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은 ‘공기’와 같습니다. 공기는 늘 있지만 느끼지 못하듯 차별은 오래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차별이라고 느끼지 못하고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노조 충남지부(지부장 정원영, 아래 지부)가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3월7일 개최한 ‘열자, 여성이 행복한 세상, 기획교육·단결의 마당’에 참여한 여성 조합원들은 여성 노동 존중과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나서자고 결의했다. 

▲ 3월7일 노조 충남지부가 개최한 ‘열자, 여성이 행복한 세상’에 참석한 여성조합원들이 행사를 마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산=조영미

지부는 여성 노동차별과 투쟁과제에 대한 교육에 이어 ‘소통과 공감, 평등 감수성 활동’ 등 다채로운 순서를 진행했다. 이날 교육에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 다스지회, 경남제약지회, 대한칼소닉지회,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 등 60여명이 참여했다. 

정원영 충남지부장은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한다. 여성이 주체로 나서서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자”고 격려하며 자유와 권리를 상징하는 장미꽃을 조합원들에게 나눠줬다.

김정희 지부 교육부장은 “여성 노동과 여성 조합원에 대한 차별과 소외를 배려와 시혜로 치환하지 않고 여성이 주체로 나서자는 취지로 해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지부 차원의 행사를 연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정희 부장은 “노조에서 여성 조합원 존재감이 다수인 남성에 비해 덜하고, 활동이 남성 조합원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식당, 세탁, 청소와 같은 주변화 한 노동은 일에 대한 존중감이나 조합원으로서 동료의식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 3월7일 정원영 노조 충남지부장이 지부가 개최한 ‘열자, 여성이 행복한 세상’에 참석한 여성조합원들에게 존중과 권리의 의미로 장미꽃과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아산=조영미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는 정갑연 갑을오토텍지회 조합원은 “입사해 24년 동안 식당에서 밥을 하면서 조합일은 현장 조합원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상기하며 “오늘 나와서 여성노동에 대해 교육을 받고 지역 동지들과 어울리니 좋다”고 여성의 날을 계기로 활동하는 존재가 된 사실을 기뻐했다.

갑을오토텍지회는 지난해 노조파괴로 농성을 시작한 날 이래 식당 소속 여성조합원들이 공장 마당에 간이식당을 차리고 233일동안 조합원 세끼 식사 해결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에서 세탁 일을 하는 여성조합원들이 참석했다. 고영임 여성부장은 “하루 종일 햇볕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지하 세탁공장에서 일한다. 오늘 이렇게 환한 대낮에 지역 조합원들과 함께하니 즐겁다”며 “우리가 하는 노동을 알아주고 똑같이 존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 노조 충남지부 여성조합원들이 3월7일 ‘열자, 여성이 행복한 세상’에서 즐겁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아산=조영미

교육에 나선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의한 노동은 일상 생활과 현장에서 일어나고 노동조합 안에서도 일어난다”고 지적하며 임원은 남성 조합원이, 회계 총무 일은 여성 조합원이 담당하는 등의 사례를 들었다.

김수경 국장은 여성을 ‘아가씨, 아줌마’나 ‘여사님’이라고 부르는 반면 남성은 ‘총각, 아저씨’로 불리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노동조합 안에서 조합원 사이에 사용하는 호칭 문제도 지적했다.

교육에 참여한 여성조합원들은 “나이 들어 움직이기 어렵다”면서도 왕성한 활동과 에너지로 강당을 가득 메웠다. 진행자 지시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서로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적극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를 마친 조합원들은 지부가 마련한 식사를 같이 나누며 축하 자리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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