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자들이 “남녀 임금차를 노동시간으로 환산하면 여성은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는 셈”이라며 3월8일 오후 3시부터 일손을 놓고 거리로 나왔다. 이날 시위는 역대 여성노동자대회 최초로 벌인 조기퇴근 시위다. 

민주노총과 한국여성민우회,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13개 단체가 구성한 ‘3·8 조기퇴근 시위, 3시STOP공동기획단’은 세계 여성의 날 109주년을 맞아 3월8일 1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조기퇴근 시위 3시 STOP’ 대회를 벌였다.

▲ 민주노총이 3월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9주년 세계여성의 날 3.8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김형석

 

▲ 세계 여성의 날 109주년을 맞은 3월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 조합원이 ‘조기퇴근 시위 3시 STOP’을 상징하는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형석

한국여성노동자회는 한국 남성이 받는 임금이 100이면 여성이 받는 임금은 6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차이는 OECD 회원국 평균치 100:85의 두 배다. 한국은 15년째 OECD 회원국 가운데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큰 나라다.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임혜숙 씨는 “정부가 우리를 전문직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정작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주고 있다. 장애인 활동보조인은 정책으로 최저임금도 주지 못하게 한다”며 “나라가 중년 여성의 돌봄 노동을 홀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임회사에서 일하는 서하나(가명) 씨는 “면접에서 원하는 연봉을 이야기하니 ‘여자가 돈을 그렇게 많이 받아서 어디 쓰냐’는 말을 들었다. 회사 내규에 남자가 군대를 가면 4호봉을 더 쳐 주는 조항이 있다”며 “스테이지를 깰 때 보상을 정하는 일과 군대가 무슨 관계냐”고 꼬집었다.

▲ 올해 3.8 여성대회에서 노동자들은 ▲성별임금격차 해소 ▲일-돌봄-쉼의 균형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 ▲불안정노동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 4대 의제를 제시했다. 민주노총 한 조합원이 여성차별을 의미하는 ‘유리천장’ 이라고 적은 비닐 우산을 들고 있다. 김형석

 

▲ 건설사업연맹 조합원들이 이색적인 차림을 하고 올해 3.8 여성대회를 참가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 조합원이 다양성과 평등을 의미하는 성소수자인권연대 깃발 앞에서 밝게 웃고있다. 김형석

이날 대회 참여 노동자, 시민들은 “우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권리를 박탈하지 않는 사회를 원한다”며 ▲성별임금격차 해소 ▲일-돌봄-쉼의 균형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 ▲불안정노동에 대한 사회안전망 구축 등 4대 의제를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조기퇴근 시위 3시 STOP’ 행사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109주년 세계 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생활임금을 요구하며 싸웠다. 109년이 지난 현재 한국 상황은 당시와 똑같다”며 “박근혜 탄핵을 넘어 남녀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자. 민주노총이 차별 없는 평등세상을 위해 더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