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우영산업 광주지회 노동조합 소개해주세요.

최근호 지회장> 우영산업 광주지회는 올해 7월에 만들었습니다. 49명의 조합원이 똘똘 뭉쳐 한 식구를 이루고 있는 노동조합입니다. 본사가 천안에 있습니다, 생산공장은 경주와 광주 두 곳에 있는 자동차 차체부품 제조사업장입니다. 경주공장에 있는 우영산업 경주지회가 우리보다 조금 먼저 생겨 형제 노동조합이 있는 셈이고요. 광주공장에 직접 고용과 간접 고용노동자 다 포함해서 전체 105명이 복닥거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지락> 지회 결성 계기와 과정을 소개해 주세요.

최근호 지회장> 저는 입사한지 만 10년 되었습니다. 영업직으로 입사해서 3년, 생산직으로 옮겨 6년, 부품 쪽으로 1~2년여 근속하다가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10년 근속하다보니 힘든 노동강도보다 나이불문 인간적인 모멸감 주는 관리자, 노동자 의견수렴 전혀 하지 않는 비인간적인 회사 태도, 편파 인사발령, 선별 임금인상 등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현장 노동자들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목숨 줄을 쥐고 있는 회사가 툭하면 “일하기 싫으면 관둬라”라고 하니, 먹고 살려고 참으면서 일하는데 그런 말 들으면 얼마나 서럽겠어요.

▲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우영산업 광주지회가 지난 7월1일 창립총회를 열고 있다.

변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경주공장이 먼저 금속노조에 가입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꾸준히 소식을 접하다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광주전남지부가 함께 첫 만남을 했고, 작은 호기심과 그동안 억눌렸던 현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노조 결성의 조건이 되었던 것 같아요. 두려움이 많았지만 동료들도 비슷한 마음이었기에 기왕 모였으니, 뭔가 ‘시작’ 해보자는 심정으로 준비했습니다.

 

바지락> 노동조합 결성 이후 눈에 띄게 현장에서 바뀐 점이 있는지요.

최근호 지회장> 엄청난 변화가 있습니다. 우영산업이 이미 경주에서 한 번 경험해서 그런지 여러 가지 면에서 지회 요구를 수용하더군요. 노동조건이 자유로워지고 임금-단체협약을 나름 성과 있게 마무리해서 임금이 많이 올랐습니다. 30~40만원 정도.

사업장에 한국노총 노조가 있어 매해 임금인상이 있었지만 어떤 과정으로 인상분을 결정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지회가 이번에 새롭게 임단협을 체결하면서 설명회를 하고 찬반투표를 하는 등 민주적인 과정으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압도적 찬성표로 임단협 합의안이 통과됐습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 우영산업 광주지회 조합원들이 공장 정문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현장에서 노동자들에게 모욕을 주던 관리자들의 태도가 아주 많이 바뀌었습니다. 노동조합을 무시하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반말하고 막대하던 태도도 많이 없어졌고요.

또 여성노동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건강검진, 여성들을 위한 복지향상, 휴가사용, 무급휴직도 유급으로 일부 전환했습니다. 이렇게만 해나가면 살맛나는 현장을 만들 수 있다는 자부심이 듭니다.

 

바지락> 아직 노동조합을 접해보지 못했거나,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 우영산업과 같은 조건에서 일하고 있을 공단의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최근호 지회장> 대다수 공단 노동자들은 점심시간에 잠깐 외출하고 출퇴근하기 바쁘니 공단에 사업장이 아무리 많아도 얼마나 공단이 큰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노조활동을 시작하고 집회에 갔는데 서로 모르는 사이여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끼를 입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서로 극진하게 인사를 나누고 굉장히 편한 느낌이었습니다. 조합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정감 가고 한식구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왜 이제야 노동조합을 알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아쉬움이 무척 큽니다. 더 빨리 접하고 알았다면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은 걸 바꿔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일단 도전하고 행동하고 내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회사가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무엇이든 된다고 알리고 싶습니다. 우리 노조가 자리를 잘 잡고 열심히 활동을 해서 공단노동자들에게 희망으로 다가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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