다. 사고 뒤 현장에 근로감독관 두 명과 한국산업안전공단 관계자 두 명이 있었지만 이들이 취한 조치는 사실상 아무것도 없었다. 노동부는 스스로 발표한 ‘산업재해 트라우마 관리매뉴얼’에 따른 긴급지원시스템을 가동해야함에도 아무조치도 취하지 않아 추가 산업재해의 위험을 방치했다. 

현대제철지회는 현장의 근로감독관이 주 아무개 조합원 사망사고가 일어난 뒤 ▲전면 작업중지 명령 자체를 내리지 않았으며 ▲범위 역시 전면 작업중지가 원칙임에도 부분 작업중지에 그쳤고 ▲사고조사를 노동조합을 입회시키지 않고 일방으로 진행했으며 ▲조사내용 역시 노동조합에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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