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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주민은 위험하고 비싸고 차별적인 핵발전을 거부했다”[특별한 만남]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 조직에 참여한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대표
성민규, 사진=신동준  |  edit@ilabo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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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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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원자력 발전은 어떤 에너지보다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차별적인 에너지입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지난 11월11일 진행한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아래 주민투표) 얘기를 해달라고 하자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한다는 말을 꺼냈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이 저렴하고 안전한 에너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정부는 1kwh당 발전비용이 원자력은 45.5원이라며 120원인 가스발전보다 3분의 1 가량 저렴한 에너지라고 알리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잘못된 원가측정에 의한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정부 주장 원전 발전비용은 폐로비용과 사용후 핵연료 처분비용, 폐기물 관리비용, 사고대책비용, 홍보비용을 합산하지 않은 그야말로 원전 운영비용만 뽑아놓은 발전비용이다. 바닷가 외진 곳에 위치한 원전에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설치하는 송전탑 건설과 이에 따른 비용도 계산하지 않았다.

 

수십만년을 지고가야 할 짐

현재 한국 내에 사용 후 핵연료를 처분할 장소는 없다.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은 방사능 시설에서 사용한 옷이나 부품을 처리하는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시설이다. 막대한 방사능을 내뿜는 사용 후 핵연료는 지금 각 원자력 발전소에서 분산 보관하고 있지만 곧 수용능력이 한계에 다다른다.

   
▲ 이헌석 대표는 “한국은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신규원전은 최소한 수십년을 운영해야 한다”며 “수명이 다 된 노후 원전을 순차로 폐쇄하고 그 전력을 다양한 대체에너지로 메꾼다면 큰 문제없이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해법을 내놨다. 신동준

이헌석 대표는 “핵연료 옹호론자들은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 하면 된다고 얘기하지만 재처리하면 더 많은 방사성 폐기물이 생긴다.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플루토늄을 만들 수 있다는 효과 빼고 전혀 경제성과 실효성이 없는 방법이 재처리다”며 단박에 핵연료 재처리는 대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핵연료를 네바다주 사막에 땅을 깊게 파서 묻으려고 했다. 그 지층에 1만년전 물이 흘렀다는 증거가 나와 즉각 계획을 취소했다”며 “인류의 역사가 1만년이 채 안 되는데 그 수십 배가 되는 시간 동안 방사능 누출을 차단하고 관리해야 한다. 관리에 실패해 핵물질이 나온면 재앙이다. 더 이상 사용 후 핵연료를 만들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현재 운행하고 있는 원전은 24기. 운영 중인 원전의 폐기물과 핵연료 처리, 안전사고 등 늘어나는 문제는 덮어둔 채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을 36기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울산 울주군에 건설할 예정이던 신고리 7, 8호기 물량을 다른 곳에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부터 2기의 원전을 삼척이나 영덕에 짓겠다고 했다. 원전 건설 대상지가 된 영덕과 삼척에서 난리가 났다.

 

영덕주민들의 의지가 정부의 의지를 이기다

11월11일과 12일 진행한 주민투표는 영덕 주민들의 민심을 확인해보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이미 여론조사로도 유치 반대 여론이 찬성을 앞선다고 소문이 났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국가적 필요성을 거론하며 원전 건설을 밀어 붙일 기세였다. 주민들이 민심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다.

주민들은 영덕주민투표추진위원회를 세웠다. 정부는 원전 건설은 국가사무이기 때문에 주민투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민여론을 찬성으로 돌리기 위해 영덕에 홍보관을 설치하고 돈을 뿌리기 시작했다.

영덕과 함께 원전 건설부지로 지정된 삼척 주민들은 이미 지난해 10월9일 삼척원전 유치찬반 주민투표를 진행해 총 투표인 2만8,867명 중 유치 반대 2만4,531표를 확인하며 원전 유치를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삼척주민 85%가 원전유치를 반대한 결과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반핵을 내건 무소속 김양호 시장이 당선돼 정부와 한수원이 지자체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정부는 영덕원전 건설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울진과 경주가 지역발전 기대감을 안고 원전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원자력 발전소가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영덕 주민들이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반대표를 던진 이유를 설명했다.

   
▲ 1월11일 영덕 주민들이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 주민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주민투표 추진위원회 제공

이헌석 대표는 투표 준비과정부터 영덕과 서울을 오가며 준비했다. 이 대표는 투표 개시 막바지에 영덕에 상주하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투표를 조직했다.

이 대표는 “매주 주말마다 탈핵버스를 조직해 서울과 전국에서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함께 일했다. 집회는 물론 투표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도 같이 했다”며 “특히 영덕 주변지역인 포항과 대구, 부산 시민들이 함께했다”고 전했다.

