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호 열사가 세상을 떠난 지 62일째인 5월17일, 노조 유성기업지회(아래 지회)가 한광호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간 현대자동차그룹(아래 현대차)에 집중투쟁을 선포하고, 서울 양재동 본사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지회와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 자본 처벌, 한광호 열사 투쟁 승리, 범시민대책위’(아래 유성범대위)는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현대차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회와 유성범대위는 “유성기업 노동자들과 투쟁을 지지하는 노동자, 시민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현대차는 버티고 있다”며 “오늘 우리는 노조파괴를 종식하기 위한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 노조 유성기업지회와 ‘노조파괴 범죄자 유성기업·현대차 자본 처벌, 한광호 열사 투쟁 승리, 범시민대책위’가 5월17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현대차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경훈

김성민 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은 “한광호 열사가 돌아가신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며 “이 싸움이 끝나기 전에 절대 물러설 수 없고, 이 자리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각오로 조합원들과 올라왔다”는 결의를 밝혔다.

한광호 열사의 형인 국석호 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 영동지회 쟁의부장은 “어머니가 동생 꿈을 꾸고 아들에게 미안하다며 식사를 못 하고 계신다”며 “저는 여기서 끝까지 투쟁하겠다. 동지들도 끝까지 노조파괴에 맞서 싸우자”고 호소했다.

▲ 경찰과 현대자동차가 고용한 용역들이 5월17일 정몽구 현대차 회장 면담을 요구하는 ‘현대차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둘러싸고 있다. 김경훈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우리 요구는 현장에서 노조파괴 공작 때문에 죽어가는 동료를 더 이상 보지 않겠다는 요구”라며 “현대차가 책임져야 한다. 두 달 넘게 냉동고에 누워있는 한광호 열사를 온전히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흥희 노조 서울지부 남부지역지회 기륭전자분회장, 용혜인 노동당 청년학생위원장, 이종회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 김차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각계각층 대표자들도 현대차 규탄 발언을 쏟아냈다.

▲ 경찰이 5월17일 정몽구 현대차 회장 면담을 요구하는 ‘현대차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강제로 들어 현대차 본사 정문에서 하나로마트 양재점 앞으로 옮기고 있다. 김경훈

지회와 유성범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몽구 현대차 회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불법집회라고 주장하며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강제로 들어 현대차 본사 정문에서 하나로마트 양재점 앞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고동민 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국장, 박제민 추모연대 활동가가 연행됐다.

지회 조합원들은 규탄집회를 열고, 무기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지회는 한광호 열사 투쟁이 끝날 때까지 현대차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 김성민 노조 대전충북지부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이 5월17일 ‘현대차 집중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이 싸움이 끝나기 전에는 절대 물러날 수 없고, 이 자리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런 각오로 조합원들과 올라왔다”는 결의를 밝히고 있다. 김경훈

유성기업은 2011년 5월18일 지회가 파업에 돌입하자 공격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7월15일 유성기업노조를 설립하는 등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노조파괴 공작을 벌였다. 현대차는 유성기업에 기업노조 확대가입 추진을 지시하며 구체적인 어용노조 조합원 가입 목표치를 제시하는 등 노조파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올해 3월17일 회사의 징계 협박을 받던 한광호 열사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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