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사망의 박근혜 정부 책임을 규탄하는 각계 대표자 1백여명이 9월29일 1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대규모 시국선언에 나섰다.

백남기 농민의 둘째딸 백민주화씨가 참석한 이날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 자리에선언에 참여한 3천여명 인사를 대표해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야 3당을 포함한 정치인, 4대 종단 대표자를 비롯한 사회 각계 인사가 참석했다.

시국선언자들은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정부 사죄 ▲특검 등을 통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유가족이 반대하는 부검 시도 중단 ▲국가폭력 종식과 물대포 추방을 요구했다.

▲ 백남기 농민의 차녀인 민주화 씨가 29일 시국선언 자리에 참석해 “살인자가 피해자의 사건을 어떻게 진상규명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빈소는 슬픔보다 긴장감의 연속이다. 사인이 명확한 아버지의 시신의 부검을 절대로 반대한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형석

시국선언자들은 “사인이 명백하고 유족이 부검을 원치 않고 있음에도 검찰과 경찰, 법원은 기어이 부검을 강행하려 한다”며 “이는 법률적, 의학적, 상식적, 도의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며 사인을 은폐 왜곡하려는 시도”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백남기 농민께서 경찰 물대포에 의해 돌아가셨다는 것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 책임이 정부와 경찰에게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나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은 3백일이 넘는 시간 동안 정부로부터 단 한마디 사과도 듣지 못했다”고 규탄했다.

백남기 농민의 차녀인 백민주화 씨는 “살인자가 피해자의 사건을 어떻게 진상규명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며 “빈소는 슬픔보다 긴장감의 연속이다. 사인이 명확한 아버지의 부검을 절대 반대한다”고 눈물을 흘리며 강조했다.

▲ 백남기 농민 사망의 정부책임을 규탄하는 각계 대표자 1백여명이 9월29일 1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형석

참여연대 공동대표 법인 스님은 “측은지심과 수오지심을 잃어버린 시대”라며 “생명에 대한 철학과 연민이 없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권 탓”이라고 비판했다.

더민주당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대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정재호 의원은 “무엇을 요구하는 시기는 지났다”며 “국민들이 87년 6월 투쟁과 같이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우리가 백남기다’,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백남기 농민 죽음에 대해 경찰은 사죄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국선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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