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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라면 누구나 함께하자”[노동문화 처음처럼 11] 금속노조 경남지부 율동패 ‘세모단’
김경훈 편집부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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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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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노동자여, 단결하라.’ 약칭 ‘세모단’이라고 부르는 노조 경남지부 율동패는 이름에 걸맞게 노조 조합원과 노조 밖 노동자를 모두 묶고 있다.

6월28일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만난 ‘세모단’ 패원은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조합원 두 명(최선재 패장, 진환 패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한 명(이형민 패원)에 아르바이트 노동자인 이효정 패원, 회사원인 권보연 패원 등 모두 다섯 명이다.

이효정 패원과 권보연 패원은 시민단체 ‘창원은 안녕들 하십니까’(아래 ‘창원 안녕들’)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현우 씨가 2013년 ‘하 수상한 시절에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쓴 후 전국 곳곳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지역조직이 결성됐다. ‘창원 안녕들’은 유일하게 지금까지 활동하는 ‘안녕들 하십니까’ 지역조직이다.

 

“노동자라면 누구나 함께하자” 뜻 모아

‘세모단’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계약직 해고 저지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와 ‘창원 안녕’들을 비롯한 지역 시민단체들은 2016년 1월 ‘이유 있는 밤’ 거리 토크콘서트를 위해 문화공연을 준비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공연이 끝난 뒤 ‘율동패를 만들면 어떨까’하는 논의를 시작했다.

‘세모단’ 패원들은 처음부터 ‘금속노조 조합원이 아니라도 노동자라면 누구나 함께 하자’는 뜻을 모았다. 경남지부는 이런 취지에 공감했다. 강웅표 지부 문화체육부장은 “경남지부가 문화교실을 하고 있다. 문화교실 수강생들이 금속 집회를 포함해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지역 사람들이 소중한 우리 자산이다. 문화패원을 금속노조에 국한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 금속노조 경남지부 율동패 ‘세모단’ 패원들이 6월28일 노조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민중가요 ‘선을 넘는다’에 맞춰 율동을 연습하고 있다. 김경훈

율동패를 만들기로 결심한 패원들은 당시 ‘부경몸짓패’에서 활동하던 이형민 패원을 찾아가 함께 2016년 3월 ‘세모단’을 결성했다. 최선재 패장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모이다 보니 활동에 어려운 점이 많다”며 “먼저 활동하던 이형민 동지 의지가 없었으면 ‘세모단’을 시작하기 힘들었을 것 ”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형민 패원은 “창원에 몸짓패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며 “혼자 활동하느라 외로웠는데 네 명과 함께 하게 돼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다”라고 화답했다.

 

최저임금 이야기에 시민 호응…가장 기억에 남아

‘세모단’은 한국산연지회, 삼성테크윈지회 등 경남지부 투쟁사업장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 전국노동자대회 등 여러 무대에 서고 있다. 패원들은 특히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에서 최저임금 1만 원을 외쳤던 공연을 인상 깊은 공연으로 꼽는다.

최선재 패장은 “최저임금 이야기가 시민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데 시민들이 우리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듣고, 우리 몸짓에 집중했다”며 “시민들에게 우리 주장과 요구를 알려서 의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효정 패원은 “촛불집회 현장에서 노동자 이야기가 별로 없었다. 발언을 준비하면서 ‘노동자 이야기를 하면 별로 반응이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었다”면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하고, ‘이 돈으로 살아봐’ 공연을 하니 반응이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세모단’은 현대중공업지부 몸짓패 ‘차오름’, ‘부경몸짓패’, ‘4․16몸짓패’ 등 영남권 몸짓패와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이형민 패원은 12년의 어용노조 세월을 끝내고 민주노조로 돌아온 현대중공업지부 몸짓패 ‘차오름’ 동지들이 했던 말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

“어용노조에서 민주노조로 돌아올 수 있던 힘 가운데 하나가 문화패였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리 집행부가 어용이라도 조합원들이 민주노조에 대한 열망을 품으면 다시 민주노조를 세울 수 있고, 거기서 문화패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진환 패원은 “노조 활동을 하면서 문화역량이 노조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노조 문화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조합원 단결을 다지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세모단’은 어떻게 하면 조합원들과 함께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잘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나도 몰랐던 모습 발견해”

1년 넘게 활발한 활동을 펼친 세모단은 2기 패원을 모집하고 있다. 경남을 벗어나 전국에서 활동하려면 더 많은 패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세모단 패원들은 인터뷰 내내 ‘세모단’ 활동을 하면 좋은 점이 무엇인지 열심히 홍보했다.

최선재 패장은 “‘세모단’ 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얻고 있다. 발언을 준비하다 보니 사람들 앞에서 내 의견을 말하는 데 익숙해졌다”며 “예전에 노사협의회에 들어가면 아무 말도 못 했다. 율동패 활동 뒤 내 의견을 좀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권보연 패원은 “제가 몸치, 박치에 문화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었다. ‘세모단’ 활동을 하며 ‘표정이 좋다’, ‘에너지가 있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며 “‘세모단’ 활동으로 나도 몰랐던 나의 좋은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보연 패원은 “잘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함께 하는 과정에서 좋은 모습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다”며 “걱정하지 말고, 일단 한번 같이 해보자”고 ‘세모단’ 가입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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