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동안 한국지엠에서 일했다. 지엠과 업체는 문자와 종이쪼가리를 보내고 나가라 한다. 일이 없어서도 아니고, 내가 일하는 곳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사내하청노동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정규직 전환을 위해 소송했다고 나가라 한다.”

한국지엠이 예고한 정리해고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노조가 12월27일 창원시 성산구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 저지와 고용, 근속, 노동조건 승계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네 개 사내하청업체는 11월30일 계약만료를 이유로 업체 소속 비정규직 369명에게 오는 12월 31일 회사를 나가라고 통보했다. 이중 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지회장 김희근, 아래 지회) 조합원은 100여 명으로 지회 조합원의 2/3 수준이다.

▲ 노조가 12월27일 창원시 성산구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 저지와 고용, 근속, 노동조건 승계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지부 제공

지회는 고용, 근속, 노동조건 승계를 요구하며 12월19일부터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원청 한국지엠은 신규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업체는 모집공고를 내고 면접까지 종료했다.

김희근 지회장은 “1,000명이 넘는 비정규직 가운데 일곱 명으로 시작한 지회다. 일곱 명이 쉰 명이 되고, 쉰 명이 150명이 되었다”며 “관리자들 눈치 보지 않고 당당히 싸우는 조합원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김희근 지회장은 “이번 투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다”며 “이번 주가 지나면 원청은 우리 출입을 통제하고 신규업체를 가동할 것이다. 우리는 지엠이 원하는대로 나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12월27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 저지와 고용, 근속, 노동조건 승계를 위한 결의대회’를 마친 뒤 창원시 성산구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창원 성주사역으로 행진하고 있다. 지부 제공

이선임 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우리가 분열하고 우리 끼리 불신하면 안 된다. 믿고 함께 하지 않으면 절대 이기는 싸움을 할 수 없다”며 “자본이 노리는 약점은 분명하다. 지치지 말고 단결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서쌍용 노조 부위원장은 “360명의 목숨 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노조와 지부, 지회는 흔들림 없이 투쟁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창원 성주사역까지 행진하며 한국지엠의 비정규 노동자 대량해고를 규탄하고 고용, 근속, 노동조건 승계를 위한 결의를 모았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지회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철폐가’를 부르고, 해고 저지를 결의하는 손도장을 찍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노조 준비위 등 비정규직 단위에서 지회에 투쟁기금을 전달했다. 정리해고 저지 투쟁을 벌이는 한국산연지회도 투쟁물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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