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은 뒤에도 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지회장 차헌호, 아래 지회)를 계속 감시, 사찰한 증거가 나왔다.

지회는 5월3일 아사히글라스 한 경비가 지회 농성장을 몰래 촬영하는 현장을 적발했다. 지회가 이 경비 스마트폰을 확인한 결과 강태욱 아사히글라스 경호이사에게 5월1일 보낸 카카오톡 메세지와 사진이 여러 장 나왔다.

▲ 아사히글라스의 한 경비가 5월1일 강태욱 경호이사에게 차량 대수와 사람 수 등 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동향을 실시간 보고한 카카오톡 메세지. 지회 제공

5월1일은 민주노총 126주년 세계노동절 경북권대회를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벌인 날이다. 이 경비는 지회 천막 근처에 있는 차량 대수와 사람 수 등 지회 동향을 실시간 보고하고, 농성장 사진을 찍어 보냈다.

차헌호 지회장은 “경비가 농성장을 몰래 촬영하는 상황을 목격했는데 이제야 증거를 잡았다”며 “부당노동행위 판정이 난 3월부터 아사히글라스가 감시, 사찰을 강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경비는 이날 경찰서에서 “회사 지시에 따라 지회를 감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지회를 계속 감시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규 아사히글라스 노사협의회 의장은 4월7일 임 모 조합원을 만난 자리에서 사진을 보여주며 “이런 것도 다 찍는다. 주기적으로 차 번호를 바꿔서 조용히 따라다닌다”고 압박했다.

▲ 아사히글라스 한 경비가 5월1일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농성장을 촬영해 강태욱 경호이사에게 보낸 사진. 지회 제공

지회는 “노동조합 감시는 노동조합 파괴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아사히글라스는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고 중노위 판정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지회는 5월4일 히라노 타케시 아사히글라스 대표이사와 이 경비를 부당노동행위로 구미 고용노동지청에 고소한다.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GTS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과 부당한 노동조건에 맞서 2015년 5월12일 지회를 결성했다. 같은 해 6월 아사히글라스로부터 계약해지 당했다. 지회는 회사의 계약해지가 부당해고라고 규탄하고 아사히글라스 정문 앞에서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3월25일 아사히글라스의 계약해지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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