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2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고용파괴와 민주노조탄압을 일삼는 외국투기자본을 고발하고 이들에 대한 국정감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30여명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외국투기자본의 횡포로 정리해고당하거나, 해고위협에 처해 있는 사업장 소속이었다.

먹튀자본의 기술 유출, 자본 유출 고발 이어져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외국투기자본의 대표적인 폐해인 기술 유출, 자본 유출을 성토했다. 위니아만도지회 강종식 부지회장은 “5년간 UBS캐피탈이 총 2천70억원을 세금 한 푼 안내고 빼돌렸으며, 2005년 CVC로 넘어간 후에도 유령회사와 합병하는 등 먹튀 행각이 계속됐다”며 투기자본의 자본유출을 고발했다.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이택호 지회장은 “프랑스 발레오 자본은 투자는 전혀 없이 매년 매출액의 2.4%를 수수료로 빼가고 있다”며 “이것이 최근 경영악화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파카한일유압분회 송태섭 분회장은 “다른 자회사로 물량을 이전시켜 고용불안을 야기한 파카 자본이 특허 기술까지 불법으로 빼돌렸음이 최근 밝혀졌다”며 파카자본의 기술유출 사례를 보고했다. 쌍용차 정리해고자특별위원회 김선동 의장도 “중국 상하이차가 투자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신차개발 기술을 유출해갔다”며 상하이차 자본을 규탄했다.

경제위기 핑계로 정리해고에 노조말살까지

경영위기의 책임을 모조리 노동자에게 전달하거나, 아예 노조말살을 목적으로 정리해고를 일삼는 외투기업들의 만행도 보고됐다. 포레시아지회 송기웅 지회장은 “작년 말부터 일감이 줄어들어 노조측에서 일감나누기를 제안했지만 포레시아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09년 5월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하지만 추석연휴에도 특근을 진행하고 사무직까지 현장에 투입될 정도로 최근 일감이 늘었음에도 정리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고 있다”며 노동조합 와해를 목적으로 한 사측의 부당한 정리해고를 규탄했다.

정관지역지회 SPX현장위원회 정옹호 대표는 “사측이 용역깡패를 동원해 조합원들을 출근을 막고서 무단결근했다는 이유로 조합원 전원을 징계해고했다. 노동위에서 복직판정을 받았지만 사측은 무시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SPX 사측은 본사에서 보낸 내용으로 단협을 합의해야 한다며 미국 본사 핑계를 대고 있다.  

투기자본 문제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투기자본 문제는 IMF 이후 10년이 넘게 반복되어 왔지만, 아직 적절한 규제와 제도적 장치가 없는 현실이다. 구자오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정부는 외투자본의 횡포에 대해 아예 손을 놓고 있다”며 “이제라도 주무부서인 노동부가 나서서 이들 사업장부터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경영악화를 조장하고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외투자본에 대한 철저한 국정감사를 해줄 것”과 “정부가 투기자본의 노동조합 파괴공작, 노동기본권 침해 행위를 엄중 처벌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책하고 이를 시정하도록 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외투기업의 노조탄압 및 고용파괴 행위, 국정감사 촉구” 서명지 1500장이 환노위원장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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