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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교과서다[책이야기] 사진과 함께 보는 노동자 역사 『알기』
이황미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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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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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민중의 투쟁이 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왔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두툼하고 비싼 책이라 행여 손때가 묻을까봐 조심스레 펼치니 흑백사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어디선가 본 듯한 사진도 있고, 들어보기만 했던 장면도 있고, 내가 있던 현장도 있다.

갑오농민전쟁부터 시작된 역사가 흐른다.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순간들을 거쳐 딱 100쪽으로 가니 사진은 컬러로 바뀌었지만, 내용은 “우리는 똥을 먹고 살 수 없다”는 처절한 동일방직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흑백과 컬러를 오가다 컬러 사진들이 채워지기 시작하면, 마치 기차 맨 뒤 칸에서 멀어져가는 세상을 바라보듯 바로 지금 발 딛고 있는 현실들이 역사 속 장면으로 채워져 간다.

민주노총이 출범하면서 사진들은 화려한 빛깔을 더해가지만 그 안에 담긴 주인공들인 노동자 민중의 삶은 잿빛에 머물러 좀체 밝은 빛이 들어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책의 주인공들은 굽히지 않았으며, 더욱 활기차고 거세게, 더욱 조직적으로 저항하며 온 힘을 다해 역사를 한 발 한 발 끌고 나간다.

   
 

1998년 정리해고를 법제화하는 ‘노사정 합의문’을 발표하는 민주노총 대표자의 부끄러운 역사도 비켜가지 않고 담았다. 생뚱맞게 환한 그들의 웃음 뒤로 만도,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를 비롯한 무수한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폐투쟁이 이어진다. 빛 좋은 개살구마냥 알록달록해진 신자유주의에 맞선 처절한 투쟁은 극한으로 달려간다. ‘고용’과 ‘해고’를 넘나드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은 처절했지만, 투쟁은 점점 짜임새를 드러낸다.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붙어있는 설명글은 짧지만 내용은 결코 부족함이 없어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그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역사교과서다. 자본과 정권 입맛대로 잘라내고 덧붙이고 만들어 쓴 역사교과서는 가짜다. 11월14일 민중총궐기는 어떻게 기록될까. 짓밟히면서도 함께 일어서고 또 일어섰던 노동자 민중이 기록한 ‘민중총궐기’가 진짜 역사다.

책 맨 끄트머리에 실린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민주노조 파괴 공작에 맞선 투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역사는 계속 기록된다. 10년 후가 될지 2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나올 두 번째 <사진과 함께 보는 노동자역사>는 유성기업투쟁의 ‘승리’를 축하하는 사진으로 시작할 것이다. 노동자 민중의 역사는 ‘중단’이 없기 때문이다.

기차 맨 뒤 칸에서 바라본 세상은 멀어지다 점이 되어 사라지지만, 노동자 민중 투쟁의 역사는 멀어질수록 더욱 선명하게 각인된다. 바로 역사의 주체인 노동자민중 스스로가 ‘기록’하기 때문이다.

이황미 /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기관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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