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판매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 삼성동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앞에서 현대차의 편법 고용을 바로잡는 투쟁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노조와 자동차판매연대노동자노동조합(이하 판매연대노조, 위원장 김선영)은 9월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사옥 앞에서 ‘노동기본권 보장, 부당노동행위·노조탄압 분쇄, 악질점주 퇴출, 고용승계 보장, 현대기아차규탄, 자동차판매대리점 노동자 더 이상 죽이지 마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 9월20일 노조와 전국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이 서울 삼성동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을 착취하는 대리점의 편법 고용을 바로잡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민규

현대차-기아차를 판매하는 이 노동자들은 “대리점 노동자들은 직영 지점의 노동자들과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지만 기본급과 4대 보험도 없이 수시로 해고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과 비판하고 “지금의 대리점 구조는 현대기아차의 이중 판매시스템이 가져 온 노동착취의 결정판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함재규 노조 부위원장은 대리점 노동자들의 상황을 “현대차그룹이 생산현장과 더불어 국내 영업현장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눠 노동자 사이 악의적 경쟁과 갈등을 부추기는 야만의 노동착취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함재규 부위원장은 “대리점주들이 조장하는 판매 무질서 행위 강요로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제 살 깎기 경쟁을 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함 부위원장은 “대리점 노동자들은 판매 무질서 상황 종식, 판매질서 정착, 고용안정을 목표로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영 판매연대노조위원장은 “대리점 판매노동자들은 기본급, 4대보험, 퇴직금이 없다. 정규직인 지점 노동자와 같은 일을 하지만 복리후생은 차이가 크다”고 분노했다. 김선영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하나다. 대리점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고 인간답게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야 고객에게도 좋은 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 9월20일 자동차판매연대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앞에서 노동탄압중단과 기본급 보장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에 참가하고 있다. 성민규

현대기아차의 대리점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과 기본급, 4대 보험 조차 없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판매연대노동조합을 결성했지만 위원장 등 조합원 80여명이 해고당하고, 개인 사찰을 당하는 등 인권유린을 겪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판매연대노조가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벌이자 자신들이 사용자라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고객관리프로그램에서 대리점 노동자를 차단하고, 영업사원 명단에서 대리점 노동자 명단만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을 벌이고 있다.

최현진 판매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은 “8년이나 일한 직장에서 대리점 통보 한마디로 하루아침에 쫓겨났다.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80여명이 길거리로 쫓겨나 가정파탄과 생계곤란에 빠졌다”며 “현대차가 우리를 몰아쳐도 결코 노조를 포기하거나 쓰러지지 않겠다. 최후의 한 명까지 힘차게 싸우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판매연대노조는 현재 진행 중인 양재동 현대기아차본사 앞 1인 시위에 이어 9월20일부터 현대차의 국내판매를 총괄 지휘하는 국내영업본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다. 판매연대노조는 현대차의 대응에 따라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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