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연이 지회에 임금삭감률 100%넘는 비상식적 교섭안을 제출했다. 이런 일본 자본의 무책임한 구조조정을 규탄하는 경남지역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산연 정리해고반대 경남지역대책위원회가 9월2일 마산자유무역지대관리원 앞에서 ‘한국산연 노동자 살리는 희망대행진’을 열고 정리해고 철회와 전 조합원 고용보장을 요구했다. 한국산연 정리해고반대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노동단체, 시민사회단체, 정당들이 한국산연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조직이다. 이날 대회에 노조 경남지부 조합원들과 시민 700여명이 참여했다.

▲ 9월2일 ‘한국산연 노동자 살리는 희망대행진’에 참여한 노동자, 시민들이 '외자기업 횡포 박살'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마산=성민규

 

▲ 9월2일 ‘한국산연 노동자 살리는 희망대행진’ 진행 중 양성모 한국산연지회장, 오해진 사무장, 김은형 전 지회장이 투쟁을 다짐하며 삭발하고 있다. 마산=성민규

양성모 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장은 “한국산연이 교섭에서 107.3%라는 어처구니없는 임금삭감을 요구했다. 임금 17.3%를 삭감하고 고용보장 한 명당 전체 조합원 임금 3%씩 삭감하겠다는 내용이다”라고 규탄했다. 양성모 지회장은 “이미 교섭을 50여차례 했지만 결과가 없다. 한국산연은 새로운 형태의 정리해고를 하겠다며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은형 전 지회장이 조합원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김 전 지회장은 “태풍 매미 때 공장이 물에 잠겼다. 우리는 손으로 물 퍼내며 공장을 지켰다. 임신 7개월된 조합원, 고3 수험생을 둔 조합원이 일본 원정투쟁에 나서겠다고 한다. 서로 잡은 손 놓지 않으면 희망이 있다”라고 조합원들의 힘을 북돋았다. 김 전 지회장은 “조합원들의 삶의 모든 것이 배어있는 일터로 꼭 돌아간다”고 다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해고 날짜를 받은 조합원들은 죽을 날을 아는 사형수의 심정일 것이다. 자본이 아무리 우리를 공장 밖으로 밀어내도 동지들과 함께하면 공장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9월2일 '한국산연노동자 살리는 희망대행진'을 앞두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 앞에서 한국산연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는 민주노총 각 산별 조합원들의 응원 현수막을 들고 있다. 마산=성민규

 

▲ 9월2일 경남지부율동패가 ‘한국산연 노동자 살리는 희망대행진’ 무대에서 몸짓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마산=성민규

 

▲ 9월2일 양성모 지회장을 비롯한 세 명의 지회 조합원들이 삭발하자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이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마산=성민규

양성모 지회장과 오해진 사무장, 김은형 전 지회장이 무대에 올라 삭발식을 했다. 세 조합원의 머리카락이 깎여 나가는 장면을 보며 노동자, 시민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은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홍지욱 노조 경남지부장은 “지역시민들과 지방정부 관료들까지 나섰다. 하지만 한국산연은 요지부동이다. 경영진은 노동자 기만과 무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지부장은 “9월30일 이후를 대비하고 끈질기게 투쟁하겠다. 현장에 돌아갈 날 위해 포기하지 말고 싸우자”고 조합원들을 다독였다.

한국산연지회는 회사가 공고한 9월30일 해고 예고일을 앞두고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회는 9월 중순 전 조합원 일본 원정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산연 조합원들은 8월29일부터 9월2일까지 상경해 한국산연 본사와 일본대사관, 국회 앞에서 선전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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