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오토텍 노조파괴 용병 52명이 복직했다. 회사는 아직 노조파괴의 헛된 꿈을 버리지 못했다.

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는 최근 회사가 지난 8월 채용취소 했던 노조파괴 용병 52명을 복직시켜, 계열사로 전출명령 한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 복직한 기업노조 핵심 간부였던 경찰 출신 중 뇌물수수, 강도상해죄 등으로 실형 선고를 받은 범죄자가 포함돼 있음이 사실로 드러났다.

12월11일 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재헌 갑을오토텍지회장은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범죄는 아직 진행 중이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다시 노조파괴에 활용하기 위해 채용했다.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멀쩡히 일하던 계열사 노동자들을 해고했다”며 “합의서를 보란 듯 파기했다. 다시 지회에 전면전을 선포한 행위”라고 회사의 행태를 지적했다.

 

노조파괴 용병 복직, 계열사로 전출

2015년 6월17일, 충남 아산의 갑을오토텍은 끔찍한 폭력 현장이 됐다. 회사가 노조파괴를 위한 채용한 전직 비리경찰과 특전사 출신 등 일명 노조파괴 용병이 지회 조합원을 무참히 폭행했다. 그들은 노동자가 아니었다. 노조와 조합원을 짓밟기 위한 범죄자일 뿐이었다.

지회 조합원들이 일주일동안 파업 농성을 했고 지역 동지들이 갑을오토텍으로 달려왔다. 결국 6월23일, 지회와 회사는 노조파괴 용병 52명을 채용취소하기로 합의했다. 지회는 8월10일 채용취소자를 복직, 재입사시키지 않는다는 후속조치 합의를 이끌어냈다

▲ 갑을오토텍지회 분임조는 조원끼리 토론해 구호를 정하고 이 내용을 선전물로 만들어 현장에 붙이는 투쟁을 벌인다. 신동준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모른다. 말도 못한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동자는 지난 6월의 폭력사태를 고통스럽게 기억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당시 탄압으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심리치유를 받고 있다. 노동자들의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 회사는 지회와 맺은 합의서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6월17일의 폭력이 심각했지만 용병들은 평범한 일상을 피로 물들이기 위한 공작을 벌였다. 당시 노조파괴 용병과 같이 채용됐던 한 조합원은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시비를 걸어라. 식당에서 밥 먹고 있을 때 식판으로 머리를 찍어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한평생 열심히 일한 노동자 등에 칼을 꽂는 일을 시켰다. 정말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조합원의 증언은 당시 노조파괴 행태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10월1일 지회 새 집행부가 들어서자마자 회사는 본색을 드러냈다. 회사는 10월5일 경영실적을 이유로 지회 간부가 참석한 자리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하겠다는 공문을 지회에 보냈다. 지회가 거부하자 회사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선포식을 하겠다고 도발했다. 한 달 여간 공방이 이어졌다.

회사는 경영 어려움을 빌미로 지회와 맺은 단체협약을 위반하기 시작했다. 전선배 지회 교선부장은 “외주화 등을 진행하려면 지회와 합의해야 한다. 회사는 단협을 어기고 경비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을 개인 면담해 현장 발령, 경비 업무 외주화를 강행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경비, 버스기사, 현장 외곽부서를 외주화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섭 거부, 경고장 남발, 합의 위반

갑을오토텍은 ‘모든 교섭은 끝났다’는 일방 주장으로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임금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기초근무질서를 내세워 ‘파렴치한 행위를 한 자, 회사 설비를 의도적으로 훼손한 자’ 등에게 경고장을 발부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

▲ 이재헌 갑을오토텍지회장은 “갑을오토텍의 노조파괴 범죄는 아직 진행 중이다.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다시 노조파괴에 활용하기 위해 채용했다.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멀쩡히 일하던 계열사 노동자들을 해고했다”며 “합의서를 보란 듯 파기했다. 다시 지회에 전면전을 선포한 행위”라고 회사의 행태를 지적했다. 아산=신동준

이재헌 지회장은 “노조활동 전반에 대한 탄압과 지배개입을 자행하고 있다”고 회사의 도발을 지적했다. 이재헌 지회장은 “회사는 교섭이 끝났다고 억지 주장을 하면서 지회의 쟁의행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다. 쟁의행위를 한 간부들에게 무단이탈이라며 경고장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차량, 유류비, 소모품 등 지회에 대한 모든 지원을 중단했다. 이재헌 지회장은 “전 기업노조 위원장이 회사가 금속노조 지회에 불법 원조행위를 하고 있다고 고소했다. 노동부가 2억5천만원을 불법 지원했다고 환수하라고 하자 이 책임을 지회에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회가 해당 금액을 내놓지 않으면 일괄공제한 조합비를 주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있다.

이재헌 지회장은 “회사는 노조파괴 용병 복직은 지방노동위원회 판결 때문이라고 하고, 조합비와 노조 활동에 대한 탄압은 노동부 압박 때문이라고 핑계 댄다. 정부기관을 등에 업고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결국 정부와 자본의 합작 노조파괴다”라고 강조했다.

지회는 12월7일부터 전체 조합원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하루 세 시간, 네 시간 파업을 하고 회사의 탄압 상황을 공유한다. 각 분임조 별로 현장 파업 프로그램을 정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조합원들은 파업을 하고 현장 곳곳에 모여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장에 자본을 향한 조합원들의 분노의 목소리를 담은 현수막과 종이가 가득했다.

 

징글징글한 갑을자본, 이번에 끝낸다

백두현 조합원은 “갑을자본 정말 징글징글 하다”고 분노를 토했다. 백두현 조합원은 “조합원들이 용병한테 맞고 밤을 새가며 만든 합의다. 저렇게 하루아침에 뒤집는다. 양아치만도 못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백두현 조합원은 “박효상 그룹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을 믿고 있다. 노동개악안이 통과되길 바라면서 현장부터 탄압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백두현 조합원은 “우리는 이 회사를 나갈 수 있다는 각오로 싸우고 있다. 400명이 똘똘 뭉치면 이긴다. 죽기 살기로 싸우면 이긴다는 진리를 지난 6월 투쟁에서 이미 경험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합원들은 현장에 ‘경영할 생각이 없으면 꺼져라’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회는 회사가 다시 노조탄압을 시작하자 조합원들이 직접 내린 결론이자 이번 투쟁의 목표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끝장을 내야죠”라는 조합원의 말에서 노조파괴를 뿌리 뽑겠다는 갑을오토텍지회의 결의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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