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이 손실증가를 핑계로 조합원들이 농성하고 있는 공장에 대한 단전, 단수를 경고하고 나섰다. 지회는 설비 파손을 우려하며 진정성 있는 대화와 교섭이 우선이라고 거듭 밝혔다.

갑을오토텍은 지회가 “불법 회사점거와 불법파업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거듭된 배려를 당연한 권리로 인식”한다며 8월23일부터 사내 단전과 단수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위협했다.

갑을오토텍 관리자들은 23일 14시 무렵 한전 직원과 공장 진입을 시도했다. 조합원들이 반발하자 한전 관계자는 “법적절차를 밟아 정확히 해야 한다. 노사분규로 사내로 진입 할 수 없을 때 분규를 해소하고 (단전을) 신청하는게 맞다”며 철수했다. 갑을오토텍으로 들어가는 전기는 같은 공장부지 안에 이웃하고 있는 대유위니아 공장과 같이 물려 있어 전기를 끊으려면 한전 작업을 거쳐야 한다.

▲ 8월23일 오후 갑을오토텍 관리자들이 단전을 통보하며 공장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지회가 단전하면 ‘브레이징 로’ 등 설비가 고장난다며 거부하고 있다. 지회 제공

갑을오토텍은 사내 위법행위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갑을오토텍지회는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행위와 노동자 생존권을 쥐고 흔들며 회사를 공중분해 하려는 작태에 맞서 최소한의 저항을 하고 있다”며 갑을오토텍의 주장을 단번에 물리쳤다.

손실 증가 때문에 단전에 나선다는 갑을오토텍 주장에 대해서 지회는 설비 고장을 먼저 우려했다. 고열로 금속재질 제품을 접합하는 ‘브레이징 로’의 전기를 차단하면 재가동이 어려워 결국 고철덩이가 된다는 설명이다. 갑을오토텍지회는 해당 설비가 있는 현장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지회는 “불법 직장폐쇄와 불법 대체생산만 중단하면 돌아갈 현장을 위해 매일 공장 주변을 청소하고 기계 주변을 정리정돈하며 하루일과를 시작한다”며 “갑을상사 경영진은 팔고 도망가면 끝이지만 이곳에서 생존권을 지켜야 하는 조합원과 관리직 사원들은 그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갑을오토텍지회는 “모두가 망하는 길을 선택하려는 갑을 경영진의 의도를 참을 수 없다”며 “박차고 나간 단체교섭 자리에 앉아 진정한 대화를 할 때”라고 교섭을 촉구했다.

갑을오토텍은 공고문에서 “(지회 조합원이) 생산현장에 복귀하면 직장폐쇄를 철회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지회가 갑을오토텍이 여전히 직장폐쇄를 통한 선별복귀 등 노조파괴 시나리오를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갑을오토텍은 8월22일 노조와 지회에 공문을 보내 오는 8월25일 날짜로 단체협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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