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아스팔트 열기로 이글거리는 현대제철 당진공장 드넓은 중앙대로가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지회장 김태년) 4천 조합원이 외치는 파업가로 가득 찼다.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전 조합원은 현대기아차그룹사 대표자회의 결의와 노조, 지부, 지회 지침에 따라 철강사업장 중 유일하게 8월19일 재벌개혁과 그룹사 공동교섭 쟁취, 임금개악 분쇄, 단협개악 분쇄, 2016년 임단투 승리를 내건 24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8월19일 04시 압연공장 가열로로 향하는 슬라브 투입 중단을 시작으로 광활하고 거대한 당진제철소 각 공정을 일사불란하게 차례로 멈췄다.

▲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전 조합원이 현대기아차그룹사 대표자회의 결의와 노조, 지부, 지회 지침에 따라 8월19일 재벌개혁과 그룹사 공동교섭 쟁취, 임금개악 분쇄, 단협개악 분쇄, 2016년 임단투 승리를 내건 24시간 전면파업에 돌입하고 파업출정식을 열고 있다. 당진=김형석

 

▲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풍물패 ‘쟁의풍’ 패원들이 노조 철강사업장 중 유일한 24시간 파업을 알리는 화려한 풍물 공연을 벌이고 있다. 당진=김형석

 

▲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8월19일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파업출정식에서 “모범적인 현대제철지회 동지들 투쟁 한걸음 한걸음이 금속노조 역사가 될 것”이라며 “금속노조가 있는 한 그룹사 노무관리를 끊고 승리할 그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격려하고 있다. 당진=김형석

8월19일 07시, 며칠 밤을 꼬박 새워 두 눈이 붉게 충혈된 김태년 지회장은 함께 밤을 새우며 파업 진행을 점검한 지회 집행간부들과 함께 전 공장 파업 성사를 선언했다.

각진 검은 모자와 검은 조끼를 걸친 지회 실천단원들은 깃발을 세우고 사전 결의의식을 치렀다. 교대조 근무를 마치고 귀가해 잠시 휴식을 취하던 모든 조합원들도 다시 공장으로 돌아와 파업대오에 합류했다. 머리띠를 받아 든 4개조 4천여 조합원이 15시30분 무렵 A지구 중앙대로를 꽉 채웠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와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 3백여 간부, 조합원들도 함께 자리를 잡았다.

지회 풍물패 ‘쟁의풍’의 화려한 풍물 공연을 시작으로 드디어 유일한 철강사업장 24시간 파업을 알리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무대에 오른 김태년 지회장은 “지난해 1조 4천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10% 넘는 영업이익률을 매년 늘린 현대제철이 임원 임금을 대폭 올린 사실을 보며 올해 임단협을 슬기롭게 풀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신임금체계, 임금피크제 도입, 임금동결과 단협개악을 강요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임금체계 개악, 임금동결, 단협개악 시도는 현대기아차그룹사 전체가 겪고 있다. 김태년 지회장은 그룹사 공동교섭 당위성을 역설했다. “우리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개입을 확인했다. 그룹사 노동자가 뭉쳐 이를 박살내고 단협 개악안을 분쇄하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여기 모였다. 약속을 지킨 조합원 동지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

▲ 김태년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장이 8월19일 파업출정식에서 “이런 식이라면 올해 임단투 끝내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현대기아차그룹 지배개입 박살, 단협 개악안 분쇄, 임단투 승리를 위해 단결, 투쟁하자”고 외치고 있다. 당진=김형석

 

▲ 한여름 아스팔트 열기로 이글거리는 현대제철 당진공장 드넓은 중앙대로가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조합원들이 외치는 파업가로 가득 찼다. 지회 실천단원이 출정식 무대를 응시하고 있다. 당진=김형석

 

▲ 머리띠를 받아 든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4개조 3천여 조합원이 8월19일 오후 당진제철소 A지구 중앙대로를 꽉 채우고 있다.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와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 3백여 간부, 조합원들도 함께 자리를 잡았다. 당진=김형석

파업에 앞서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은 소식지에서 ‘명분 없는 파업’, ‘돈만 받으려는 투쟁’이라고 비난했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은 “무쟁의 타결하면 주식 몇십 주를 지급할 수 있다”고 회유하며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꺾으려 했다. 불법파업 참여자는 징계한다고 협박했다.

