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 조합원들.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다.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각 자치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일하며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상담하고 교육하는 일을 한다. 시와 자치구가 운영하는 센터. 고용이 안정된 전문직이라 생각할만한데 이들은 왜 노동조합을 만들었을까.

“조합원 모두 사회복지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자격증 중 하나를 갖고 있다. 정신보건전문요원 자격증까지 있어야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김성우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장의 말이다. 그러나 이들의 고용은 서울시나 자치구도 안전하게 보장해 주지 않는다. 대부분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어 1년마다 재계약 하거나, 10개월씩 쪼개기 계약으로 고용을 이어간다. 누구도 고용승계 의무를 지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합원 중 정규직인 사람은 한 명도 없다.

▲ 서울시와 맺은 협약의 성과에 이어 각 자치구도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라며 10월5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10월26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철야노숙농성과 단식까지 벌이고 있다. 투쟁이 하나씩 결실을 만들고 있다. 11월1일 서울시 동작, 성동, 성북, 종로구와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김성우 지부장은 “지역사회에서 자살, 우울증, 조현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상담, 교육 관리해 지역사회에서 적응하며 살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평균 재직 연수가 2.7년으로 짧다보니 업무의 숙련도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상담자가 계속 바뀌지 않아야 안정적으로 상담하고 제대로 지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의 고용을 지키는 투쟁이 주민들의 정신 장애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는 길이다’라는 생각으로 서울시와 자치구에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도 자치구도 위탁업을 수행하고 있는 센터장도 자신들은 진짜 사장이 아니라고 했다.

이 노동자들은 지난 2월 노조를 설립했고 5월부터 서울시에 고용안정협약을 요구하며 교섭을 요청하고 투쟁했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 9월 고용안정협약에 서명했다.

“서울시에서 일하는 정신보건전문요원 315명 중 290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서울시 직영 2개 센터, 지역 25개 센터 등 모두 27개 센터가 있다. 24개 센터 노동자들이 조합에 가입했다. 노조가 설립되자마자 아슬아슬 이어가고 있는 고용관계, 임금삭감에 분노했던 울분이 하나씩 터져 나왔다.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찾아 가입했다.” 김성우 지부장이 말했다. 조합원들과 똘똘 뭉쳐 요구한 결과 교섭에 응하지 않고 대화할 의지가 없던 서울시를 교섭 자리에 나오게 했다.

서울시와 맺은 협약의 성과에 이어 각 자치구도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라며 10월5일부터 파업을 시작했다. 10월26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철야노숙농성과 단식까지 벌이고 있다. 투쟁이 하나씩 결실을 만들고 있다. 11월1일 서울시 동작, 성동, 성북, 종로구와 고용안정협약을 맺었다.

▲ 한 달이 훌쩍 넘는 파업. 조합원들은 끄떡없다. 김성우 지부장은 “노동자가 권리를 찾아가는 감동,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내 일의 가치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조합원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지금 조합원들의 애사심과 일에 대한 자부심이 정신 상담이 필요한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18개의 미합의 자치구에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하라는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직접 자치구를 찾아가는 버스투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 달이 훌쩍 넘는 파업. 조합원들은 끄떡없다. 김성우 지부장은 “노동자가 권리를 찾아가는 감동,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내 일의 가치를, 어려움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조합원들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지금 조합원들의 애사심과 일에 대한 자부심이 정신 상담이 필요한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는 10월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연 ‘나와라 진짜 사장, 멈춰라 외주화, 끝내자 하청인생, 간접고용-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전국의 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이 정신보건지부 조합원들의 투쟁을 응원했다.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상담하는 공공부문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벌이는 파업에 대해 스스로 죄책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고생한다고, 꼭 싸워서 이기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에 큰 힘을 낼 수 있었다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싸우면서 우리의 진짜 사장을 찾았다. 집단성, 대표성이 있는 노동조합으로 단결하면 노동자 스스로가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고 말하는 김성우 지부장. 노동조합 가입을 고민하는 노동자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단다. “나의 옆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같은 고민과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다. 열심히 일한 만큼, 억울하게 일한만큼 노동자의 권리를 찾는데 더 열정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전국에 있지만 노동조합은 아직 서울시에만 있다. 전국에서 일하는 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보건의료노조 서울시 정신보건지부 조합원들은 오늘도 더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승리하기 위해 외친다. “정신보건 고용안정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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