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인천지부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비정규직지회(지회장 배태민, 아래 지회) 조합원 280명이 원청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아래 만도헬라)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했다. 

노조 인천지부(지부장 김현동)는 3월7일 인천 남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청구의 소 제기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소송은 빼앗긴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는 첫 단계”라고 선언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 3월7일 인천 남구 인천지방법원 앞에서 노조 인천지부 연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청구의 소 제기 기자회견’에서 배태민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비정규직지회장(사진 맨 오른쪽) 등 조합원들이 정규직 인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천=신동준

만도헬라에서 일하는 현장 직군 노동자들은 모두 HRTC와 SC(서울커뮤니케이션) 등 두 개 하도급업체가 채용하고 있다. 하지만 만도헬라가 실질 사용자로 지휘‧명령권을 행사하고 있다. 불법파견 상태이다.

지회는 “만도헬라가 라인별로 연간, 월간, 일간 생산계획을 세우고 생산량, 가동시간, 생산인원, 근무시간 등을 결정한다”며 “노동자들은 만도헬라에 근로를 제공하며, 작업은 만도헬라가 통제하는 생산과정에 완전히 편입돼 있다”고 지적했다.

지회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만도헬라는 완제품 이동 시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물을 게시하고, 이메일로 작업 휴식시간, 근무 태도 점검에 대한 교육을 지시하는 등 하도급업체에 업무수행을 지휘·명령해왔다.

▲ 김현동 노조 인천지부장이 3월7일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청구의 소 제기 기자회견’에서 지부 조합원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결의의 말을 하고 있다. 인천=신동준

소송을 맡은 정준영 노조 금속법률원 변호사는 “만도헬라는 이제껏 모든 법원이 제조업 불법파견 소송에서 불법파견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며 “만도헬라는 바로 사용자로서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빨리 정규직화하라”고 촉구했다.

만도헬라는 지회 설립 후 노조파괴를 저지르고 있다. 원청 관리자들은 지회 설립일인 2월12일 앞뒤로 2월9일부터 2월21일까지 수차례에 걸쳐 조합원들에게 ‘노조 그런 거 하지 마라’, ‘노조하면 잘릴 수 있고, 다른 데 취업 못 한다’며 협박했다. 하도급업체 HRTC는 3월2일 ‘4월2일 자로 고용을 종료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 정준영 금속법률원 변호사 3월7일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청구의 소 제기 기자회견’에서 만도헬라 원청의 불법파견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인천=신동준

이상민 지회 부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HRTC가 고용종료통보서를 나눠줘 강제로 확인 사인을 받고,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잔업, 특근 불참을 불법단체행위라 매도하며 ‘법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하는 등 계속 노조파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노조 탈퇴 종용, 협박, 도급계약 종료 등은 이미 여러 사업장이 ‘노조 깨기’ 수법으로 써먹었다”며 “만도헬라 역시 한 치의 오차 없이 노조 파괴 각본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지회는 만도헬라를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파견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고발하고, 현장에서 출·퇴근 선전전을 벌이며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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