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금속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심상정입니다. 

4월24일 아침 평택 쌍용자동차에 갔다 왔습니다. 19명의 조합원 동지들이 8년 만에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공장으로 돌아가는 날이었습니다. 전날 있었던 텔레비전 토론회가 매우 힘들었지만, 우리 동지들이 공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싶어 새벽에 달려갔습니다. 평택공장 앞 철탑 위에서 171일 간 농성했던 문기주 동지도 공장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아직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동지들이 많습니다. 옥고를 치르고 있는 한상균 동지를 포함해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가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저와 정의당이 끝까지 관심을 갖고 함께 싸울 것입니다.

▲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 <심상정 후보 페이스북>

사랑하는 금속노조 동지 여러분

저 심상정이 없는 대선판을 한번 상상해보십시오. 제가 없는 텔레비전 토론회를 생각해보십시오. 주적이니 대북송금이니 송민순 회고록이니 온갖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대통령의 자질을 검증한다면서, 우리 노동자의 삶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로 논쟁을 벌이는 후보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비전과 정책, 국민 다수의 먹고 사는 문제, 노동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 대선판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저는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더 큰 꿈을 가지고 출마했습니다. 지난 60년간 지배해온 승자독식, 성장만능주의 시대를 끝장내고,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스물두 살에 미싱사가 된 이래로 이 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전노협 쟁의국장과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을 맡아 24년간 노동운동을 했을 때도, 2004년 진보정당 이름으로 국회에 입성하고 대통령 후보에 출마한 지금까지 그 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금속노동자 동지들을 테이저 건으로 진압하는 일이 없는 나라, 다시는 우리 동지들이 한겨울에 송전탑과 공장굴뚝 그리고 서울도심 한복판의 광고탑에 오르지 않아도 되는 나라, 더 이상 우리 동지들이 곡기를 끊어가며 싸우지 않아도 되는 나라, 해고가 죽음이 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것입니다.

철들고 나서 37년 간 오직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수많은 시도를 벌여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진보정치가의 길은 좁고 험난했습니다. 저는 직접 길을 만들어가면서 앞으로 전진해가야 했습니다. 수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저는 좌절하거나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제겐 고향집과도 같은 우리 금속노동자 동지들에게 제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곤 했을 때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현장이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국회의원실로 바뀌었습니다. 제 정치적 목표는 독재정권 타도에서 노동자를 위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것은 제가 바로 여러분, 금속노동자들의 편이라는 사실입니다. 제 공간이 어디에 있든, 하는 일이 무엇이건, 제 편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 선거운동 중인 정의당 심상정 대통령 후보 <심상정 후보 페이스북>

 

사랑하는 금속 동지 여러분

이번 선거는 바로 우리 금속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들이 만들었습니다. 위대한 주권자이자 당당한 노동자인 여러분들이 겨울 내내 5개월 동안 촛불을 들어 대통령을 파면시키고 대선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이번 대선에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우리 금속노동자 동지들이 염원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적임자가 누구인지 제대로 판단해주십시오.

안철수 후보는 평생 엘리트로 살아오고, IT 회사의 경영자로 살아서 오로지 기술과 산업에 대한 관심만 있지, 사람에 대한 고민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입에 버릇처럼 달고 다니면서도, 그것이 우리 노동자들의 삶에 벌써 미치고 있는 영향에 대해서, 앞으로 미칠 영향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런 후보가 어떻게 우리 금속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까?

"우리가 진짜 무너진 건, 그 핵심은 노동이에요. 핵심적으로 아주 중요한 벽이 무너진 것은 노동의 유연성을, 우리가 정리해고를 받아들인 것이에요."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남긴 말씀입니다. 그러니 문재인 후보는 정리해고 요건을 더욱 강화하고, 비정규직을 과감하게 철폐하며,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해야 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최고임금제 도입에 대한 확고한 뜻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명확한 개혁의지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개혁의 핵심이 노동이라는 것을 아는 후보, 우리 금속 노동조합원 동지들의 어깨를 당당하게 펴게 할 후보에게 표를 주십시오. 대한민국의 가능성에 투표해야, 정말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노동으로 살아가는 국민 다수의 삶이 바뀌지 않고서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단연코 없습니다. 우리 금속노동자 동지들의 삶이 실질적으로 바뀌어야 촛불시민혁명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기어 위에 깃발을 움켜쥔 주먹' 로고가 찍힌 파랑 금속노조 조끼를 볼 때마다 저는 17만 조합원 동지들과 160만 금속노동자들을 늘 생각합니다. 제게 ‘철의 여인’이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안겨준 여러분들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속노동자들이 당당한 나라, 금속노동자들의 삶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겠노라 다짐합니다.

동지 여러분, 이번에는 금속노조 조합원 출신의 대통령 하나 만들어봅시다. 대통령을 파면시킨 위대한 노동자의 힘으로 불평등과 재벌이 지배하는 나라를 확 뒤엎어봅시다. 다시는 내 친구들이, 내 아버지가, 내 아들이 하늘과 가까운 곳에 목숨을 걸고 올라가는 일이 없는 나라를 만듭시다. 그러기 위해 이번에는 물러서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금속노조 조합원 대통령 후보 심상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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