김태년 지회장은 “이런 식이라면 올해 임단투 끝내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현대차그룹 지배개입 박살, 단협 개악안 분쇄, 임단투 승리를 위해 단결,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김태년 지회장 발언에 이어 지회 총파업을 위해 일 년 동안 구슬땀을 흘려온 지회 율동패 ‘불쏘시개’가 힘찬 몸짓 공연을 펼쳤다.

파업현장으로 달려온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모범적인 현대제철지회 동지들 투쟁 한걸음 한걸음이 금속노조 역사가 될 것”이라며 “금속노조가 있는 한 현대차그룹 노무관리를 끊고 승리할 그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격려했다.

현대제철지회 교섭대표인 정원영 충남지부장이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은 파업 결단이 노사관계 파탄 결단이고 주식 거부 결단이라 한다. 우리 헌법 33조는 노동 3권을, 10조는 행복 추구권을 보장한다. 이를 부정하려는 윤여철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권수덕 현대제철 부사장은 체제 전복세력인 셈이다. 우리 동지들이 선봉에 선 금속노동자는 오만방자한 이들을 집으로 보내버리겠다는 각오와 결의가 있음을 경고하겠다.”

실제 현대차를 제외한 현대차기아차그룹사는 올해 교섭시기가 터무니없이 뒤로 밀렸다. 정원영 지부장은 현대차그룹이 임금개악안을 그룹사 전체에 관철시킬 거라며 분할, 통제 전략을 폭로했다. “당진공장을 물로 보는 임금개악과 타임오프 축소안을 박살내기 위해 단호히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다. 현대제철 다섯 개 지회가 함께 총파업을 결의하고 투쟁에 나서지 않는다면 5지회 공동교섭은 결국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신임금체계와 투쟁 무력화 통로가 될 것이며 이는 앞으로도 동의할 수 없다.”

▲ 정원영 충남지부장이 8월19일 현대제철지회 파업출정식에서 “헌법상 권리를 부정하려는 윤여철현대차그룹 부회장과 권수덕 현대제철 부사장은 체제 전복세력인 셈이다. 우리 동지들이 선봉에 선 금속노동자는 오만방자한 이들을 집으로 보내버리겠다는 각오와 결의가 있다”며 경고하고 있다. 당진=김형석

 

▲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노래패 ‘쟁의꽃’ 패원들이 8월19일 파업출정식에서 공연에서 달아오른 조합원들의 결의를 모으고 있다. 3교대 근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비지땀을 흘린 결과였다. 당진=김형석

 

▲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조합원들이 8월19일 파업출정식에서 투쟁 결의를 담은 대형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으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있다. 지회 제공

정원영 지부장은 “현대제철은 철강노동자들의 투쟁성과 조직력을 거세하기 위한 ‘철강 기업지부 설립’ 계획을 마련해 내년 지부와 지회 선거에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 같은 저강도 노조파괴 전략을 차단하는 방법은 동지들의 단결과 투쟁뿐이다. 선봉에서 함께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회 노래패 ‘쟁의꽃’ 공연은 달아오른 조합원들의 결의를 모으기 충분했다. 3교대 근무라는 어려움 속에서 비지땀을 흘린 결과였다.

“갑을오토텍과 유성기업 투쟁은 민주노총과 충남지역 투쟁이다”라는 유희종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장 연대사에 이어 조민구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과 신승희 현대제철내화조업정비지회장도 단상에 올라 투쟁의지를 밝혔다.

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조합원들은 투쟁 결의를 담아 대형 현수막을 찢는 상징의식으로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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