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성과·퇴출제 저지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 파업을 벌이는 가운데 노동자, 농민, 시민 3만여 명이 모여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도입을 반드시 막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들은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몰아간 국가폭력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함께 다짐했다.

▲ 범국민대회 조직위원회와 백남기투쟁본부가 10월1일 서울 대학로에서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범국민대회와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시작하고 있다. 김형석
▲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10월1일 서울 대학로에서 '끝내자 국가폭력-살인정권'이라고 적은 손팻말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형석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아래 백남기 투쟁본부)가 구성한 범국민대회 조직위원회는 10월1일 서울 대학로에서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회 건설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 노동개악·성과퇴출제 폐기 범국민대회에서 조상수 위원장을 비롯해 공공운수, 보건의료, 전교조, 건강보험 노조 대표자들이 무대에 올라 박근혜 정권 노동개악을 규탄하며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김형석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쉬운 해고와 국민 피해를 막고, 박근혜 정부의 행정독재를 분쇄하기 위해 갖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5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번 파업은 박근혜 정부와 승부 보는 파업이기 때문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조상수 위원장은 “10월4일 대학로에 3만여 조합원이 모여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파업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주겠다. 화물노동자도 총파업을 벌여 박근혜 정부와 맞대결을 벌일 것”이라며 “독재정권 몰아내고 민중을 살리는 투쟁으로 공공노동자가 전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참석한 유족 백민주화 씨가 대회 참가자들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아버지를 두 번, 세 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울먹이고 있다. 김형석

5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파업사업장 대표자들은 무대에 올라 투쟁 승리 결의를 다졌다. 박종선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 서울쟁의대책위원장은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파업 참가자는 직장을 떠나게 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하지만 탄압이 심해질수록 철도노조 파업 대오가 더 늘고, 단단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경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장은 “병원이 환자가 아니라 수익을 많이 내기 위해 일하라고 한다. 국민이 질병으로 더 많은 돈을 쓰면 우리에게 더 많은 성과급을 주겠다고 한다”며 “불의한 성과급을 거부하고, 5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참석한 한 세월호 유가족이 추모 공연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김형석

두니아제 자오슈 프랑스 CGT 공무원노조 연대위원장은 “성과연봉제는 일부 기득권을 위한 제도고, 모두가 맞서 싸워야 하는 위험한 제도”라며 “프랑스 공무원노조가 이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열린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분향소 확대와 추모 촛불 참여 ▲10월 8일 전국 동시다발 추모집회 참여 ▲백남기 투쟁본부의 긴급 요청 시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으로 집결 등 백남기 투쟁본부 국민행동제안을 전달했다.

▲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대학로를 출발해 종로를 따라 행진하고 있다. 김형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살인정권, 막장정권이 온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며 “민중총궐기는 이미 시작됐다. 온 민중이 일어나 타도 박근혜를 외치자”고 호소했다.

▲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던 한 참가자가 행진을 막아선 경찰 앞에서 '우리가 백남기다'라고 적은 손팻말과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추모하고 있다. 김형석

백남기 농민의 둘째 딸 백민주화 씨는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또다시 수술대에 올려 정치적인 손에 훼손시키고 싶겠냐”며 “저희는 절대로 저희 아버지를 두 번, 세 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찰이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행진 대오를 막아서자 농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김형석
▲ 10월1일 범국민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7시30분무렵부터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해 세월호 900일 추모제에 참가했다. 김형석

이날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친 후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은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 앞으로 행진해 분향하려 했지만, 르메이에르 빌딩을 50m 앞두고 경찰이 설치한 차벽에 막혔다.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르메이에르 빌딩 인근에서 백남기 농민 영정에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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