이헌석 대표는 “그러나 활동의 중심은 영덕주민들이 맡을 수밖에 없었다. 영덕주민투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투표를 준비하는 활동은 영덕군민들이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투표 준비 시작부터 투표일까지 환경단체들과 영덕원전 건설반대 주민대표단은 정부, 한수원, 원전 찬성단체와 첩보전과 육박전을 벌였다. 투표를 실행을 위한 가장 큰 과제는 투표인 명부 작성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민투표를 관리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했다.

 

91.7%의 반대

이헌석 대표는 “3만4천명의 영덕주민 중 실제 영덕군에 거주하고 있는 2만7천명의 주민들을 상대로 주민투표 참가 서명을 받았다”며 “1만5천명이 서명했고 중복 접수 등을 걸러내 1만2천명의 투표인을 확정했다. 투표 현장에서 신청하고 주소지를 확인한 주민에 대한 현장 등록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헌석 대표는 “투표 기간 동안 영덕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찬성 측 주민단체들이 투표 보이콧을 선언하고 붉은 조끼를 입은 대규모 선전단을 운영해 세를 과시하며 투표를 무산시키자고 홍보했다”고 떠올렸다. 이 대표는 “영덕 주민들 눈으로 봤을 때 환경단체들이나 한수원이나 모두 외부사람들이긴 매한가지였다. 오히려 한수원의 세과시가 주민들에게 더 큰 경계심을 줬다”고 말했다.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주민투표를 시작한다고 하자 한수원은 영덕군 내 많은 마을에서 관광버스로 주민들을 실어 날랐다. 울진의 덕구온천에 데려가 목욕비 내주고 식사를 제공했다. 이어 울진 원전으로 싣고가 선물을 안겼다”며 직접 확인한 탈법 사례를 전했다. 이 대표는 “한수원은 일상적인 홍보활동이라며 지역 여론을 찬성으로 돌리기 위해 지역신문의 광고면을 모조리 사들이고 아예 신문을 사서 가가호호 뿌리는 등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고 설명했다.

이헌석 대표는 “이명박 정권들어 영덕과 포항을 합쳐 영포라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덕은 새누리당의 텃밭이고 보수적인 동네다”며 “찬성단체들은 박근혜 정권의 성공과 지역발전을 위해 원전건설을 찬성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민 대다수는 원전문제는 정치적 색깔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표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 방해행위가 이어졌다. 투표 참여 독려 현수막이 찢겨져 나갔다. 한수원 직원들이 블랙박스나 카메라를 이용해 투표장을 감시하고, 투표 당일 버스로 주민들을 빼돌렸다. 악조건에서 주민투표 투표율은60.3%를 기록했다. 개표결과 91.7% 압도적 반대. 영덕주민들은 11월17일 투표결과를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산업자원부에 전달하고 항의집회를 진행했다. 영덕에서 촛불집회와 항의행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영덕핵발전소 유치찬반주민투표 추진위원회 제공

방해행위가 이어졌다. 투표 참여 독려 현수막이 찢겨져 나갔다. 한수원 직원들이 블랙박스나 카메라를 이용해 투표장을 감시하고, 투표 당일 버스로 주민들을 빼돌렸다. 악조건에서 주민투표 투표율은60.3%를 기록했다. 개표결과 91.7% 압도적 반대. 영덕주민들은 11월17일 투표결과를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산업자원부에 전달하고 항의집회를 진행했다. 영덕에서 촛불집회와 항의행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탈핵을 위한 단계적 이행 필요해

원전은 사람과 기계가 움직인다. 기계는 언제든 고장날 수 있고, 사람은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 일본후쿠시마 원전은 자연재해까지 당했다. 누구도 그런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 원전이 들어선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불안감은 단지 느낌이 아니다. 암 등 각종 질병이 현실의 위협이 됐다.

이헌석 대표는 “원전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원전의 위험성을 주민들이 고스란히 짊어지고 원전의 혜택은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누린다”며 “원전보다 차별적이고 위험한 에너지는 지구상에 없다. 영덕, 삼척주민들의 선택은 지극히 정당하다”고 꼬집었다.

탈핵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일거에 원전을 폐쇄하자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올 여름 전력수요가 정점에 달했을 때 16%의 전력예비율을 기록했다. 역대 여름 피크 중 가장 많은 전력이 남았다. 전력에 여유가 있는 지금이 에너지 전환에 나설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이헌석 대표는 주장했다.

독일은 25%까지 대체에너지 비율을 끌어올렸다. 현재 원자력 발전이 국내 전력공급에서 28%의 비중을 차지하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막대한 수치다. 독일정부가 수십년간 정책적으로 접근한 결과다.

이헌석 대표는 “한국은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신규원전은 최소한 수십년을 운영해야 한다”며 “수명이 다 된 노후 원전을 순차로 폐쇄하고 그 전력을 다양한 대체에너지로 메꾼다면 큰 문제없이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해법을 내놨다.

“태양열이나 풍력은 24시간 운영할 수 없다. 다양한 에너지원을 복합적으로 사용해야한다. 태양열, 풍력, 바이오메스 등 대체에너지에 LNG가스발전을 덧붙인다면 원자력 발전 없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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