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업계 1위인 한국타이어가 산재은폐를 위해 산재신청 노동자를 자해공갈범으로 몰고 사기죄로 고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타이어는 근로복지공단(아래 공단)에 거짓으로 의견서를 제출하고, 산재신청 노동자를 징계하는 등 조직적인 산재은폐 공작을 벌였다.

노조와 대전충북지부 한국타이어지회(지회장 양장훈, 아래 지회),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8월8일 국회 정론관에서 ‘산재 노동자 자해공갈 둔갑시키고, 면직처리, 인사상 징계, 최악의 산재 기업 한국타이어를 고발한다’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의 산재은폐 실태를 폭로했다.

▲ 김현진 노조 대전충북지부 한국타이어지회 조합원이 8월8일 ‘산재 노동자 자해공갈 둔갑시키고, 면직처리, 인사상 징계, 최악의 산재 기업 한국타이어를 고발한다’ 기자회견에서 “다시는 저 같은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경훈

지회에 따르면 김현진 조합원은 지난해 8월5일 퇴근 집합장소로 뛰어가던 중 넘어지면서 전기 판넬에 부딪혀 손목이 심하게 찢어졌다. 한국타이어는 ‘자해했다고 들었다’는 관리자들의 거짓 진술서를 공단에 제출해 김현진 조합원을 자해공갈범으로 몰았다. 김현진 조합원이 넘어지는 모습을 봤다는 동료들의 진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공단이 올해 4월 산재승인을 결정했지만, 한국타이어는 5월27일 김현진 조합원을 사기와 업무방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김현진 조합원이 자해 사실을 숨기고 산재승인을 받아 산업재해보상법 127조를 위반하고, 사기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한국타이어는 산재가 인정돼 산재보험료가 오를 수 있고, 산재은폐 혐의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진 조합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4개월 휴직 후 회사에 돌아가려 했지만, 회사는 장애가 남았다는 이유로 권고사직 조치했다”며 “저 같은 피해자가 다시 없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현진 조합원은 재해 후유증으로 손의 감각이 매우 무뎌지고, 근력이 크게 떨어져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높다.

▲ 노조와 대전충북지부 한국타이어지회,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8월8일 국회 정론관에서 ‘산재 노동자 자해공갈 둔갑시키고, 면직처리, 인사상 징계, 최악의 산재 기업 한국타이어를 고발한다’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타이어의 산재 은폐 실태를 규탄하고 있다. 김경훈

한국타이어는 다른 산재신청 노동자를 징계하고, 작업에서 배제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산재를 은폐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산재신청한 이 모 조합원과 박 모 조합원에게 각각 견책과 경고 등 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9월 산재를 신청한 이 모 조합원에게 ‘산재신청한 사람은 일할 수 없으니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하며 작업에서 제외했다.

노조와 지회, 이정미 의원은 “노동자 권리를 짓밟고 이윤 추구에 혈안이 된 한국타이어의 못된 짓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한국타이어는 산업재해 노동자와 금속노조 지회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산재 요양 후 복귀한 노동자만 체력테스트를 하고, 산재신청 노동자를 호봉인상 대상에서 빼는 등 조직적인 산재 은폐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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