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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트로이카, 그렉시트, 그리고 시리자[국제계급정치와 좌파정당 07] 반긴축 좌파정당 시리자의 정치 실험
원영수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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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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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는 2008년 강타한 경제위기로 유럽 중심에 섰다. 시리자(SYRIZA, 급진좌파연합)가 2015년 1월 총선에서 거둔 승리는 그리스와 유럽의 역사를 새로운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시리자는 20세기 좌파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21세기 새로운 유형의 정당으로 성장해 집권에 성공했다.

 

그리스 좌파-공산당, 사회당, 시리자

그리스 공산당(KKE)은 20세기 전반 그리스 좌파를 주도한 세력이었다. 공산당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그리스를 점령하자 반파시즘 무장투쟁을 벌였다. 공산당은 1944년 그리스 해방 이후 영국, 미국의 지원을 받는 반혁명 반동세력에 맞서 내전을 벌였다. 공산당은 1949년 내전에서 패한 뒤 군부독재 아래서 처절한 탄압의 세월을 견뎠다.

1974년 군부독재 퇴진 이후 열린 정치 공간을 주도한 세력은 새로 등장한 그리스사회당(PASOK)이었다. 사회당이 1981년 집권하면서 선거 정치를 통해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찻잔 속 혁명으로 끝났다. 그리스 사회당은 우경화를 거듭하며 체제 내 정당으로 변신했다. 결국 2012년 정치 몰락을 맞이했다.

1970년대 반독재 민주화 투쟁 속에서 나타난 비공산당계 좌파의 성장과 확산은 새로운 세대의 좌파운동을 낳았다. 기존 공산당과 사회당의 제도정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운동은 시리자로 이어졌다.

   
▲ 치프라스 정부는 2015년 7월 무조건 굴복을 요구하는 트로이카에 맞서 승부수를 던졌다. 이른바 OXI(그리스어로 ‘아니오’) 국민투표였다. 그렉시트와 국가부도 위협 속에서 치른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민중은 트로이카 양허안을 강력히 반대했다. 61.31%(355만8천여 표)가 반대표였다. 신자유주의 긴축을 강제하는 트로이카에 맞서 시리자 정부와 그리스 민중이 승리를 거둔 순간이었다.

 

시리자의 성장-경제위기와 반긴축의 정치학

시리자는 2004년 그리스 공산당에서 이탈한 유로코뮤니즘 경향의 정치조직(Synaspismós)과 다양한 신좌파 조직들의 선거연합으로 출발했다. 선거 시기에 정당으로 개입하고 나머지 시기에 각자 정치조직으로 활동하는 형태였다.

시리자는 2009년 알렉시스 치프라스를 당 대표로 선출하면서 새로운 정치실험을 모색했다. 2008년 닥친 경제위기와 겨울 아테네 폭동은 그리스 사회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른바 ‘그리스 민주주의’를 지배한 신민당(ND)-사회당(PASOK) 양당체제는 붕괴 위기에 내몰렸다.

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벌이는 신자유주의 공세에 양대 정당은 굴복했다. 시리자는 그리스 민중 저항을 대변해 반긴축을 주장했다. 시리자는 2012년 5월과 6월 총선에서 2당으로 올라섰다. 거의 반세기 동안 그리스 좌파를 지배한 사회당이 부패와 무능으로 몰락하면서 급진좌파 시리자가 그리스 좌파의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했다.

2013년 첫 전당대회에서 단일정당으로 전환한 시리자는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1당으로 우뚝 섰다. 시리자는 마침내 2015년 1월 총선에서 신민주당을 누르고 집권에 성공했다. 1982년 그리스 사회당 첫 집권에 견줄 만한 엄청난 승리였다. 시리자는 224만5천여 표(36.3%)를 얻어 과반에 1석 모자라는 149석을 차지했고 그리스 독립당(ANEL)과 연합정부를 구성했다.

거대한 양대정당, 트로이카와 유럽 주요정부, 국내-국제언론의 엄청난 압박에 불구하고 민중 지지에 힘입어 시리자가 승리를 거뒀다.

 

트로이카에 맞선 저항-국민투표 승리와 굴복

시리자를 원치 않은 트로이카는 시리자 정부를 전방위에서 압박했다. 트로이카는 강도 높은 긴축을 시행해 구제금융을 집행하겠다는 양허안을 내밀었다.

치프라스 정부는 2015년 7월 무조건 굴복을 요구하는 트로이카에 맞서 승부수를 던졌다. 이른바 OXI(그리스어로 ‘아니오’) 국민투표였다.

그렉시트와 국가부도 위협 속에서 치른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민중은 트로이카 양허안을 강력히 반대했다. 61.31%(355만8천여 표)가 반대표였다. 신자유주의 긴축을 강제하는 트로이카에 맞서 시리자 정부와 그리스 민중이 승리를 거둔 순간이었다.

트로이카와 자본은 그리스를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시리자 정부는 협박에 굴복해 긴축을 시행하기로 했다. 치프라스는 국가부도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자 좌파는 ‘치프라스의 배신’을 규탄하며 탈당해 새로운 좌파정당인 민중단결(LAE)을 결성했다. 시리자는 2015년 9월 총선에서 다시 승리해 집권했다. 민중단결은 2.9% 득표율로 의석 획득에 실패, 원외정당으로 남았다.

시리자와 치프라스는 그렉시트를 결단하지 못했다. 시리자 집권 이후 유럽은 변했다. 그리스를 사실상 국가부도로 처절하게 응징한 유럽연합은 2016년 브렉시트 등 거센 도전에 부딪히며 정당성 위기를 맞고 있다. 시리자 정부와 그리스 민중은 트로이카와 투쟁에 패해 10년 가까이 이어지는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리스 민중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원영수 <국제포럼>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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