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용접작업하다 지진을 경험할 수 있다. 용광로에서 슬래그 제거작업하다 지진을 맞을 수 있다. 크레인 운전하다, 지게차 운전하다가 지진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화학물질을 주입-운반하다, 선반 위에 물건을 올려놓다가, 중량물을 옮기다 지진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게차 옆을 지나다, 사다리 작업을 하다가 지진 때문에 다칠 수 있다. 노동자 여러분은 지진 온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원전과 석유화학단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 보다 노동자가 일하는 공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 현장에서 일하다 경주에서 발생한 정도 규모의 지진으로 땅이 흔들렸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공장은 열려 있는 공간이다. 어디 숨을 곳이 없다. 그냥 뛰쳐나갈 수도 없다. 공장 곳곳에 유해위험물이 널려 있기 때문이다. 섣불리 행동하다 더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 지진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지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사업주에게 노동잡 보호 의무를 다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정부에게 사업장 점검을 요구하고와 지진시 대응 매뉴얼을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 보호가 사업주와 정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지진에 대처하는 매뉴얼이 없다.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매뉴얼은 더욱 없다. 우리 노동자들은 지진에 대한 교육도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우리 사업장에 어떤 위험이 존재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중요한 일이다. 사업장 마다 취급하는 유해위험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처 요령이 달라야 한다.

뜨거운 물체를 취급하는 작업장과 일반 조립 작업장의 위험이 다르다. 땅이 흔들렸을 때 뜨거운 물체를 취급하는 경우 화상과 부딪힘이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 조립 작업장의 경우 기계 오작동이나 부품으로 인한 협착 등의 사고나 날 수 있다.

용접, 절단을 자주 하는 작업장은 용기가 넘어지며 작업자를 덮칠 수 있고, 가스 누출로 최악의 경우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작업장의 위험 요인을 확인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유형을 파악한 후 이에 따라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스 용기 보관 방법과 결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뜨거운 물체를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해서 주변의 위험요인을 어떻게 없앨지, 기계 가동 중 정전으로 인한 기계 오작동으로부터 노동자를 어떻게 보호할지 미리 대비해야 한다.

▲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지난 9월26일 오후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 없는 정부의 지진 대책. 사업장과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예방과점검 지침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후 작업장 통로를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작업자 통로와 지게차 통로를 확실히 구분하고, 작업장 물건을 너무 높게 쌓아 놓은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물건을 높게 쌓거나 단단히 고정하지 않으면 지진이 발생했을 때 물건의 낙하로 주위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다칠 수 있다.

작업장 출입구나 소화기 근처에 제품이 쌓여 있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출입문의 여는 방향이 작업장 안에서 바깥으로 열리는 구조인지, 비상벨이 정상 작동 하는지 등도 점검할 부분이다.

지진 대비 사전 안전조치는 상시로 회사에 점검을 요구해야 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낸 큰 규모의 지진보다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현재 더 높은 분석임을 고려할 때 일상 안전 점검이 중요하다.

점검 후 지진 발생 대피 훈련을 해야 한다. 도쿄방재센터에서 발간한 지진대비행동매뉴얼에 따르면 대지진 체험자 중 갑자기 흔들려서 ‘비행기가 떨어졌다’, ‘공장이 폭발했다’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고, 특히 몸이 굳어지고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 적절한 판단이 어려워진다고 한다. 평상 시 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간접 경험을 통해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왕좌왕하지 않고 즉각 대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진으로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인명구조훈련도 해야 한다. 지진에 대해 막연한 공포를 갖지 말고 지진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보호하고 동료를 보호하기 위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 사업주에게 요구해야 할 내용이다. 사업장을 지금 보다 더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옆 공장에서 지진으로 인해 화학물질 누출이나 폭발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공장에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대피를 할 수 있도록 사업주에게 요구해야 한다.

지진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지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 사업주에게 노동자 보호 의무를 다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정부에게 사업장 점검을 요구하고 지진 시 대응 매뉴얼을 요구해야 한다. 노동자 보호가 사업주와 정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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