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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대중 잇는 역할하고 싶다”[노동문화 처음처럼 09]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밴드 ‘블루스카이’
김경훈 편집부장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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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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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넷, 트롬본, 트럼펫, 알토 색소폰, 테너 색소폰, 전자기타, 베이스기타, 드럼… 클래식 공연장에서나 볼 법한 악기들이 어우러져 민중가요 ‘투쟁을 멈추지 않으리’를 연주한다. 투쟁 현장에서 늘 듣던 노래지만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으니 처음 듣는 노래 같다.

3월16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만난 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밴드 ‘블루스카이’는 여러모로 노조에서 보기 힘든 문화패다. 밴드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 다른 밴드는 대개 3~4인조인 반면 ‘블루스카이’는 활동 인원이 무려 열다섯 명이다. 보컬 없이 연주만 하는 밴드도 블루스카이뿐이다.

 

비닐하우스에서 1년 연습

‘블루스카이’를 결성한 해는 2004년이다. 군악대 등 이전부터 음악을 했던 노동자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었지만 기아자동차지부는 오랫동안 이들을 문화패로 인정하지 않았다. 송종민 패장은 “조합원들이 하는데도 ‘나팔 불고, 클래식 악기 연주하는 게 어떻게 노동자 문화냐. 자본가 문화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다. 의외로 지부 안에서 반발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부 지원 없이 활동하다 보니 어려움이 컸다. ‘블루스카이’ 초기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는 김재성 패원은 “연습할 곳이 없어 비닐하우스에 1년 동안 리드선을 끌어오고, 겨울에는 석유 난로를 때면서 연습했다”고 회상했다.

   
▲ 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밴드 ‘블루스카이’가 화성공장 연습실에서 합주하고 있다. ‘블루스카이’ 제공

어려운 상황에서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등 여러 무대에 꾸준히 서온 ‘블루스카이’는 결성 8년 만인 2012년 대의원대회에서 인준 받았다. 지금은 지부 대의원대회, 지회장 이․취임식, 파업 출정식 등 굵직굵직한 지부 행사에서 공연할 만큼 지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송종민 패장이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원용인화성지부 문화부장을 맡고 있어 수원용인화성지부와 연계해 투쟁사업장 연대도 자주 간다. 베이스기타를 연주하는 김배혁 패원은 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굴뚝 농성 투쟁에 연대했던 경험을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꼽았다. “다른 공연은 우리 연주를 보여준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그때는 농성하는 동지들에게 힘을 준다는 느낌이 더 강해서 보람도 있고, 가족 분들도 힘을 많이 받으셨던 거 같아요.”

전자기타를 연주하는 서영석 패원은 “위에서는 굴뚝 농성하고 밑에서는 전기도 없는 맨바닥에서 농성하며 고생했던 게 마음이 남는다”며 “그 공연 이후 쌍차 투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다 노조에 관심

‘블루스카이’ 패원 가운데 노동조합 활동보다 음악이 좋아서 시작한 이들이 많다. 나이는 가장 많지만 ‘블루스카이’ 활동은 막내라는 이현호 패원은 “처음에 노조 문화패인 줄 모르고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김배혁 패원은 “음악이 좋아서 들어왔다가 함께 연주하고 연대하러 다니면서 투쟁 현장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 송종민 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밴드 ‘블루스카이’ 패장이 화성공장 문화패 연습실에서 트럼펫 연주를 하고 있다. ‘블루스카이’ 제공

‘블루스카이’ 패원들은 어떻게 하면 노동조합과 문화패가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 드럼을 연주하는 이도경 패원은 “‘블루스카이’에 들어와서 활동하다가 지부 문화패란 사실을 알고 나가는 동지들이 있다. 주변에 트럼펫 연주하는 동료들이 많은데 ‘블루스카이’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알토 색소폰을 연주하는 이종영 패원은 “현대자동차에 우리처럼 음악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부 문화패로 묶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악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

‘블루스카이’ 패원들은 인터뷰 내내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자부심을 내비쳤다. 대표 사례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수원용인화성지부가 1년에 한 번씩 여는 수원 노동문화제다. 김을천 패원은 “수원 노동문화제 때 우리가 민중가요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아내가 ‘정말 멋지다’고 좋아했다. 노동문화제를 하면 가족들이 보러 온다”며 웃었다.

트럼펫을 연주하는 황한성 패원은 수원 노동문화제를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꼽았다. “수원역에서 악기를 연주하니까 사람들이 몰려들었어요. 노동조합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며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우리 음악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이 될 수 있구나’하고 느꼈어요.”

김재성 패원은 “우리는 노조 문화패지만 민중가요, 대중가요, 클래식, 민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주한다. 다양한 노래를 하니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며 “대중과 호흡하는 연주가 우리 강점”이라고 자랑했다.

자부심이 큰 만큼 앞으로 활동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현호 패원은 벌써 다음 공연을 기다리고 있다. 이현호 패원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가 4월8일 세월호 3주기 집회를 할 때 우리가 무대에 선다”며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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