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6월14일 9차 중앙교섭에서 2차 제시안을 내놨다. 사측 2차 제시안은 1차 제시안보다 한층 후퇴한 내용이었다. 노조는 사용자협의회의 제시안을 받을 수 없다고 돌려보냈다.

노조는 6월14일 노조 4층 회의실에서 9차 중앙교섭을 열었다. 교섭 시작 전 사측의 불참으로 유회된 8차 중앙교섭에 대해 사용자협의회 측의 사과와 노조 교섭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 6월14일 노조가 노조 회의실에서 9차 중앙교섭을 열고 있다. 신동준

신쌍식 사용자협의회장은 “5월31일 경주에서 열 8차 중앙교섭이 사측의 불참으로 유회되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신 사용자협의회장은 “사용자협의회는 의제중심의 교섭을 진행하길 희망하고 있다. 오늘 사전회의를 통해 제시안 마련을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고  밝혔다.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2주가 지나 사과하고 있다. 사과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잘못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날 즉시 사과했어야 한다”며 “상대를 배려해야 성실한 교섭을 할 수 있다. 이번 교섭에 안을 제출한다니 검토하겠지만 추후 이런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 교섭위원들이 1차 중앙교섭 때부터 사측이 보인 교섭과정의 미비점을 지적하자 신쌍식 사용자협의회장이 반발해 사측 요청으로 교섭이 정회됐다.

▲ 김상구 노조 위원장이 6월14일 9차 중앙교섭에서 8차 중앙교섭에 불참한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신동준

신쌍식 사용자협의회장은 교섭을 재개하며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교섭과정을 원만하게 진행하지 못하게 한 점 사과드린다”며 “향후 관행이라는 이유로 잘못된 일이 반복되고 그냥 넘어가지 않도록 토론한 것이라 생각하자. 앞으론 절대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사과했다.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경주 교섭 같은 일은 없어야 한다. 얼굴 붉히고 시간 허비하는 일 없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말한 뒤 사측의 요구안을 받았다.

▲ 6월14일 9차 중앙교섭에서 신쌍식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장이 노조의 8차 중앙교섭 불참 비판 발언에 대해 반발하고있다. 신동준

사용자협의회는 노조의 노동시간 단축 요구안에 대해 ▲실노동시간 단축과 월급제 시행을 연간 실노동시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동종업체의 조사결과와 생산성 및 경쟁력을 고려해 2017년까지 노사합의로 정한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1차 제시안은 ‘연간 실노동시간을 조사해 2016년까지 사업장 실정에 맞는 노동시간 단축방안을 노사합의로 정한다’ 였다.

사용자협의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안에 대한 제시안으로 ▲신규채용시 만 34세 이하의 청년 30% 이상이 되도록 노력한다는 수정안을 던졌다. 1차 제시안은 ‘만34세 이하 청년을 5%이상 채용하도록 노력한다’ 였다. 만29세 미만 청년을 50% 비율로 고용하라는 노조요구안에 턱없이 모자란다.

▲ 정진홍 경주지부장이 6월14일 9차 중앙교섭에서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의 도를 넘는 발언에 대해 항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신동준

사용자협의회는 ▲금속산업 최저임금 시급 6,447원을 내놨다. 1차 제시안은 시급 6,325원. 122원 오른 안이다. 노조요구안은 시급 1만원이다. 사용자협의회는 ‘최저임금에 매월 고정 지급하는 상여금을 포함하자’는 개악안을 철회하지 않았다.

사용자협의회는 ▲경영상 부득이한 사유로 조합원 인원 변동을 노조와 노사협의회를 통해 협의한다 ▲정년퇴직자 발생시 타 부서 잉여인력을 배치전환 할 수 있게 한다. 잉여인력이 없을 때, 신규채용으로 충원하도록 고려한다는 내용의 2차 제시안을 내놓았다.

▲ 6월14일 금속산업사용자협의회가 제출한 2차 제시안.

김상구 노조 위원장은 “최저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하자는 개악안은 최저임금을 깎자는 내용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상구 위원장은 “고용안정 요구안과 정년퇴직자 발생시 신규채용 관련 제시안은 기존 제시안을 풀어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제시안의 부족한 점을 꼬집었다.

신쌍식 사용자협의회장은 “조합의 목표수준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노동시간도 그렇고 협의회 소속 사업장 상황이 천차만별이다”며 “사용자협의회의 제시안이 최종안은 아니다. 본교섭으로 안에 대해 따지기 어려우면 접점을 찾기 위한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상구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과 청년실업 해결은 중요한 사회적 과제를 우리 교섭을 통해 풀어보자고 제안한 안이다”라며 “2차 제시안은 아무리 봐도 지난 제시안 보다 더 후퇴했다. 다음 교섭에 노조의 요구에 맞게 개선한 안 제출을 부탁한다”고 사용자협의회의 안을 돌려보냈다.

10차 중앙교섭은 6월21일 서울 노조 4층 대회의실에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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