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대표이사 박당희)이 각계 우려에도 불구하고 직장폐쇄에 이어 이른바 ‘용역깡패’를 동원하기 위한 용역경비 배치신고를 강행했다.

갑을오토텍은 7월27일 07시20분 무렵 충남 아산경찰서에 용역경비 144명을 배치하겠다고 팩스를 보내 알렸다. 갑을오토텍지회(지회장 이재헌, 아래 지회)는 용역경비 배치가 노사 합의를 위반한 노조파괴용 불법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지회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갑을오토텍이 직장폐쇄를 강행한데 이어 용역경비 투입을 시도하는 등 2차 노조파괴가 일어난 배후로 박유상 갑을상사그룹 고문을 지목하고 있다.

▲ 노조 충남지부가 7월27일 갑을오토텍 현장에서 민주노조 사수, 용역경비 투입 저지, 갑을자본 박살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갑을오토텍은 이날 아침 아산경찰서에 용역경비 배치신고를 했다.

박유상 고문은 2016년 경찰·특전사 출신을 채용해 노조파괴를 시도한 건으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박효상 갑을상사그룹 부회장의 형이다. 갑을그룹 고 박재을 회장의 장남인 박 고문은 2015년 3월 현 지회장인 이재헌 당시 조직선전부장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했다. 박유상은 2015년 11월 갑을상사그룹 총수격인 부회장 자리를 박효상에 물려줬다.

갑을상사그룹은 비상이 걸렸다. 그룹 경영을 맡은 박효상이 취임 8개월만에 노조파괴범으 로 감옥에 끌려간 것. 앞서 박효상은 부회장에 취임하며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경영으로 내년에 반드시 갑을오토텍을 흑자로 바꿔놓겠다. 그때까지 노조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을상사그룹은 그룹 경영자의 구속 이후 모 계열사에서 회의를 열어 “현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보겠다”라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회는 한편으로 갑을오토텍이 이같이 무리한 행동을 벌이는 이유를 공권력 투입을 유도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보고 있다. 손찬희 지회 사무장은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경비를 불러들여 폭력을 유발한 뒤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종국 부지회장은 “용역경비 투입 강행은 폭력으로 위력행사를 하겠다는 의미이고 이제 물불 가리지 않곘다는 의미”라며 “최악의 폭력사태 발생을 막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회사가 밀고 오면 맞서 정공법으로 투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노조파괴 혐의로 7월15일 법정구속된 박효상 갑을상사그룹 부회장. 사진=현대모비스 블로그

지회가 이같이 반발하는 이유는 회사가 불성실 교섭으로 일관하며 경비업무와 물량 외주화를 시도하는 등 지난해 벌였던 노조파괴 범죄를 포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일방적으로 경비업무 외주화를 발표했다. 이에 지회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정문에서 농성하며 용역경비 출근을 막았다. 갑을오토텍 노사는 2008년 용역경비 인력을 도입할 경우 사전에 노사 협의, 의결을 거쳐 시행키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회를 상대로 업무방해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26일 ‘2008년 합의서’ 효력을 인정하고 “경비업무 외주화 시행 여부는 노사 간 의견 합치를 보아 하도록 규정한 것”이라며 회사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결국 회사는 법원이 합법이라고 판결한 지회의 노조파괴와 용역경비 저지 투쟁을 또 다른 불법 용역경비로 막으려 하는 셈이다.

저작권자 © 금속노동자 ilabo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