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뒤에도 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지회장 차헌호, 아래 지회)를 계속 감시, 사찰한 증거가 나왔다.
지회는 5월3일 아사히글라스 한 경비가 지회 농성장을 몰래 촬영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지회가 이 경비 스마트폰을 확인한 결과 강태욱 아사히글라스 경호이사에게 5월1일 보낸 카카오톡 메세지와 사진이 여러 장 나왔다.
5월1일은 민주노총 126주년 세계노동절 경북권대회를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벌인 날이다. 이 경비는 지회 천막 근처에 있는 차량 대수와 사람 수 등 지회 동향을 실시간 보고하고, 농성장 사진을 찍어 보냈다.
차헌호 지회장은 “경비가 농성장을 몰래 촬영하는 상황을 목격했는데 이제야 증거를 잡았다”며 “부당노동행위 판정이 난 3월부터 아사히글라스가 감시, 사찰을 강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경비는 이날 경찰서에서 “회사 지시에 따라 지회를 감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지회를 계속 감시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규 아사히글라스 노사협의회 의장은 4월7일 임 모 조합원을 만난 자리에서 사진을 보여주며 “이런 것도 다 찍는다. 주기적으로 차 번호를 바꿔서 조용히 따라다닌다”고 압박했다.
지회는 “노동조합 감시는 노동조합 파괴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아사히글라스는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고 중노위 판정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지회는 5월4일 히라노 타케시 아사히글라스 대표이사와 이 경비를 부당노동행위로 구미 고용노동지청에 고소한다.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GTS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과 부당한 노동조건에 맞서 2015년 5월12일 지회를 결성했다. 같은 해 6월 아사히글라스로부터 계약해지 당했다. 지회는 회사의 계약해지가 부당해고라고 규탄하고 아사히글라스 정문 앞에서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3월25일 아사히글라스의 계약해지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